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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닫힌 딸의 내면세계에 들어서려는 어머니의 치열한 의지가 근간을 이루지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형상화된 환상적인 달빛, 고대 마야문명의 신비한 전설이 어우러지면서 시종일관 환상 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영화이다. <카드로 만든 집> 이 영화는 상담이 해야 할 역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상담은 삶을 다루면서 그 사람을 어려움 속에서 건져내주기 때문이다.
영화 <어 스네이크 기브스 버스 투 어 스네이크, 2014>와 TV드라마<내 사랑 레이몬드 시즌>< 그레이스 언더 파이어 시즌1,2>를 감독해 명성을 얻은 마이클 레삭이 메가폰을 잡았고 우리에게 주연 또는 조연으로서 낯익은 배우 '토미 리 존스'와 개성있는 연기파 여배우 '캐서린 터너'가 주연한 영화이다.
영화의 줄거리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여섯살 난 소녀 샐리(아샤 메디나 扮)는 가족들과 함께 유적 발굴작업을 하고 있는 아버지를 따라 마야유적지에서 몇 년 째 살고 있던 중 그곳에서 그만 유적탐사 작업중에 아버지가 추락사하는 것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어 실어증에 걸리게 된다. 그리고 샐리의 엄마인 루스 매튜(캐서린 터너 扮)는 그런 샐리와 아들을 데리고 다시 본가가 있는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의 집으로 돌아온다.
그런데 샐리가 그곳을 떠나오기 전 샐리는 평소 친하게 지냈던 마야인 현자로부터 "너의 아버지는 죽은 것이 아니라 달나라로 간 것이며, 명상을 통해 아버지를 볼 수도, 얘기를 들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오게된 샐리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에서 현자의 가르침을 일종의 신앙처럼 받아들인다. 그리고는 이후 일체 말도 안하고 주위엔 신경도 안 쓰며 익숙했던 물건의 위치만 바뀌어도 계속 비명을 지르며 자폐증의 증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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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방사회복지부에서는 그녀를 아동방치죄라는 죄목으로 정신과 의사인 비얼랜드(토미 리 존스扮)의 감호 하에 샐리를 치료하라는 판결을 내린다. 이에 할 수 없이 루스는 딸 샐리가 집에서 통원치료를 받게한다. 그와 동시에 그녀는 사랑하는 딸과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 아이의 행동을 단순히 새로운 환경에 의한 문화적 충격으로 해석하려는 어머니와, 자폐증에서 그와 비슷한 증상을 보아온 정신과의사. 그 둘의 신경전 사이에서 스스로 현실 도피 속에 빠져버린 어린 샐리는 의사 표현의 한 방법으로 어린 아이의 솜씨라고는 볼 수 없는 과학적 구도의 탑을 카드로 쌓아올리고 그 안에서 새처럼 날려는 시늉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 루스는 이러한 놀라운 상황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분명 딸 샐리는 6세 여아였다. 그런데 그런 유치원 어린 딸아이가 손수 만들었다고 볼 수 없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절묘하게 가족사진과 카드만으로 집을 만들어서 그 안에 들어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그와 동시에 딸 샐리가 자신 만의 환상에 빠진 듯한 표정을 가지고 엄마인 자신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이에 그녀는 엄마로서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며 어떤 대책을 강구해야 할지를 몰라 당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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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딸과 자기의 두 세계를 이어주는 어떤 매개체를 통하면 딸을 만나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그녀는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딸 샐리가 만든 똑같은 목조탑을 만들어 그녀의 손을 잡고 그 꼭대기로 올라가본다. 그리고 루스와 샐리는 똑같은 환상의 세계를 경험하게 되고, 아버지가 있는 달나라로 가려는 샐리의 마음을 알게 됨에 따라 둘은 환상의 세계에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는 이야기로서 영화는 끝이 난다.
보통 샐리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을 우리는 자폐아라고 부른다.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있는 아이……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녀들 가운데 이러한 증상이 보이면 우리 아이가 자폐아 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현실을 잘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엄마 루스가 샐리의 이상한 행동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탐구적인 자세로서 자기 딸을 관찰하면서 이러한 증상에 대해 어떤 의미를 찾기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다. 대부분의 영화는 일반적으로 그 관람목적에 따라 의미를 달리한다. 즉 오락적 관점에서는 재미를 추구하고 비평적관점에서는 영화의 예술성향을 근거로 하여 평가를 하지만 치유적 관점에서는 영화매체를 통해 자신의 내면적 아픔과 외형적인 주변환경의 비이상적인 상황으로부터 치료케 하는 경험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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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으로 7)이 영화가 시사하는 바람직한 교사, 부모의 모습은 무엇인가를 상기하라는 것이다.
이제 이 영화는 다음과 같은 교훈과 긍정적인 방향을 제시해준다. 즉 샐리의 경우처럼 아이들 문제를 어른들의 시각으로만 보지 않기. 그리고 아이들 시선으로 볼 수 있는 인내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른들의 시각으로 볼 때 비록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생각되지만 아이들에겐 일생일대의 중차대한 일들이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하고 아이들의 작은 행동이나 말들을 가볍게 여기지말고 전인격적으로 이해하고 아이들과 소통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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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우리에게 낯익은 유명배우로서 본 영화에서는 비어랜드 박사로 분한 '토미 리 존스'는 하바드대 출신의 영재로서 미국 엘 고어 전 부통령과 룸메이트 였다고 한다. 그런 그가 갑자기 배우의 길로 회전하여 자기의 꿈을 실현했는데 1969년에 브로드웨이 연극무대에 진출을 했고 영화는 1970년에 〈러브 스토리〉에서 주인공의 하버드 시절 룸메이트 역으로 첫 데뷔를 한다. 이후 20년 동안 존스는 수많은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과 조연으로 다재다능한 모습을 선보였는데 마침내 1993년 〈도망자〉에서 새뮤얼 제라드 역으로 아카데미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가 되었다.
이들이 만든 영화 <카드로 만든 집>은 비록 20여년 전에 만든 영화이지만 아직도 부모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모두에게 심오한 교육적 의미를 제공해주는 영화로서 작품의 그 질적 가치가 높은 영화이다.
도완석 영화칼럼니스트/ 한남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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