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의회는 지난 1일 열린 제211회 임시회에서 의장에 이경영 의원(새누리당·나선거구)을 선출한 직후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 간에 반발로 파행했다.
이날 의회는 의장을 선출한 직후 장성용(새누리당·나선거구), 정태영 의원(새누리당·나선거구)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전반기 상임위원장들이 후반기에 맡으면 안 된다며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파행이 시작됐다.
이에 김남호 의원(새누리당·가선거구)은 신상발언을 통해 “내가 듣기에는 협박성으로 들린다”고 말했고, 이에 장성용, 정태영 의원이 “협박이라는 발언을 사과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김종수 의원(새누리당·다선거구)은 “이런 분위기에서는 의회 진행이 어렵지 않겠지 않느냐”고 제의함에 따라 정회가 선포됐다.
이후 속개된 상황에서 이경영 의장은 “회의 진행이 원활치 않다”며 4일까지 회기를 연장하자고 제의했으나 의원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3일에도 본회의가 속개되지 않으며 자동 폐회됐다.
▲정진석 대표 원구성 개입=이번 파행은 새누리당 의원들 간 원구성 사전 추진이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 달 28일 새누리당 부여 연락사무소에서는 의원총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서는 원구성에 앞서 당내 의원들 간에 경선을 하라는 정진석 원내대표의 지시가 전달됐다.
이날 의원총회는 정한채 연락사무소장이 주재 하에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정진석 원내대표가 원구성에 앞서 경선을 한 뒤, 본회의장에서 결정하라고 했다는 것.
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상임위원장 등의 자리를 내줄 경우 해당행위로 간주하겠다는 말을 전달했다.
정한채 연락사무소장은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전에 구성하라고 했다”면서 “타 당 의원을 찍어주면 당연히 해당행위이지 않느냐”고 밝혔다.
장성용 의원은 “정 원내대표가 하라고 했다는데, 이경영 의원이 싫다고 했다”며 “전에도 전반기에 했던 사람들은 상임위원장을 맡으면 안 된다고 얘기했었다”고 말했다.
조세연 의원(새누리당, 다선거구)과 이대현 의원(새누리당, 가선거구)도 이 같은 내용을 인정했다.
▲소수정당 배제 논란=소수정당인 더불어민주당 송복섭 의원(비례)은 “내가 본회의장에서 투표를 해도 되는 것인지 물어보고 싶었다”며 “정진석 대표가 국회에서는 원활한 원구성을 위해 의장을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주는 모습을 보이고, 기초의회에서는 소수정당을 배제하라고 했다니 이중성이 보인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조세연 의원이 자신에게 총무위원장을 제의했었다고 밝혔다.
정태영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 원내대표가 의장선거에 대해 더민주와 야합하지 말고 새누리당 의원들끼리 협의해서 원구성하라고 했다”고 밝힘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민들도 부여군의회를 맹비난했다.
A씨(52·부여읍)는 “의원들이 본연의 역할을 하지 않은 채 감투싸움에 정신이 팔려 있다”면서 “일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개별 의원실만 만들어서 혈세를 낭비하는 꼴을 두 눈뜨고 보지 못하겠다”고 비난했다.
B씨(60·부여읍)는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이 생각난다”며 “조세연 의원이 송복섭 의원에게 총무위원장 자리를 제안했다면 야합을 시도한 해당행위”라고 말했다.
C씨(48·부여읍)도 “자리싸움에 날 밝는 줄도 몰라 한심하다”며 “원구성이 되기까지 받아먹은 세비를 모두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D씨(60·부여읍)는 “정한채씨가 정진석 대표를 팔았다는 후문도 있다”고 전한 뒤 “이유는 의원들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을까봐 그랬다는 것”이라며 “이 같이 연락소장이 말을 번복했다면 앞으로는 당 내에서도 무슨 일이 생기면 정 대표에게 직접 연락해야 되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혀를 차기도 했다.
부여=김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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