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가 고대 일본의 문화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로 특히 일본 비조시대(飛鳥時代) 문화는 불교를 바탕으로 성립된 것으로 비조문화로도 불린다.
일본에 불교가 처음 전해진 것은 538년 백제 성왕에 의해서다. 이후 백제는 일본에 불교가 정착되기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결국 성왕의 아들 위덕왕대인 587년 백제불교가 일본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그 후 일본 내에서 불교는 급속도로 확산되었으며 그 결과 현재까지 수많은 문화유산을 남기고 있다. 이런 이유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일본의 세계문화유산 11곳 가운데는 사찰과 불교문화에 관련된 것이 많다.
백제가 일본에 불교를 전했다는 사실은 부여 백마강변에 있는 불교전래사은비(佛敎傳來謝恩碑)에도 잘 나타나 있는데 1972년 일본불교전래사은사업회가 세운 이 비에는 “일본불교는 일본국에 백제 26대 성왕이 전한 데에서 시작되어 그 후부터 발전을 거듭해 일본문화의 정화를 이룩했다. 일본불교도는 그 은덕을 천추에 잊을 수 없어 정성어린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성왕의 옛 도읍지에 사은비를 건립한다”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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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전체가 박물관인 나라마치 보존지구 |
고대 역사문화의 보고(寶庫) 나라(奈良)
나라(奈良)는 일본 혼슈(本州) 기이반도(紀伊半島) 중앙부에 있는 현으로 우리나라 경주에 해당되는 710년부터 784년까지 일본의 옛 수도다. 나라라는 지명은 특별한 의미없이 '나라'라는 글자에 한자를 대체한 것인데 원래 뜻은 한국어의 나라(國)다.
일본은 교토부를 비롯해 가나가와현, 시가현, 나라현 등 4개 부·현에서 10개 도시를 고도로 지정하고 있는데 이중 아스카무라와 카시하라시, 시쿠라이시 등 6곳의 도시가 나라 현에 속할 만큼 나라는 고대 역사문화의 보고(寶庫)다.
일본은 지난 1966년 '고도에 있어서 역사적 풍토의 보존에 관한 특별조치법(고도보존법)'을 제정해 시가지의 확장으로 인한 난개발로부터 역사적 풍토를 보존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4년 고도보존법을 제정, 시행하고 있는데 법률의 명칭 및 고도의 개념, 보존지구의 유형설정, 건축행위제한의 내용 등에서는 일본의 고도보존법과 유사하다.
그러나 일본에 비해 법 제정부터 40년 가까이 늦었으며 법령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보존지구의 적용대상지 선정 및 국고보조 등에 있어서는 그 본질을 달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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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카촌 전경 |
일본 여러 법제도 적재적소에 적용
일본의 고도보존법은 '시가지 주변 자연녹지의 역사적 풍토 보존'에만 적용되고 있으며 '시가지의 역사적 경관 보존정비'를 위해 여러 가지 법 제도를 적재적소에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다.
일례로 나라현 아스카촌(明日香村)은 고도보존법이 있지만 주민들을 위해 별도 법을 제정, 운용하고 있다. 아스카는 전 지역이 엄격한 규제를 받는 특별보존지구로 지정돼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을 초래함에 따라 1980년 주민생활 향상 대책을 포함하는 '아스카촌에 있어서 역사적 풍토의 보존 및 생활환경의 정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아스카법)'을 별도로 만들었다. 아스카법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한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진 법률인데 역사적 풍토의 보존을 도모하는 부분과 주민생활의 안정 향상을 위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규제 일변도의 고도보존법으로 발생하는 주민 불만을 해소할 수 있게 되었다.
세키 요시키요 나라현 아스카 촌장은 “아스카는 약 1400년 전에 100년 동안 일본의 수도였으며 법률을 지닌 첫 고대국가”라고 소개하며 “마을 내에는 신사, 절, 고분 등 매장문화재 및 많은 역사적 문화유산이 간직되어 있어 마을 전체를 역사적풍토보존구역 및 특별보존지구로 지정해 개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키 촌장은 이어 “고도보존으로 건축과 토지형질변경 등 주민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주민생활 향상을 위한 별도의 아스카촌정비기금을 적립 운용함으로써 농업침체와 땅값 하락 등에 대한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었으며 지역에 대한 자랑과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의식전환을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되었다”고 들려줬다.
주민과 함께하는 고도보존
부여는 지난해 공주, 익산, 경주 등 우리나라 4개 고도를 대상으로 하는 고도보존사업 선도대상 지역으로 선정돼 백제 왕도의 골격을 회복하는 다양한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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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카마스즈카 고분(高松塚古墳)과 벽화 |
이에 대해 김영모 한국전통문화학교 교수(전통조경학과)는 “아스카법은 규제 위주의 고도보존법을 보완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고정 자산세의 감면과 주민편의시설정비 지원 등 규제에 대한 각종 우대조치가 마련됨으로써 주민의 참여와 자긍심 고취라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며 “아스카촌과 여러모로 비슷한 부여의 경우 주민과 함께하는 고도보존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나라현=임연희 기자 lyh3056@ /동영상=이상문 기자
※ 본 시리즈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기금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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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연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