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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덕기 시청팀장 |
물론 정책이란 환경이 바뀌거나 수요예측에 변화가 생긴다면 수정하거나 재검토가 뒤따른다.
그런 만큼 새로이 출범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전임 정권에서 추진해 왔던 정책을 바꾸고 수정할 때는 국민과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지난 6·2 지방선거 후 민선 5기가 출범하면서 단체장이 바뀐 지자체에선 전임 단체장의 역점시책을 수정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읽혀진다. 일부 시책은 수정보완이 필요하다며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자칫 전임 단체장 흔적지우기로 비춰질까 봐 고심하는 모습도 역력하다.
염홍철 시장이 이끄는 민선 5기 대전시도 요즘 전임 시장 때 주요시책으로 추진해 왔거나 완료된 일부시책에 대한 수정 및 보완작업이 한창이다.
89억원을 투입해 전임시장 때 시작해 최근 공사를 마친 갑천물놀이장은 만들고 보니 물놀이장의 기능에 문제가 발견됐다며 친수공간으로 활용키로 방향을 선회했다.
기존 도로를 다이어트해 만든 대덕대로 자전거 전용도로는 활용도가 낮고 사고위험을 안고 있다고 진단, 전면 보완작업에 들어갔다. 863억원이 투입된 목척교 복원 정비사업도 하상도로와 하상주차장 폐지에 따른 보완책과 목척교 주변 불법주정차 단속 등의 후속대책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런 주요 시책의 수정작업은 당시 일했던 공무원들의 손에 의해 다시 고쳐지고 있다. 그럴 때마다 '공무원들은 영혼이 없다'는 지적을 받곤 한다. 자신이 일해 놓은 것을 수정하니 스스로 자신을 부정하는 꼴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소신과 원칙없는 공무원 사회를 비판하고 복지부동을 대변할 때 흔히 '공무원은 영혼이 없다'고 한다. 공무원 조직을 비판하기 위한 대표적인 용어로 회자되지만 엘리트화 되어가는 요즘 공무원들로선 이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무척이나 자존심을 구긴다. 이같은 질타에 그저 무기력함만 드러낼 뿐이다.
'영혼없는 공무원'의 유래는 미국의 현상학자 랠프 험멜의 언급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랠프 험멜은 그의 저서관료제의 경험에서 '공무원은 생김새는 인간과 비슷해도 머리와 영혼이 없는 존재'라고 지적했다.
막스 베버도 그의 저서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에서 '관료의 권위가 영혼없는 전문가와 감정없는 쾌락주의에 의존하기 때문에 관료제는 개인감정을 갖지 않는다'고 했다.
시민들을 위한 주요시책이 수정되는 것이 시민들에게는 행정의 일관성이 없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음을 의식한 듯 염홍철 대전시장은 최근 직원들과 가진 대화시간에서 시장의 지시를 거역할 것을 지시했다. 시장의 지시사항이라도 실무자가 검토해서 문제점이 있으면 과감하게 건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신있는 행정을 주문한 것이다. 공무원이 '영혼'을 갖고 일하라는 채찍인 셈이다.
하지만 진짜로 공무원들은 영혼이 없을까? 이렇게 묻는다면 공무원들은 자신들도 존재의식을 갖고 살고 있다고 항변할 것이다. 영혼을 간직한 채 일하고 싶어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공직내부 구조와 인사상의 불이익을 우려해 공무원 스스로 영혼을 숨겨놓고 있는 지 모른다.
승진과 출세를 위해 영혼을 팽개친 일부 공무원들이 다수의 선량한 공무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모르겠다.
염 시장이 강조한 대로 시민들을 위해서라면 잘못됐다고 판단되는 지시사항은 과감히 문제점을 건의하는 소신행정을 펼치는 공무원들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단체장들이 먼저 공정한 인사제도로 공무원들이 소신행정을 펼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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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