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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순택 논설위원 |
주민의 근심을 덜어주자면 단체장은 불필요한 사업은 없애고 예산 집행의 우선순위를 챙겨 알뜰 살림을 꾸려야 한다. 시와 구군의회도 눈 부릅뜨고 감시와 견제를 강화해야 한다. 이는 옳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되지 못한다. 지방재정 위기의 해법은 지방분권, 재정분권에 있다.
지방의 궁핍은 예고돼 있었다. 근원적으로 국세와 지방세의 세입과 세출 구조가 어긋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체 세출에서 지방에 쓰이는 돈이 60%다. 국가를 위해 쓰는 돈은 40%에 불과하다. 언뜻 보면 엄청나게 착한 정부다. 하지만 지방에서 걷는 세금의 80%가 국세이고 지방이 쓸 수 있는 지방세는 20%뿐이다. '2할 자치'란 비아냥은 여기서 나온다. 지방에 늘 돈이 모자라고, 그래서 늘 중앙정부에 애걸복걸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낮춰주고 대기업 세금을 깎아주는 '부자 감세' 정책으로 골탕을 먹이더니 지방채 발행을 부추겨 지방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정부의 세수 감소로 지방교부세는 지난해 3조3482억 원에서 올해 1조500억 원으로 확 쪼그라들었다. 지난해엔 경기부양을 한답시고 지방채 발행 한도를 늘려줬다. 빚을 내서라도 경기부양을 하라고 권장한 꼴이다.
참다못한 지방이 부글부글 끓자 지방소비세를 도입해 '땜질'해준다. 부가가치세의 5%를 지방소비세로 전환해 광역지자체별로 나눠줬다.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 도입은 지방재정 건전화와 독립성 강화를 위한 진일보한 조치임은 인정한다. 문제는 고작 5%다. 이걸로는 악화일로로 치닫는 지방재정 위기를 풀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단체장들이 20%로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10%, 그것도 2013년에나 올려주겠다고 느긋하다.
지자체가 은행돈을 빌려 직원 인건비를 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도 중앙정부는 돈줄을 풀 생각이 없다. 돈줄을 쥐고 있어야 지방정부를 자신들의 입맛대로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줘야 할 것도 '시혜'를 베푸는 양 구는 게 그렇고, 지방이 문제가 있다 싶으면 예산 듬뿍 얹어 '프로젝트' 하나 툭 던지면 그만이다. 지방끼리 아귀다툼을 벌이고 중앙에서 내려주는 자원 배분을 놓고 이웃 지자체와 끊임없이 소모전을 하는 판이다. 남이 주는 밥으로는 영원히 없는 살림을 벗어나기 어렵다.
해법은 지방자치의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우리 지방자치가 아직도 뿌리내리지 못한 근본적인 원인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에 재정적 균형을 보장하는 전제 조건을 구축하지 못한 탓이다. 분권과 지방분권의 초석인 재정분권을 이뤄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리하여 80 대 20인 국세와 지방세의 세입구조를 40 대 60으로 세출 구조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지방이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해 나갈 수 있어야 책임도 스스로 질 게 아닌가.
아쉽게도 참여정부 때 그나마 씨앗이 뿌려지는 듯 했던 '지역균형발전론'과 '지역분권론'은 지금 가뭇없이 사라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방의 주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잦아든 그 연장선일 것이다. 국정기획수석실 산하 지역발전 비서관이 수석과 비서관 사이 직급인 정책지원관 아래 비서관으로 밀려나도 별 말이 없다. 이 정부의 지역발전 핵심 정책은 전국을 7개 광역 경제권으로 나눠 개발하는 '5+2 구상'이다. 임기 절반이 다 되어가는데도 진전이 있다는 소리를 아직껏 듣지 못했다. 속도를 내고 있는 4대강과는 전혀 딴판이다.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을 믿는다면, 주체적이고 스스로 충족하는 지역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면 지금 고민하고 연대해야 한다. 문제는 다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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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순택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