14억 들인 부여 정림사지 미디어아트…개막식은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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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들인 부여 정림사지 미디어아트…개막식은 ‘썰렁’

국비 7억·군비 7억 투입…평일 저녁 감안해도 한산했던 첫날
화려한 미디어아트 뒤 주민들은 “지역경제에 무엇을 남기나”

  • 승인 2026-09-08 10:07
  • 김기태 기자김기태 기자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부여'가 정림사지에서 개막했으나, 관람객 저조와 미흡한 내빈 예우 등 운영상의 한계를 드러내며 아쉬운 출발을 보였습니다. 14억 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이번 행사를 두고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실질적인 경제 효과에 대한 의문과 함께 예산 활용의 적절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행사가 오는 27일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주최 측은 단순한 문화적 가치를 넘어 지역 상권 활성화 등 구체적인 성과를 통해 행사의 실효성을 입증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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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정림사지 일원에서 열린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부여' 개막식 현장. 무대 앞에 관람객들이 모여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사진=김기태 기자)
부여 정림사지에 화려한 빛이 켜졌지만 정작 개막식 현장은 기대만큼 북적이지 않았다.

국가유산청과 부여군이 주최하고 국가유산진흥원과 백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부여'가 9월 7일 정림사지 일원에서 막을 올렸다. 행사는 오는 27일까지 이어진다.

이날 오후 7시 30분 열린 개막식은 월요일 저녁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관람객이 많지 않아 한산한 모습이었다. 현장에서는 행사 관계자와 스태프가 상대적으로 더 눈에 띈다는 말까지 나왔다.

진행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내빈 소개 과정에서 군의원의 이름을 잘못 호명했고, 지역 어르신들을 대표하는 노인회장은 힘든 발걸음으로 행사장을 찾았지만 소개 순서는 뒤로 밀렸다. 화려한 개막식을 준비하면서 정작 참석 내빈에 대한 세심한 배려에는 아쉬움이 남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행사 지원에 나선 한 봉사자는 한산한 분위기를 빗대 "비빔밥에서 밥보다 고추장이 많을 정도"라며 "이 정도 관람객인데 교통통제까지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물론 개막식 하루만으로 전체 행사의 성패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주말과 공휴일이면 부소산성과 정림사지, 백제문화단지 등 주요 관광지에 관광객이 몰리는 만큼 앞으로 관람객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단순한 관람객 숫자만이 아니다. 올해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사업비는 국비 7억원과 군비 7억원 등 총 14억원에 달한다.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외지 관광객 유입과 체류시간 증가, 음식점·숙박업소 등 지역 상권에 얼마나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오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차라리 이런 예산을 차상위계층이나 독거노인 등 어려운 주민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낫지 않느냐", "민생지원금처럼 주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이 낫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물론 국비가 포함된 국가유산 사업 예산을 그대로 복지사업이나 민생지원금으로 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재원과 사업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일부 주민들이 행사의 경제적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해 미디어아트는 '사비박사'를 주제로 정림사지 일원에서 9월 27일까지 진행된다. 운영시간은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이며 금·토요일과 추석연휴에는 오후 10시 30분까지 연장된다.

백제의 역사와 국가유산을 미디어아트로 알리는 문화적 가치도 중요하다. 하지만 매년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는 행사라면 이제는 관람객 숫자를 넘어 지역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도 구체적인 성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결국 한산했던 개막식 현장이 던진 질문은 하나다. "14억원을 들인 미디어아트가 부여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행사가 끝난 뒤 주최 측이 성과로 답해야 할 대목이다.
부여=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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