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얼마전 직원들에게 내린 특명이라고 한다. 지경부의 안철식 前차관이 승진 9일만에 과로사한 것을 안타까워하다 이런 당부까지 하게 됐다는데, 수치로 보면 공무원 과로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03년 이후 지난해 3월까지 과로사한 공무원만 414명. 2007년에 공무중 사망한 공무원 107명 가운데 41명 38%가 과로사일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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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의화 편집팀장 |
업무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에겐 안 前차관의 비보가 남의 일 같지 않았을 것이니 업무를 독려해야할 장관이 나서서 운동과 가족생활에 시간을 할애하라고 당부한 심정을 해아려보게도 된다.
하기사 공무원들 뿐이랴. 경제에 대한 위기감속에 곳곳에서 어렵다며 비명소리가 들리는 요즘이다. 샐러리맨들 역시 야근이라도 해야 마음이 편하고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하려면 옷차림에도 신경을 써야한다는 전문가들의 작은 지적에조차 눈길을 주게 되는게 요즘이다.
있는 힘을 다해 달려야 제자리에 머물 수 있을 것만 같고 세상의 거센 물결에 맞서려다보니정작 가족과의 시간은 소원해지기 마련이다. 아침은 커녕 저녁조차 함께 하기 힘들지만 정작,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위안이 되는게 바로 가족이 아닐까?
그렇기에 장관이 나서서 “하루 30분은 가족과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며 “전대미문의 위기가 오고 있지만 가족을 잃으면서까지 일할 수 있는 것 아니지 않느냐.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해보자”고 당부했다던 그 이야기에 공감을 해보게 된다.
독일의 저널리스트인 프랑크 쉬르마허의 책 ‘가족, 부활이냐 몰락이냐’에 보면 가족의 힘을 보여주는 생생한 일화가 있다.
골드러시가 한창이던 1846년 미국, 서부로 향하던 사람들이 눈사태로 인해 돈너 계곡에 발이 묶이고 만다. 혈기왕성한 젊은이부터 여덟살 여자아이와 60대 노인까지 80명 남짓한 사람들은 계곡에 갇힌 채 6개월의 사투를 벌여야했는데 이듬해 3월 첫 구조대가 도착했을때 살아남았던 사람들은 딸린 식구없는 건장한 남성보다 노약자가 많은 대가족의 생존율이 더 높았다.
육체적으로 강인하고 부양가족이 없던 15명 중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은 겨우 3명에 불과했으나 일행 중 가장 나이가 많았던 65세의 노인은 손에 심한 상처를 입고도 부인의 극진한 보살핌 속에 살아있었다.
눈보라가 몰아치던 계곡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바로 ‘가족’ . 생사의 갈림길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은 신체적인 조건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있었느냐, 혼자였느냐였다고 하니 “존재 자체 만으로도 가족은 개인에게 무사히 돌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다”는 프랑크 쉬르마허의 분석에 밑줄을 그어본다.
정월 대보름이 코앞(9일)이다. 두둥실 떠오르는 대보름 달빛은 어둠과 질병을 밀어내는 밝음의 상징이자 정월대보름까지는 농부들이 한해 농사를 시작하기전 맘껏 즐기며 몸과 마음을 충전하던 시기이다. 대보름날의 각종 풍속이 전체 세시풍속의 1/4이 넘을 정도로 풍부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 였다고 한다.
오곡밥과 갖은 나물을 해먹고 귀밝이술에 호두 땅콩같은 부럼 깨기며‘내 더위 사가라‘는 더위팔기까지 있는 날. 그러고보면 옛분들은 쉼표가 있어야 마침표도 찍을 수 있다는 노동과 휴식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계셨던 것 같기도 하다.
마음까지 위축되서 종종걸음을 치게 되는 요즘이지만 그럴수록 잠시 달을 보며 숨을 고를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리 어렵고 힘들다해도 달을 보며 나를 생각해줄 가족이 있다면, 또 그렇게 세상은 견뎌내지는게 아닐까 싶다.
삶이 축제가 아니라 숙제처럼 느껴지는 요즘, 문득 달빛의 마법을 기대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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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편집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