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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은오作, Mixed Media, 72.7X91cm, 2016. |
짙고 어두운 바탕에 한 마리 앵무새와 꽃 그리고 수중 생명체들이 부유하는 장면이 사실적으로 재현됐다. 화려하면서 비밀스런 분위기를 짙게 풍기는 색채를 바탕으로 한다. 색채의 대비와 추상적인 물과 빛의 처리에 반해 정교한 묘사로 그려진 꽃과 새의 대조가 그림을 강렬하게 만든다. 영상적인 느낌도 든다. 풍경은 작가의 스킨스쿠버 다이빙 경험으로 인해 그려졌다. 바다 밑 실제 상황을 눈으로 확인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허구적 연출이다. 바다 안에 새와 꽃이 자리한다는 것은 역설이다. 앵무새는 작가 본인의 상징일 것이고 물속은 더없이 고요하고 아름다운, 이상적인 공간의 은유다. 작가는 지상과는 상이한 공간으로 설정된 이 수중세계, 수면 아래 깊숙이 자리한 공간에 매료돼 그 안에서 고요히 자족하는 자신의 초상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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