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단서를 붙인 '의전상 반드시 필요한 경우'의 범위를 너무 확대해석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사실 그동안 행사 때마다 장황하게 이어지는 내빈 소개, 격려사, 축사, 인사말, 또 이를 둘러싼 잡음과 신경전도 이따금 있어 왔다. 정작 행사의 중심에 서야 할 시민은 잦은 박수 유도로 불쾌함을 겪기 일쑤였다. '지역행사' 하면 지루함과 딱딱함으로 고착됐을 정도로 참석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일은 더이상 없었으면 한다.
다만 대전시 의전 간소화의 방법론은 보완해 나갈 여지가 많다. 이는 운영의 묘인데, 예를 들면 인사말 축소·생략은 사회자의 간단한 축하 메시지 낭독 또는 한정된 내빈 소개 형식으로 대체 가능하다. 각종 축제행사라면 행사에 걸맞은 행위예술이나 연기 퍼포먼스로, 체육행사라면 시구(始球)나 간단한 이벤트로 개회식을 대신할 수 있다. 식전행사를 생략하는 방법 등으로 행사 비용 절감까지 될 때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생길 것임은 물론이다.
앞으로 대전시가 바꿀 의전 간소화는 겉치레에 치중하고 위화감이나 지나친 불편함을 주면서도 행사 관행처럼 당연시되던 것들이 그 대상이다. 이는 내용과 형식 모두에 해당한다. 대전시 주도의 행사 거품 걷어내기는 자치구와 산하단체, 그리고 민간의 의전 행사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작지 않다고 본다. 물론 행사를 간소화하더라도 행사 분연의 취지를 보다 잘 살리면서 절도와 품격은 잃지 않아야 한다.
이제 지루하고 비생산적인 각종 행사가 말 그대로 대전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행사가 되길 기대한다. 10분, 15분 안에 끝낸다는 시간 개념 못지않게 형식과 과시에 치우친 의전 관행을 깬다는 확고한 자세가 필요하다. 소통을 무시하고 권위주의로 포장하는 세 과시용 행사는 지양해야 마땅하다. 의전은 필요하나 적을수록 좋고, 연설은 짧을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대전시의 의전 개선 방향에서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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