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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두선 도청팀 차장 |
1953년 필리핀의 제7대 대통령이자 필리핀 제3공화국의 대통령에 취임한 막사이사이 대통령은 어느 날 자동차를 운전하고 가다가 교통법규를 위반했고, 마침 이 곳에 있던 교통경찰의 단속에 적발됐다. 그 때 주변에 있던 한 사람이 다가와 교통경찰에게 “차 안에 계신 분은 대통령이다”라고 했지만, 이 경찰관은 “대통령이면 법규를 더 잘 지켜야 한다.
나는 교통법규에 의해 법대로 집행할 뿐이다”라고 스티커를 발부했다. 일국의 대통령에게 당당하게 법 집행을 한 경찰관은 이후 어떻게 됐을까? 막사이사이 대통령은 며칠 후 그 교통경찰관을 불러 후한 상금은 물론, 일계급 특진까지 시켜줬다. 얼마 후에는 보좌관으로 두기까지 했다.
이 일화는 정부가 앞장서 이중 잣대를 들이대며 훼손하는 우리나라의 준법정신에 창피함을 넘어 위태로운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가장 쉽게 목격되는 정부의 준법정신 훼손 사례는 바로 행정도시. 행정도시는 신행정수도 건설의 후속대안으로 여야가 대표하는 국민적 합의를 거쳐 특별법에 근거해 추진되는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으로, 여전히 특별법 원안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도시 건설을 전담하고 있는 건설청은 원안과 수정안을 종합 비교한다는 자료를 내어 수정안이 훨씬 좋다는 홍보를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 주민들에게 수정안이 좋다는 홍보자료를 마구잡이로 배포하는가 하면, 기업들과의 인터뷰 자료까지 기자들에게 메일로 발송하면서 수정안 최면을 걸고 있다. 법과 규정에 의해 이뤄진다는 행정이 살아 있는 특별법은 죽이려 하고, 정부의 입맛에 맞춰 법적 근거도 없는 수정안에만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법은 포괄적 뇌물수사라는 죄를 들이대며 노무현 대통령을 자살로까지 몰고 갔지만, 부인 등 가족이 연루돼 유사한 정황이 포착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에게는 검찰 수사는 커녕 그냥 조용히 사퇴시키는 게 전부였다. 여당은 여기에 동조했고, 오히려 천 후보를 칭찬하기까지 했다. 1980년 광주와 87년 민주항쟁을 토대로 다져진 민주적 성숙도가 응집돼 표출된 촛불집회는 '엄정한 법 집행'이라는 정부의 필요에 의해 그 가치가 훼손됐다. 법을 역행하고 있는 정부는 국민들에게 준법정신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최두선 도청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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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