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다른 듯 같은 빛깔, 건강한 교육생태계

[기고]다른 듯 같은 빛깔, 건강한 교육생태계

  • 승인 2015-07-06 14:17
  • 신문게재 2015-07-07 11면
  • 이희택 기자이희택 기자
[세종교육청 혁신학교 탐방] 연서초

▲ 양선미 혁신부장(교사)
▲ 양선미 혁신부장(교사)
연서초 아이들은 겨울 잠에서 막 깨어난 개구리를 발견하면서, 텃밭에서 감자를 수확하면서, 주변 들판의 곡식이 익어가는 것을 보면서, 뒷산 나무들이 낙엽 떨어뜨리는 모습을 보면서 계절이 변하고 있음을 직감한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현재를 사는 대부분 아이들에게는 교과서 속의 지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연서초 아이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이 나와 떨어질 수 없는 존재임을 알고, 그 자연 속에서 조그만 생명 하나도 소중하다는 것을 저절로 알게 된다.

연서초가 생태교육을 멈출 수없는 이유다.

지난달 20일에 단오를 맞이해 1학기 단오생태학교를 운영했다. 단오생태학교에서는 우리 조상들이 즐겼던 세시풍속들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단순 체험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태학교를 준비하고 경험하는 과정에서 주제통합 프로젝트 학습을 전개한다. 이러한 생태학교를 2학기에는 한가위 생태학교로, 그리고 내년에는 사계절 생태학교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통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되새기고 새롭게 발전시키려는 태도를 배우게 된다.

전통을 가장 즐겁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놀이다.

사방치기와 달팽이 놀이, 자치기, 딱지치기, 팽이치기 등에서 알 수 있듯, 가장 큰 특징은 혼자서하는 놀이가 없다는 것이다.

함께 어울리며 놀이를 즐기는 동안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모두가 소중함을 느끼는 공동체 의식을 기르게 된다.

이것이 곧 아이들의 건강한 공동체가 되는 있음을 절감한다. 넓게 보면 아이들은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자연과 교감하면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건강한 교육생태계를 구성해간다.

이 모든 활동들을 운영하는데 있어 몇가지 원칙을 세우고 있다. 그 첫번째가 생활공동체 구성원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소통하며 자율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특히 학부모 다모임 '천천히, 다함께, 모임(천다모)'이 교육과정에 협력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하나의 원칙은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구성원간 이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소중함을 알기에 천천히 가더라도 같은 마음으로 가는 길을 택한 것이다.

민주적이고 자율적으로 함께 소통하는 문화로 정착된다면, 출발은 느리더라도 깊은 발자국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연서초 빛깔을 찾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과정이다. 혁신학교 첫 해인 올해 목표는 구성원 모두 열린 마음으로 서로의 변화를 시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한마음 한뜻이 되는 과정이 힘들고 오래 걸리겠지만, 마음을 열어놓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끊임없이 소통의 시간을 갖다보면 함께 어우러질 빛깔을 찾게 될 것이다.

지금 연서초는 빛깔을 찾아가는 중이다.

이 빛깔은 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동료 교직원, 그리고 자연이 만들어내는 가장 아름다운 빛깔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문화동 국방부 땅 매각 검토될듯…꽃마을엔 대체부지 확보 요청도
  2. 李정부, 해수부 논란에 행정수도 완성 진정성 의문
  3. 2026년 지방선거 향하는 세종시 정치권...'시장 선거' 구도는
  4. ‘피해 없도록’…침수대비 수방장비 점검
  5. 광복 80주년 대전 시내버스 통해 '호국 영웅' 알린다
  1. 문화재 내부 공사인데도 '자체심의'…문화재 보존 사각지대 심각
  2. 지역정책포럼 '이재명 정부 출범과 지역과제' 잡담회 개최
  3. 대전 초등학생 11년 만에 순유입 전환… 유성·중구 전국 상위권
  4.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5. 주말까지 비 예보…장마 시작에 침수 피해 지역 '불안'

헤드라인 뉴스


李정부 해수부 이전 지방선거 메가톤급 뇌관되나

李정부 해수부 이전 지방선거 메가톤급 뇌관되나

이재명 정부의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추진이 채 1년도 남지 않은 제9회 지방선거를 흔드는 메가톤급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탈(脫) 세종이 현실화되면 직접적 타격을 입는 충청권을 넘어 인천, 호남까지 연쇄 충격파가 우려되면서 전선확대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는 16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앞으로 5년간 국정 청사진을 제시할 국정기획위원회 1차 전체회의를 갖고 본격 가동에 착수했다. 이 대통령의 PK 대표 공약이었던 해수부 부산 이전도 조만간 구체화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에선 경제성장수석 산하에 신설되는 해양수산..

"팔지도 않은 집에 세금을?" 대전 재초환 둘러싸고 `설왕설래`
"팔지도 않은 집에 세금을?" 대전 재초환 둘러싸고 '설왕설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를 둘러싸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에선 올해 입주한 서구 용문1·2·3구역 '둔산더샵엘리프' 재건축 사업이 적용대상으로 꼽히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재건축 부담금 부과 예상 단지는 전국 58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대전에선 용문1·2·3구역이 유일하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 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 원이 넘으면 초과 이익의 최대 절반을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이를 두고 용문1·2·3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재초환 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

[대입+] 문과 침공 현실화… 인문계·교대 합격생 절반 이상이 `이과생`
[대입+] 문과 침공 현실화… 인문계·교대 합격생 절반 이상이 '이과생'

2025학년도 대학 정시모집에서 인문계 학과와 교대 정시 합격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학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학년도 통합수능 도입 이후 수학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로 인해, 자연계열 수험생들이 인문계 학과에 대거 교차 지원하면서 발생한 이른바 '문과 침공' 현상이 본격화된 결과로 분석된다. 15일 종로학원 분석결과 수도권 주요 17개 대학(서울대·고려대 등 비공개)의 인문계 학과 340곳 중 정시 합격생 가운데 55.6%가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한 수험생으로 나타났다. 수학..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참전유공자들, ‘안보’의 중요성 강조 참전유공자들, ‘안보’의 중요성 강조

  • ‘피해 없도록’…침수대비 수방장비 점검 ‘피해 없도록’…침수대비 수방장비 점검

  •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아빠도 아이도 웃음꽃 활짝

  •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 ‘내 한 수를 받아라’…노인 바둑·장기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