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 4차 산업혁명과 전파 전쟁

  • 오피니언
  • 사이언스칼럼

[사이언스칼럼] 4차 산업혁명과 전파 전쟁

이광일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

  • 승인 2019-03-21 11:18
  • 신문게재 2019-03-22 22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이광일 국방과학연구소 수석연구원
국방부는 얼마 전 일본의 해상초계기가 한국 해군함정에 네 차례나 근접위협 비행을 했다고 밝혔다. 당초 일본은 한국의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이 사격통제레이더로 초계기를 조준했다고 발표했다.

함정의 레이더가 방사한 전파가 항공기의 전자전장비에 닿게 되면 탐지용 전파인지 사격을 위한 조준용 전파인지 알 수 있다. 일본 P-1 초계기에는 HLR-109B라는 전자전장비가 탑재되어있으니 초계기 조종사는 사실 여부를 분명히 알 터이다. 그러나 일본 방위성은 이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었다. 보이지 않는 전자파에 의한 전파전쟁은 평화 시에도 진행된다.

전파에는 사용의도가 있고 정보가 실려 있다. 현대인의 생활에 필수품이 된 휴대폰은 전파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아 통화, 문자, SNS, 금융결제 등 수 많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지난 해 6월, 이동통신용 5G 주파수의 전파를 확보하기 위한 3.5GHz와 28GHz 대역에 대한 주파수 전쟁 즉, 전파 전쟁이 이동통신 3사간 치열한 경매 끝에 막을 내렸다.

결국 디지털, 물리적, 생물학적 영역의 경계가 없어지는 기술융합시대로 특징지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무인화와 인공지능 기술의 혁신을 위해 정보전달의 수단인 5G 이동통신기술의 혁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한 전장(戰場)에서도 전파를 장악한 쪽이 승리한다. 무인화, 인공지능에 의한 자율화는 표적에 대한 정보를 만들고, 이를 전달하는 전파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무인기, 로봇, 위성이 스스로 전파를 관리하여 전장을 정찰하고 판단하여 공격 및 방어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전파 전쟁에서는 레이더, 통신장비가 사용하는 전파의 주파수 및 형태, 소프트웨어를 목적과 기능에 따라 다양한 종류를 개발하여 전장에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레이더의 경우, 장거리표적을 탐지하는 조기경보레이더와 탐지레이더는 보통 0.3~3GHz 주파수대역을 사용하며, 대공포와 미사일 발사를 위한 사격통제레이더는 8~12GHz 주파수대역을 주로 사용한다. 통신장비의 경우, 장거리통신을 위해 AM 변조를, 중거리 음성,데이터 통신을 위해 FM 변조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제는 레이더 또는 통신장비가 스스로 상황에 따라 기계학습을 통해 전파의 주파수와 형태 및 알고리즘을 최적으로 선택하여 운용하는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전자전장비 역시 사전에 상대측의 전파를 수집, 분석하여 전파의 지문데이터를 얻고, 레이더 종류별로 사전에 최적의 전파방해기법을 개발하여 함정이나 항공기의 전자전장비에 탑재한 후 상대측 무기의 전파에 대응하는 오프라인 방식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전자전장비 스스로 전장상황에 맞춰 기계학습을 통해 전파의 지문데이터를 구하고 최적의 전파방해기법을 스스로 찾아서 적용하는 온라인 인지형 전자전기술로 변화하고 있다.

정보를 만들고 전달하는 기술이 세계수준으로 올라서 있는 우리나라는 국방R&D에서도 이러한 시대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나라를 지키는 국방과학기술 분야에서도 한국인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줄 때가 왔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스라엘, 이란 보복 공격에 건설업계 '긴장'
  2. 윤석열 대통령-이재명 대표 다음주 ‘용산 회동’ 성사되나
  3. [날씨] 20일부터 비 오며 다시 서늘…대전 낮 최고기온 18도
  4. 대전극동방송 창립 35주년 기념 희망콘서트 봄.봄.봄
  5.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4년 4월19일 금요일
  1. "미래 선도하는 창의융합 인재로" 대전교육청 과학의 날 기념식 개최
  2. 보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활동지원팀 오지희 팀장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3. '2025년 의대 정원' 1000명 선까지 낮춰 정한다
  4. 의대증원 규모 대학에서 자율적 판단키로…"원점재검토를" 목소리
  5. 근로복지공단, 푸른씨앗 전국 1만5600개 사업장 가입

헤드라인 뉴스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소진공 본사 유성구 이전 확정… 중구 “원도심 버리나” 거센반발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윤 대통령, 4·19혁명 기념 참배… 조국당 “혼자 참배” 비판

제64주년 4·19혁명을 기념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참배를 놓고 조국혁신당이 “여야와 정부 요인도 없이 ‘혼자’ 참배했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19일 오전 8시 서울 국립 4·19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참배에는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과 오경섭 4·19민주혁명회장, 정중섭 4·19혁명희생자유족회장, 박훈 4·19혁명공로자회장, 정용상 (사)4월회 회장, 김기병 4·19공법단체총연합회 의장 등이 함께했다. 사의를 표명한 대통령실 이관섭 비서실장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인성환 국가안보..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소진공 이전 후폭풍… 중구 강력반발 유성구 신중 속 환영 감지

대전 중구 원도심에 있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유성구 신도심으로 이전하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소진공을 지켜내야 하는 중구는 정치권까지 나서 이전에 전면 반대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성구는 중구의 강력한 반발을 의식해 대체로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18일 소진공이 유성구 지족동 인근 건물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해 중구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반대 입장을 내며 적극 만류에 나섰다. 김제선 중구청장은 이날 중..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선거 끝난지가 언젠데’

  • 4월의 여름 풍경 4월의 여름 풍경

  •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선거 및 폐현수막의 화려한 변신

  •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 ‘원색의 빛’ 뽐내는 4월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