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난순]전복(顚覆)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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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난순]전복(顚覆)을 꿈꾼다

[직선곡선]우난순 교열팀장

  • 승인 2010-05-24 23:00
  • 신문게재 2010-05-25 21면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보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파올로 파솔리니 만큼 폭넓고 상반되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람은 없었다. 시인이기도 했던 파솔리니는 동시대 사람들과의 철저한 이질성 때문에 소송으로 끊임없이 고통받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쫓기는 가운데 자신의 운명의 새로운 '역할'에 천착했다. '작가영화'라고 불리는 그의 영화들이 보여주는 파격성과 극단성, 그의 삶을 관통하며 끝끝내 그를 '낯선 자'로 남게 했던 동성애 등은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는 전복적인 힘을 발휘했다.

▲ 우난순 교열팀장
▲ 우난순 교열팀장
이론적으로는 자유를 욕망하지만 실제로는 사회규범에 따른 구속에 편안함을 느끼는 게 인간의 모순된 심리인지도 모르겠다. 일관된 사상, 기존의 가치체계를 따르는 행동양식은 일정한 테두리 안에서의 일탈을 두려워하는 나약함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문명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고 있는 현재, 지구상에서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는 이슬람 문화권의 식습관이나 치마를 입는 남자를 상상할 수도 없는 관습은 여전히 깨뜨릴 수 없는 도덕률에 가깝다. 그래서 기존의 질서를 부정하고 무너뜨리고자 하는 '불온한' 사상을 품는다는 것은 파솔리니의 비극적인 죽음에서 보듯이 희생이 따르기도 한다.

녹두장군으로 불린 동학혁명의 지도자 전봉준은 사회질서를 무너뜨리는, 가진 자의 입장에서는 지극히 위험한 인물이었다. 당시 조선 지배층의 사상은 성리학으로, 통치는 양반이나 나라님이 하고 농민은 땅이나 파는 존재라는 현실을 정당화했다. 급기야 조선말기 가진 자의 극에 달한 탐욕과 착취는 '하늘과 사람은 하나'라는 평등사상이 요지인 동학을 태동케 하는 이유를 제공했다. 새 세상을 꿈꿨던 전봉준은 큰 뜻을 펴지 못하고 처형당했지만 세상이 바뀌기를 갈망하는 농민들의 의지를 하나로 모으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의 남성 리비도만이 존재한다는 주장은 여성에 대한 남성의 우위를 함축하고 있다. 남성중심적인 프로이트의 이론에 의문을 가졌던 라캉은 '여성성 없이 남성성을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라며 프로이트의 전통적인 형태의 심리학을 철저히 전복할 것을 선언했다.

최근 한나라당의 선거홍보동영상의 '쥐뿔도 아는 게 없는' 여성 비하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다. 그만큼 남성위주의 사고방식이 지배하고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인 것이다. 100여년전 하늘도 남자도 여자도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동학의 평등사상은 아직도 요원한 것인가? 여성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는, 배운만큼 의식도 깨어있는 남성후보를 갈망해 본다./우난순 교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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