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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의화 편집팀장 |
우리는 왜 스님의 책에 빠져드는걸까? 스님의 글은 조용하지만 힘이 있다. 스님의 삶을 새겨보면 감동은 글이 아니라 삶 속에서 오는 것이라는 걸 새겨보게 된다. 한줄 한줄 영혼으로 지어내고 몸으로 풀어나간 글들을 대하다 보면 각박한 세상 속에서도 우리네 마음에 한송이 연꽃을 피워 올릴 수 있기를 기대해보게 된다.
하지만 책장 밖 현실은 어떠한가? 매일 들려오는 소식을 보면 아비규환이자 난리법석에 아수라장이다. 아이는 아이대로 청년은 청년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힘들고 고단하다. 아이들은 소위 말하는 명문대에 가야하고 20대 청년들은 남들이 다 아는 대기업, 내로라 하는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하며 결혼하고 나서는 보다 넓은 아파트, 보다 많은 '금융자산'을 일궈놓아야 한다.
학교가 끝나고도 학원으로 직행해야 하는 아이들. 초등학교 반장선거 조차 경쟁이 붙으면서 선거유세를 위한 일대일 과외까지 인기라고 한다.
대학생들은 어떠한가. 등록금 부담과 취업난에 적지 않은 학생이 휴학으로 내몰리고 있다. 취업이 어렵자 일부러 학점, 논문을 펑크 내고 졸업을 미루는 경우까지 있다.
청년실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 들어서만 실업자 수가 두 달 연속 100만명을 넘어서며 청년 실업률이 10%를 넘어섰다. 10년만에 최고치로 10명 가운데 1명은 놀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꽉 닫힌 취업의 문 앞에서, 절벽을 맞대고 서있는 것처럼 까마득하고 막막하게 느껴져 한숨짓는 청춘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명문대와 취업, 자격증이라는 끝이 없는 트랙. 그 긴 트랙을 25년동안 경주마처럼 질주해왔지만 앞서간다 해도 영원히 초원에는 도달할 수 없는 트랙임을 이제야 알아차렸다는 고려대 자퇴생의 대자보 글이 적지 않은 공감을 얻는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어떤 귀한 버섯은 깎아지른 절벽에서만 자란다고 한다. 그런데 경험 많은 산사람들은 이 버섯을 딸 때 절대로 올라가면서 따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버섯은 잠시 잊어버리고 자신의 능력과 절벽의 상황에 맞춰오를 수 있는 만큼만 오른 뒤 내려오면서 버섯을 딴다고 한다.
그렇게 해야만 정신없이 버섯만 쫓아서 오르다가 내려갈 수 없는 높이까지 올라가고 눈앞의 욕심을 잡으려다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위험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정신을 빼앗기는 유혹이 어디 버섯 뿐이겠는가. 끝없이 돌아가는 경쟁의 수레바퀴, 끝없이 이어지는 긴 트랙 안에 갇혀있음을 알기에 답답하고 갑갑하다. 막막한 절벽 앞에서 우리는 버섯에만 정신을 빼앗기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할 때가 아닐까 한다.
계절은 춘삼월, 만물이 용수철처럼 생동하는 '스프링' 새 봄이다.
잠시나마 스님의 말씀 한 구절을 새겨보며 새 봄을 맞는 지혜를 기억해야하지 않을까 한다.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가 선택한 맑은 가난은
부보다 훨씬 값지고 고귀한 것이다.”
맑고 향기롭게… 스님이 세상에 남겨놓으신 '말빚' 하나를 기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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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