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돋보기] 평창올림픽은 정치의 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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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돋보기] 평창올림픽은 정치의 도구일까?

  • 승인 2018-01-25 10:24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정문현교수
정문현 충남대 교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한 선수단이 공동입장하게 됐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국제스포츠대회에서 남북이 공동입장한 건 모두 아홉 차례이며, 올림픽에서는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2004년 아테네 하계올림픽,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까지 모두 세 차례였다.

어느 순간부터 올림픽은 스포츠를 활용한 정치무대가 됐는데 남북 대치상황인 우리나라는 매우 특별한 경우가 됐다.

남북한은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을 때도 남북은 스포츠를 통한 만남을 가져 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엔 남북이 입장 순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었고, 월드컵 예선전을 북한에서 치렀어야 할 때도 북한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것을 거부해서 제 3국에서 경기를 치른 적도 있었다.

그랬던 북한이 2014년 10월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선 북 수뇌부 3인방이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에 예의를 갖추는 장면이 전 세계에 방영되기도 했다.

2002년 제14회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개폐회식에서는 남북한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시입장 했었는데, 개최국이 개폐회식에서 국기를 '포기'한 것은 매우 이레적인 일이었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파견된 200여명의 젊은 여성응원단은 단아하고 청초한 미모와 일사불란한 응원으로 '북한 미녀 응원단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었다.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는 300명 규모의 응원단이 파견됐었고, 2005년 9월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도 100여명의 미녀 응원단이 방한을 했었다.

북한이 미녀 응원단을 보내는 이유는 냉각된 남북관계를 민족적 화해의 열기로 녹이고 남북관계 개선과 민족단합의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스포츠는 남북이 민족적 자긍심과 정서적 일체감을 공유할 수 있는 최선의 도구가 된다. 우리가 한민족임을 확인하고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동포애를 나누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텐데, 이번만큼은 우려의 목소리가 매우 높다.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 후 여전히 핵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고,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사과를 한 적이 없다.

미국과 중국, 아프리카 등 전 세계 국가들이 전례없는 북한 전방위 봉쇄 정책에 동참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번에도 북한이 미녀응원단을 앞세우며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돈과 시간을 조달하려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남북 대표단은 20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 남북 올림픽 회의를 열고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합의했다.

IOC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2개의 올림픽위원회가 한 팀을 구성하도록 허락했다"고 밝혔다.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23명(22명 출전)으로 꾸려지는 다른 국가와 달리 총 35명으로 이뤄지며,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한국 측 23명에 12명의 북한 선수가 추가된다. 그러나 다른 나라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경기에 나서는 선수는 22명으로 제한된다. 다만 합의에 따라 머레리 감독(남한측)은 경기당 최소 3명의 북한 선수를 엔트리에 포함시켜야 한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아이스하키팀 남북 공동팀 구성에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작 경기에 뛰어야 될 선수나 감독에게는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단일팀을 만들어 출전하라는 말만 전했다는 후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SNS에는 애국가와 태극기도 포기하고 선수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정부를 비난하는 글과 선수단을 걱정하는 글들이 연일 넘쳐나고 있다.

소속팀도 없이 수년간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피땀 흘린 선수들에게 정치권은 어떤 보상을 해줄 수 있는지, 이런 행위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되지는 않는지 묻고 싶다.

평창 올림픽, 우리의 역사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다.정문현 충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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