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무너진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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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훈]무너진 일본

[금요논단]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0-02-04 14:19
  • 신문게재 2010-02-05 20면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1980년대 초 일본유학 중 K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 했던 필자는 당시 일본경제의 눈부신 성장을 직접 목격했으며, 세계인들이 높이 평가했던 '일본적 경영'을 공부했다. 일본적 경영이라는 수업은 K대학원에서만 17개국의 유학생이 듣고 있었을 정도다. 소위 일본적 경영의 3가지 특징으로 불리는 정년까지 근속하는 종신고용제와 학력 및 근속에 의한 연공주의(年功主義), 그리고 기업별 노동조합 등은 일본인의 문화적 특징으로 이어져 일본경제와 경영에 관한 많은 저서가 나타나게 되었다.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특히 일본적 경영의 대표주자인 도요타 자동차의 무재고 생산방식(Non-stock Production System)으로 일컬어지는 JIT생산방식(Just in time Production System)은 경영관리와 제조관리의 합리화를 통해 얻어진 특효약으로 표현될 정도였다.

포드시스템 이후 생산자 주도의 소품종 대량생산방식이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의 충족, 제품 및 기술혁신에 따른 상품 수명주기의 단명화, 세계시장의 자유화 등에 의해 소비자 중심의 다품종소량 생산방식으로 전환한지 오래이며, 고객의 다양한 요구의 변화에 맞추어 생산, 품질, 비용, 안전을 균형있게 관리할 수 있는 경영혁신이 필요하게 되었다. 경영혁신을 위해 적시에 적량을 생산하는 Pull생산방식이 토요타가 자랑하는 JIT(Just In Time)생산시스템이다. JIT(Just in time)란 기업의 생산 및 유통활동에서 모든 구조적인 낭비를 배제하는 하나의 기업철학이다.

1980년대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은 린 생산방식(Lean Production), 도요타 생산시스템(Toyota Production System), 도요티즘(Toyotism), 오노이즘(Ohnoism) 등으로 다양하게 불려지고 있던 일본식 생산시스템을 도입 및 모방하는데 열을 올렸다. 심지어 린 생산방식은 세계 자동차산업에서 모든 기업이 도입해야만 하는 새로운 생산모델로서 21세기에 유일하게 생존할 수 있는 합리적 생산시스템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도요타자동차가 유례 없는 가속 페달과 관련한 치명적 결함으로 대형 리콜 사태로 최대 위기를 겪고 있다. 또한 도요타 리콜 사태에 이어 혼다에서도 리콜을 선언하여 일본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 2월 1일 현재 도요타의 리콜대수는 760만 대 이상으로 현재 유럽과 중국 등에서의 이어지고 있는 리콜까지 포함하면 1000만 대를 넘어설 가능성까지 있다. 지난해 도요타의 전세계 자동차 판매대수 781만 대라는 점에서 이미 한 해 동안 판매량을 넘어서는 차량을 리콜하는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도요타 자동차가 자랑하던 '품질 경영 신화'가 무너진 배경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도요타는 GM를 뛰어넘어 업계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급속한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도요타는 과거 일본 중소기업에서 부품을 조달했지만, 비용절감과 생산공정 신속화를 위해 부품조달을 다변화하면서 품질관리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도요타가 지난 2002년 이후 해외생산 비중을 급속히 늘리면서 양적 팽창에 치중해 품질을 소홀히 해왔다는 것이다. 마른수건도 짠다는 도요타의 무리한 원가 절감과 품질을 해칠 수 있는 과도한 원가절감에 대해 노(No)라고 말하지 못한 현장의 경영진도 도요타 리콜 원인에 한몫했다.

이러한 사태를 현대기아차의 호재로 보기도 하지만, 현대기아자동차도 도요타와 같은 상황이 될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 이것을 보면서 세계의 패러다임에 적응하면서 고객요구와 품질에 강한 회사만이 세계적 기업으로 생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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