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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극작가·대전 효지도사 교육원 교수 |
인간의 힘으로 이루어 낼 수 없는 오직 초자연적인 힘이나 존재에 대한 믿음·지식·관행을 바탕으로 다양한 실험에 앞장섰던 연금술사들. 병약자를 건강한 몸으로, 인위적인 것에서 초자연적인 것으로 변환을 꾀하는 연금술은 부(富)와 불로장생(不老長生)을 그 목적으로 했는데, 음악가 고영일은 부(富)와는 거리가 멀었고 소유 지향적(所有指向的) 삶과도 거리가 먼 듯했다.
오로지 존재 지향적(存在指向的) 삶의 추구가 전부인양 열정적인 손놀림과 몸짓으로 단원을 이끌어 나갔다. 그의 손놀림과, 어깨 들썩거림, 심지어는 고개 돌림과 얼굴 표정까지도 예술의 경지를 뛰어넘어 신의 경지에 가까운 듯 했다. 그리고 지휘자의 모든 동작은 물론 얼굴 표정까지도 읽어야만 연주 할 수 있는 김미영 바이올리니스트를 비롯한 모든 단원들 또한 그러했다. 지휘자의 손가락 끝이 까딱 할 때마다 나오는 삐약거림의 소리가 다르고 음의 높낮이가 다르며, 때로는 높은 음으로 공중을 부양하는듯하다가 갑자기 낮은음으로 바다 위를 흐르듯 유영(遊泳)하고 있었다.
어쩌면 모든 단원들이 이렇게 혼연일체가 될 수 있을까? 그 조직속에는 갑을관계도 없었고, 그렇다고 제 목소리만 내는 자도 없었다. 오로지 연주만을 위한 노력이요, 조직을 위한 조화로움이었다. 요즈음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며 이들의 단합된 모습이 그렇게 훌륭해 보일 수가 없었다. 더구나 협연으로 화룡점정(畵龍點睛)을 해준 바이올리니스트 최은정의 연주는 지휘자마저도 넋을 잃은 듯 지휘의 손을 놓고 있는 듯했다.
이 순간만은 관중들의 기침소리는 물론 숨소리까지도 멈춰 버린 순간이었다. 스마트폰의 울림소리마저도 멎어버린 순간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최은정은 어쩌면 그렇게도 자유자재로 자기의 음악세계로 관중들을 이끌고 들어 갈 수 있을까? 마치 하멜론의 피리부는 사나이가 연상되는 듯했다. 130여명의 독일 어린이들을 자기 맘대로 이끌고 어디론가 사라진 피리부는 사나이 하멜론! 그가 지금 이곳에 나타나서 관중들을 이끌고 관현악의 세계로 유영(遊泳)하고 있는 듯했다.
대전챔버오케스트라는 대전지역에서 활발한 연주활동을 해왔던 중견 연주자들이 후배들의 정신적인 지주로서의 역할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대전지역의 오케스트라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하여 창단된 단체라 했다.
지휘자 고영일은 열정적 지휘로 제자들을 길러내고 지방 관현악단 육성에 정열을 쏟아 대전쳄버오케스트라,전라심포니등을 이끌고 서울예술의 전당,국립극장 등에서 초청연주회를 지휘하여 '소리의 연금술사''탁월한 해석과 직관적 연주 능력의 지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했다. 또한,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악장을 역임한 바이올리니스트 김미영이 단장을 맡고, 첼리스트 김현실, 색소폰 전완표 등 활발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중견 연주자들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라 하니 기대가 남다르다.
이 단체는 향후 대전을 이끄는 오케스트라로 발돋움하기 위하여 참여 연주자의 폭을 넓혀 가고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활동할 계획이라 하니 이들이 대전 음악 발전에 끼칠 영향을 기대해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 생각 된다. 또한 이들은 단원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실내악의 진수를 탐구하여 국내는 물론 세계 음악도시와 상호 교류하는 글로벌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기 위해 발족하였다 하니 대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가 더욱 크다.
바람이 있다면, 장인순 단장을 비롯해 운영위원, 상임고문, 고문, 후원회원, 협력기관 모두가 혼연 일체가 되어 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물주고 밑거름 주는 일을 쉼없이 해야 할 것이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이 있다. 이미 대전쳄버오케스트라는 창립 기념 연주회에서 싱싱한 떡잎을 내보이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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