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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의화 편집팀장 |
예전 같으면 집안에 연탄 들여놓고 김장 마치신 어머니가 `한겨울 채비를 다 했다'며 흐뭇해하실 시절이기도 하다. 요즘에야 아파트 살림에 김치냉장고까지 겨울채비라고 해봐야 별 다를게 없지만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면 겨울 앞두고 막막한 어려운 이웃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역의 사회복지시설에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길마저 뚝 떨어졌다고 한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통계를 보면, 올 모금 목표액이 52억인데 현재까지 모금액은 32억에 그쳐서 목표의 61%밖에 채우지 못했다고 한다.
이제 곧 다음달이 되면 거리에는 사랑의 온도탑이 세워지고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나눔과 사랑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는 시기, 어느 책에선가 기부란, 기회를 부여하다의 줄임말이라는 표현을 읽고 밑줄을 친 기억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부란 바로 기회를 부여하는 씨앗이라는 표현이라는데, 대전 시향의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했던 함신익씨에게도 기부는 참으로 고마운 기회였다고 한다.
가난한 개척교회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함신익씨는 달동네에서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을 보냈다. 성가대 반주를 하며 피아노를 배웠고, 건국대 음악과에 수석 입학해서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을 다녔다. 본격적인 지휘공부를 위해 1984년에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주머니에는 단돈 200달러가 들어있었다. 이 때도 학비는 장학금으로 해결하고 생활비는 식당웨이터와 냉동트럭 운전기사, 무허가 지압사 일까지 해가며 벌었다. 그리고 1995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미국 예일대 교수가 되었다.
어렵게 지내던 시절 함신익씨가 일자리를 잃어 힘들어 할 때 한 음악학교의 이사가 따뜻한 격려와 함께 적지 않은 금액의 수표를 보내왔다고 한다. 그때 함신익씨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제가 이 은혜를 어떻게 다 갚아야할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인사하자 그 분은 간결하게 답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에게 갚으세요(Pass it on).”
나눔이 있기에 세상은 더욱 풍성해지는 것일게다.
겨울 앞두고 김장철이 한창이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사랑의 김장 담그기 행사가 곳곳에서 치러지고 있다. 그 분들의 사랑이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큰 힘이 되리라고 믿어보며 이번 김장에는 한포기 더 담가보는 그런 나눔의 마음 역시 잊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사족 하나. 내년도 복지 예산을 둘러싸고 여야간 공방이 뜨겁다. 한나라당은 `81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라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은 되레 줄었다며 맞서고 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복지 예산 가운데서도 저소득층·어린이 등 취약계층에 대한 예산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민주당 분석 자료를 보면, 전년보다 기초생활보장 6802억원(8.5%) 청소년 복지 28억원(33.4%) 등이 삭감됐다고 하고 긴급복지 예산과 대학생 장학금 예산도 대폭 삭감돼 실제로 저소득층이 피부로 느끼는 어려움은 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한정된 예산 안에서 복지예산을 계속 늘리기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사람의 돈씀씀이를 보면 그 사람의 품성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한나라의 예산 역시 어느 곳에 어떤 우선순위를 두느냐에 따라 그 나라가 우선하는 `가치'의 순서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점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예산이 `실질적'으로 많이 줄었다는 소식에 입맛이 씁쓸하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도 아랫목은 좀 더 따뜻해질 수 있는 `나라 살림'의 지혜를 기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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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