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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대표 은하의 경연작 '막차 탄 동기 동창' 공연 모습. |
막차 탄 동기 동창은 한국 연극사에서 가장 큰 족적을 남긴 고(故)이근삼 작가의 1991년 작품이다. 사실주의 작품 경향에 반기를 들고 다양한 양식적 실험을 해왔던 이근삼 작가의 스타일이 막차 탄 동기 동창에도 그대로 남아 있다. 극적 구성보다는 연륜을 녹여낸 대화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서사구성과, 한 작품에 다양한 메시지를 표출하는 주제 설정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극중 두 노인은 57년 만에 만난 동기동창 사이다. 은퇴한 전직 대학교수 김대부가 사는 별장에 가족으로부터 소외된 장사꾼 오달이 찾아오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들은 성격도 인생경험도 다르지만 대화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가까워진다. 불혹(40)과 지천명(50), 이순(60)을 넘긴 김대부와 오달. 하지만 미모의 처녀무당이 찾아오며 흔들리는 두 주인공이 연륜의 덕목들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흥미로운 대목이다.
극단 은하는 포항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극단이다. 1964년 창단해 초기에는 차범석 작가와 유진 오닐 작가 등의 사실주의 작품을 주로 무대에 올려왔다. 1985년 제3회 전국연극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그밖에 같은 연극제에서 연출상, 연기상을 석권한 바 있다. 극단은 2001년 일본 야쿠모국제연극제 대상 수상을 비롯해 세계 유수의 연극제에 진출해 한국 연극을 해외에 널리 알려왔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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