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가장 저질의 인간, 즉 '인간 말종(末種·망종)'들이 제일 많이 모이는 분야라는 말이 있다. 이 때문에 어떤 정치학자들은 "정치인들에겐 도덕성을 묻지 말아야 한다"고도 한다. 정치인은 가장 부패하고 탐욕적인 인간들인데 그들에게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정치인에겐 오로지 능력과 업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논리다.
![]() |
| ▲ 김학용 논설위원 |
선거운동이 격해지면 서로 감정을 조절하기 어렵고, 거친 말도 나올 수 있다. 교직원 출신들은 일반 정치인에 비해 노련하지 못해 속의 말을 그냥 내뱉는 바람에 '막말 선거'가 된다는 해석도 있다. 그래도 명색 가장 교육적이어야 할 교육감선거에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이 난무할 수 있는 것인가? 시정잡배들 입에서나 나올 만한 욕설이 오가는 선거에서 정책선거는 힘들다. 또 이런 수준의 후보들이 어떤 정책을 내놓은들 그것을 어떻게 믿겠는가?
진흙탕 싸움 속에서도 '정책선거'에 노력을 기울이며 상대에 대한 비방보다는 자신의 공약을 전달하는 데 힘쓴 후보도 없지는 않았다. 차별화 된 공약을 내세운 참신한 후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는 후보들의 자질 논란에 묻혀 유권자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없었다.
막말을 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후보 자신들이었다. 걸레나 짐승 소리를 들은 후보 가운데 당선자가 나온다면 충남의 학생 학부모들은 '걸레 교육감'이나 '짐승 같은 교육감'을 지역 교육의 수장으로 모셔야 한다.
그런 교육감이 할 수 있는 일이 도대체 무엇이겠는가? 인사권을 전횡하여 자기한테 충성하고 돈 봉투 바치는 직원 승진시키고, 뒷돈 건네는 업체에 이권 계약해준 과거 교육감들과 다르다고 할 수 있겠나? 그동안 불명예 퇴진한 교육감들은 전부 이런 이유로 물러났다.
2001년 이후 선출된 우리나라 교육감 가운데 비리로 물러난 비율이 21%라고 한다. 대전 충남은 이보다 훨씬 심한 편이다. 대전 충남의 교육감으로 선출돼 온전하게 물러난 사람이 몇 안 된다. 무사히 임기를 채운 사람보다 불명예 퇴진한 사람들이 더 많다. 이번 충남교육감 선거도 전임자가 그렇게 물러나 실시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 선거 역시 불법과 혼탁으로 얼룩졌고, 그 '주역'들 가운데 한 명이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교육감 선거가 이런 전철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이유는 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선되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용납될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후보가 '걸레'나 '짐승'소리를 입에 담고, 그런 말을 듣더라도 일단 당선만 되면 지위가 보장되고 명예도 회복된다고 보는 것이다. 교육감에게 주어지는 1~2조 원 규모의 막대한 예산 집행권과 2만 명 이상에 대한 인사권은 무슨 욕을 먹더라도 차지하고 싶은 큰 권력이다.
여기에 얽히고 설킨 기업과 교육청 및 산하 기관 공무원들은 누가 교육감에 당선되느냐에 따라 이해가 갈리게 되어 있다. 기득권자들은 세력을 유지하려 하고 소외된 쪽 사람들은 선거를 통해 반전을 노리고자 한다. 모두 교육감 선거가 죽기살기 식의 진흙탕 싸움으로 갈 수밖에 없는 요인들이다. 충남도교육감 선거는, 공약과 정책은 뒷전인 진흙탕 선거였지만, 충남도민들은 오늘 그래도 좀 나은 후보를 골라야 한다. / 김학용 논설위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김학용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