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창조도시와 홋카이도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덕훈]창조도시와 홋카이도

[금요논단]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0-07-29 14:46
  • 신문게재 2010-07-30 20면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한남대 경상대 교수들과 함께 홋카이도(北海道)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이번연수에서 필자가 가장 감동 받은점은 조그만 도시가 창조적 사고와 혁신적 행동으로 사람을 불러 모으고 도시 마케팅으로 세계적관광지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지금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사이카와 시(旭川)市 시는 일본의 동경이나 교토는 물론 홋카이도의 다른 지역에 비해 관광자원이 그다지 풍부하다고 할 수 없는 인구 36만명의 소도시다. 그런데도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 들이는 요인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아사히야마 동물원이다.

1967년 개원한 아사히야마 동물원은 1990년 중반 관람객 감소로 동물원의 폐쇄위기에까지 몰리다가 2006년 270만 명이라는 경이적인 관람객을 유치해 일본을 대표하는 동물원이 되었다. 2005년에 '일본창조대상'과 2006년에 '닛케이 BP상'을 수상해 창조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인구 36만의 소도시, 10명도 채 안 되는 사육사와 수의사, 적자로 인해 예산조차 제대로 배정받지 못한 시립동물원이었지만 원장을 비롯한 10명의 사육사와 수의사들은 체념하지 않고 고객(관람객)의 입장에서 동물원의 존재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즉 무대 뒤에서 사육만 하던 사육사들이 관람객 앞에 나서서 동물의 특성을 설명해주는 가이드역할(사육전시반)을 겸하는 역할을 하고 철장 속의 동물의 모습을 불과 1m앞에서 입체적으로 가장 자연적인 모습을 보게 하는 행동전시적 사고를 도입했던 것이다.

투명한 펭귄관 아래쪽에 통로를 개설, 펭귄이 헤엄치는 모습이 마치 하늘을 나는 것 처럼 보이게 했고, 북극곰의 수영하는 모습도 투명유리를 통해 보고 기린의 나뭇잎 먹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하자 관람객이 늘기 시작했다. 사자와 표범이 있는 맹수관에 가니 맹수들은 위험하다고 하여 멀찍이 떨어져서 관람 하는게 보통인데 유리창을 통해 바로 눈앞에서 만질 수 있을 만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고스케마사오 동물원장의 이러한 사고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이야기 '펭귄,하늘을 날다' 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졌을 정도다.

대전 동물원이나 한국의 동물원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똑같은 동물인데 왜 관람객이 모이고 이렇게 달라 보일 수 있을까. 어찌보면 대단치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리 대단하지 않은 것을 처음으로 대단하게 보이게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 경상대 교수들은 바로 사고(발상)의 전환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는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뒤로하고 오타루(小樽)로 향했다. '오겡키 데스카'로 유명했던 일본 영화 '러브 레터'의 촬영지가 홋카이도의 해안도시 오타루다. 19세기 중엽에서 20세기 초반의 근대화시절에 무역 거점 역할을 했던 이곳을 상징하는 것은 오타루 운하다. 지금은 용도를 잃어버린 운하와 창고건물, 가스등은 근대화분위기를 자아내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길이 1300m, 폭 40m의 작은 크기의 물길이지만 언제가 어디서 한번 본듯한 분위기는 메마른 현대인의 잃어버렸던 고향처럼 느껴진다.

사카이초 거리의 유리공예 전문점들은 색색 가지 유리봉을 가스 토치로 녹여가며 액세서리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초밥(스시)의 성지라 일컬어지는 오타루는 먹을거리, 볼거리 그리고 기념품 등 살거리를 준비해 놓았는데 8년간 동경유학을 했던 필자는 홋카이도의 조그만 도시도 고객위주의 혁신적사고와 창조적 사고를 갖추면 세계적 관광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껴 감동을 받았다.

대전에 돌아와 보니 홋카이도의 삿포로시와 대전시가 자매결연을 맺는다는 뉴스를 보고 멀리 있던 홋카이도가 조금 더 가까이 느껴졌고, 그 뒤에는 창조적사고의 고객중심의 동물원과 옛정서를 되살린 혁신적 행동의 푸른운하가 있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설동호 체제 마무리…오석진號 대전교육, 무엇이 달라질까
  2. 잇단 비위 문제터진 대전경찰… 수사권 재편 과정 하락한 신뢰도 문제
  3. [한화에어로 참사] “사람은 안 늘고 일만 늘었다”…원가 절감 기조 도마 위
  4. 한화에어로 참사 일주일 만에 아워홈 용인공장서도 끼임 사고
  5. 민선 4대 세종시의회 10일 개회… 유종의 미 거둔다
  1. 대전국토청 ‘2026년 상반기 충청권 교통안전협의체’ 개최
  2. '반국가단체' 몰렸던 청람회… 대전지검, 45년 만에 무혐의 처분
  3.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4. 국방과 우주과학 기술과 전문가 대전서 총집합
  5. 대전시장직 인수위원회 현판식 및 전체회의

헤드라인 뉴스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전·하닉 충청권 투자 저울질…민선 9기 선제대응 시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충청권 투자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지역 실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민선 9기 시도지사 당선인들의 선제 대응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반도체 투톱으로 글로벌 메모리 대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할 경우 충청권이 한국 경제 견인을 위한 신성장 엔진으로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기업 투자 유치 여부는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사실상 제동이 걸린 가운데 지역 미래 발전을 위한 중대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전력투구가 요구된다. 10일 정치권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와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도..

세종 첫 `Ready korea` 훈련…"열차 탈선에 항공유 폭발"
세종 첫 'Ready korea' 훈련…"열차 탈선에 항공유 폭발"

세종지역에서 처음으로 범정부 합동 복합재난 훈련 '레디 코리아'(Ready korea)가 실시됐다. 집중호우로 인한 열차 탈선과 이에 따른 폭발·누출 사고를 전제로 훈련이 진행됐는데, 대형·복합재난에 대한 지역 내 첫 범정부 대응체계 점검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는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기관과 세종시, 세종소방본부, 세종경찰청, 세종충남대병원,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대한적십자사, 32사단 등 25개 관계기관이 참여했다. 레디 코리아 훈련은 2023년 경기 성남 율현터널 고속철..

`대통령 세종 집무실` 당선작, 44일째 깜깜이… 재공모하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당선작, 44일째 깜깜이… 재공모하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이 2029년 8월 이후로 지연될 흐름에 놓이고 있다. 대통령실과 행복도시건설청간 조율 절차가 원활치 않으면서, 세종시와 지역 정치권의 능동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집무실 건립안은 문재인·윤석열 전 정부를 거치며 2027년 하반기 완공 목표로 제시됐으나, 정치적 격랑 아래 2030년 이후로 미뤄지는 수순을 밟아왔다. 새 정부 들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정부부처 업무보고를 통해 다시 일정을 앞당기겠다는 뜻을 피력하면서, 상황은 달라지는 듯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임기 말인 2029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혹서기 이동노동자 생수 나눔 캠페인

  • ‘무럭무럭 자라거라’ ‘무럭무럭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