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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
얼마 전, 식사 자리에 유치원에 다니는 꼬마가 동석 했습니다.
그날따라 그 사내아이 허리춤에 두른 하얀 띠가 눈에 띄었습니다.
부모에게 물어보니, 이제 막 태권도를 배우게 된 것을 자랑하고 싶어 어떤 옷을 입든 흰 띠를 맨다는 것입니다.
설명이 끝나자 폭소가 터졌지요.
헤어지면서 아이에게 '기왕 외출용이면 검정 띠로 바꾸지'라고 귀띔해 주었습니다.
천진하고 순수한 아이일 때의 심성이 평생 가기는 물론 힘듭니다.
오래 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랜디 포시(카네기멜론대학 컴퓨터공학과 종신교수)는 자신이 아이 같은 마음과 상상력을 유지하기 위해 와이셔츠 주머니에 크레용을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수시로 냄새를 맡곤 했답니다.
실제 크레용 냄새의 위력 때문인지 그는 교수시절, 어릴 적부터의 꿈이던 월트디즈니사의 이매지니어(Imagine과 Engineer의 합성어)로도 활약하게 됩니다.
어린 세 아이의 아빠인 그가 암 선고를 받고 녹화한, <마지막강의>를 유튜브로 보고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한 언론이 '일생에 한 번 들을까말까 한 강의'라고 극찬했던 이유는, 죽음을 앞두고 랜디 포시처럼 아이같이 해맑으면서 동시에 유머러스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삶을 회고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공감했던 랜디 포시 교수의 말은, '부모의 임무란, 아이들이 일생동안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꿈을 열정적으로 좇을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고, 학대나 차별을 받지 않고, 보다 나은 환경에서 자신들의 꿈을 찾고 '눈부시게 꽃피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합니다.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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