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록]교장공모제, 정치판 차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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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록]교장공모제, 정치판 차단해야

[직선곡선]이영록 문화교육팀 차장

  • 승인 2009-12-28 15:01
  • 신문게재 2009-11-24 21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자율학교를 중심으로 시범 운영 중인 교장공모제가 이르면 내년부터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에서 전면 도입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교장공모제 도입을 주 내용으로 하는 교육공무원법 및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 이영록 문화교육팀 차장
▲ 이영록 문화교육팀 차장
그러나 이 개정안은 교장공모제 전면 실시로 현장교육에 새로운 바람을 기대했던 많은 교사와 학부모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대부분의 경우 응모 자격을 교장 자격증 소지자로 제한하고 있어 현행 교장 승진제의 문제점을 고치겠다는 개혁의 취지가 온데 간데 없어진 것이다.

학교 자율화의 큰 틀에서 추진되는 교장공모제는 급격한 사회 변화에 둔감한 일선 교육 현장에도 변화와 개혁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원칙적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맞는 듯 싶다. 하지만 일반 학교 공모 교장의 자격을 교장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으로 제한한 것은 당초 교장공모제의 취지에서 한발짝 물러선 셈이어서 태생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장공모제의 도입 취지는 `학교장의 개방적 리더십을 통해 학교 발전과 교직 사회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는 기존의 연공서열 위주의 교장 승진제도가 학교 발전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의 온당함이나 진실성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의 창출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제도든 잘 운영되면 약이 되지만 잘못 운영되면 역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교장 공모를 둘러싸고 교사들 사이에 과열 경쟁과 반목, 위화감이 싹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학교가 자칫 정치무대화 할 수 있는 위험성도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시범 운영 중인 일부 학교에서는 교장 공모시 학연과 지연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지자체의 의원이나 단체장까지도 동원됐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학교운영위원회의 교사 위원과 학부모 위원의 갈등으로 교장 공모를 취소한 지역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학연과 지연, 정치적 기반이 취약한 사람은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그림의 떡'이라는 말도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교장공모제로 교장이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더욱 심각해진다. 아이들의 교육에 전념하기 보다는 학연과 지연 등과 연계된 행사에 적극 참여해야 하고 소위 `줄대기'에 급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학교 현장을 활성화시키고 교육 발전을 촉진하는 개방형 리더십이 좋을 수 있지만 학생이나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의 갈등과 혼란을 부추길 수 있는 문제점은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이영록·문화교육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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