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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용 논설위원 |
적어도 이번엔 방송사간 중복편성 문제는 없어졌다. 대신 과거처럼 ‘차별화된 올림픽 중계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그 점에선 채널 선택권이 오히려 줄었다고 볼 수도 있다. 올림픽은 그 자체로도 볼거리지만 ‘재밌는 중계’가 또다른 묘미다. 이번 올림픽에선 그런 재미는 누리지 못하고 있다.
그 대가로 채널 선택권이 늘었다 하더라도 KBS, MBC가 그 시간대에 주로 내보낸 '재탕 프로그램'이 채널 선택권을 얼마나 충족시켰는지는 의문이다. 그런데도 정부쪽에선 단독중계의 문제점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그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출석한 국회 문방위에서도 그런 모습이 엿보였다. 최 위원장은 “단독중계에 법적 문제는 없다”고 했다. 다만 “SBS의 가시청권이 90%에 이르지 못해,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하고 있는지 조사해보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KBS와 MBC의 노력 부족도 언급했다. 최 위원장의 답변은 ‘시청권 침해 조사’보다는 '법적 문제가 없다'는 쪽에 무게가 있어 보인다.
방통위는 요즘 SBS가 OBS(경인TV)와 다투고 있는 수도권의 방송권역(圈域)의 문제에 대해서도 SBS를 편들고 있다. 정부가 이번 SBS의 단독중계를 순수하게 중복편성이나 보편적 시청권의 문제에서만 살펴보고 있는지 의심이 간다. ‘사랑스런’ SBS에 대한 정부의 ‘배려’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가?
SBS는 MB 정부의 사랑을 받을 만한 방송이다. “공영방송” 운운하며 정부에 ‘대드는’ 방송이 아니다. MB 정권처럼 경쟁과 시장(市場)을 좋아하는, 그래서 보수정권과 궁합이 잘맞는 민영방송이다. KBS, MBC는 '한때' 정부의 속을 썩였지만 SBS는 그런 적이 거의 없다. 앞으로도 속썩일 일은 없어 보인다. 이런 ‘착한 방송’ 말고 누구에게 잘해주겠는가?
KBS와 MBC를 두둔할 일은 없다. 중계권을 빼앗긴 두 방송사가 올림픽 초기, 관련 뉴스를 단신으로 처리하면서 보여준 속좁은 행태는 실망스럽다. 중계권 빼앗겼다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서비스조차 쉽게 내팽개치는 방송을 어찌 공영이라 할 수 있는가. 제 밥그릇 찾고, 제 힘 키울 때만 공영을 들먹이는 방송은 공영이 아니다.
SBS의 단독중계권은 KBS, MBC와 함께 추진하던 ‘공동구매’ 약속을 어기고 혼자서 더 비싼 돈을 주고 산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그 만큼 비싸게 팔아야 하고, 국민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SBS의 탐욕이 가져온 결과다. 국민들은 납득하기 어렵다.
SBS는 ‘민영’이지만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빌려서 쓰고 있다. 단독중계는 국민의 재산을 이용해 돈을 벌면서 국민들의 올림픽 시청권을 볼모로 삼는 것에 다름 아니다. 단독중계는 개선돼야 한다. 중복편성을 일부 허용하더라도 독점중계의 폐단은 고쳐야 한다.
공영이든 민영이든 시청자를 불편하게 하는 방송이어선 안 된다. SBS의 올림픽 단독중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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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