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코로나에 중기부까지 이전이라니"...두 번 죽는 만년동, 월평동 인근 상인들

  • 정치/행정
  • 대전

[르포] "코로나에 중기부까지 이전이라니"...두 번 죽는 만년동, 월평동 인근 상인들

중기부, 산하기관까지 이전하면 총 인원 500명 넘을 예정
상인들 "하루 아침에 날벼락, 우리는 생계 걸렸다"
외식업 대전지회 "지역 상인들 입장도 배려해줘야"

  • 승인 2020-10-28 16:49
  • 신문게재 2020-10-29 1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KakaoTalk_20201028_141716586
(위) 만년동 (아래) 월평동
"코로나 19에 이어 중기부 이전까지...벌써부터 초상집 분위기네요"

정부대전청사에 있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세종 이전이 확정된 가운데 벌써 만년동과 월평동 인근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 불황에 이어 앞으로 수백 명이 넘는 중기부 직원들의 탈(脫) 대전화로 인해 인근 상인들의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중기부는 행정안전부에 '세종 이전 의향서'를 제출함에 따라 그전까지 명확하지 않았던 이전설을 공개적으로 확정했다.



중기부는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정책 컨트롤 타워로서 관계부처와의 소통·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근 코로나 19등 대내외 정책 환경 변화로 증가하는 정책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 한다"며 명분을 강조했다.

이미 중기부의 입장이 확고하지만, 대전시와 지역 정치권은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서 당분간 지역 내 반발이 이어질 전망이다.

중기부의 이전 소식이 확정되자 정부대전청사 인근 자영업자들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월평동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34)는 "월평동에서 자영업하는 사람들은 본인을 포함해 대부분 정부청사 직원을 상대로 장사하는 사람들일 텐데, 중기부 이전 소식을 들으니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것 같다"며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소식일지 몰라도 본인에게는 생계가 걸려있는 문제다"라고 하소연했다.

중기부의 이전과 함께 중기부 산하기관인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창업진흥원, 신용보증재단중앙회 등도 이미 세종 이전을 확정했다.

정부대전3청사에 있는 중기부의 총 근무 인력이 431명에 달하고 청사 부근에 있는 창업진흥원, 신용보증재단중앙회까지 이전이 진행되면 그 여파는 오롯이 인근 상인에게 퍼질 전망이다.

만년동에서 요식업을 하고 있는 B씨(48)도 "만년동에 고깃집이나 대규모의 식당이 많은 이유는 청사직원들이나 공무원을 상대로 단체 손님을 받기 위함이다"라며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어려운 상황인데 청사 직원들까지 나가면 우리는 길거리에 나앉으라는 것이냐"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이어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시지회 이용철 사무국장도 "만년동, 월평동 부근의 상권은 그래도 청사에 있는 분들이 점심시간마다 나와주셔서 큰 힘이 됐을 텐데, 벌써 그쪽 부근은 초상집 분위기다"라며 "지역 내 코로나 19 확진자까지 지속해서 나오는 힘든 상황에서 지역 상인들의 입장도 배려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기부 등에 따르면 중기부의 세종 이전에 관한 세부 일정은 추후 공청회 과정에서 논의할 예정이며 창업진흥원은 연말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2021년 3월,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역시 2022년 이전까지 세종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한우리·산호·개나리, 수정타운아파트 등 통합 재건축 준비 본격
  2. 대전충남통합市 명칭논란 재점화…"지역 정체·상징성 부족"
  3. 대전 유성 엑스포아파트 지구지정 입안제안 신청 '사업 본격화'
  4. <속보>갑천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현장에 잔디 식재 정황…고발에도 공사 강행
  5. 대전교육청 종합청렴도 2등급→ 3등급 하락… 충남교육청 4등급
  1. 이재석 신임 금융감독원 대전세종충남지원장 부임
  2. [중도초대석] 임정주 충남경찰청장 "상호존중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작은 변화부터 이끌 것"
  3. 주택산업연구원 "내년 집값 서울·수도권 상승 유지 및 지방 상승 전환"
  4. 대전세종범죄피해자지원센터, 김치와 쇠고기, 떡 나눔 봉사 실시
  5. [행복한 대전교육 프로젝트] 대전둔곡초중, 좋은 관계와 습관을 실천하는 인재 육성

헤드라인 뉴스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김태흠-이장우, 충남서 회동… 대전충남 행정통합 방안 논의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주도해온 김태흠 충남도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이 만났다. 양 시도지사는 회동 목적에 대해 최근 순수하게 마련한 대전·충남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축소될 우려가 있어 법안의 순수한 취지가 유지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밝혔다. 가장 이슈가 된 대전·충남광역시장 출마에 대해선 김 지사는 "지금 중요한 것은 정치적인 부분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불출마 할 수도 있다 라고 한 부분에 대해선 지금도 생각은 같다"라고 말했다. 이장우 시장은 24일 충남도청을 방문, 김태흠 지사를 접견했다. 이 시장은 "김태흠..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정청래 "대전 충남 통합, 法통과 되면 한 달안에도 가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4일 대전 충남 통합과 관련해 "충남 대전 통합은 여러 가지 행정 절차가 이미 진행되어 국회에서 법을 통과시키면 빠르면 한 달 안에도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서울특별시 못지 않은 특별시로 만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8일 대통령실에서 대전 충남 의원들과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통합단체장을 뽑자"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여당 차원에서 속도전을 다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기획] 백마강 물길 위에 다시 피어난 공예의 시간, 부여 규암마을 이야기

백마강을 휘감아 도는 물길 위로 백제대교가 놓여 있다. 그 아래, 수북정과 자온대가 강변을 내려다본다. 자온대는 머리만 살짝 내민 바위 형상이 마치 엿보는 듯하다 하여 '규암(窺岩)'이라는 지명이 붙었다. 이 바위 아래 자리 잡은 규암나루는 조선 후기부터 전라도와 서울을 잇는 금강 수운의 중심지였다. 강경장, 홍산장, 은산장 등 인근 장터의 물자들이 규암 나루를 통해 서울까지 올라갔고, 나루터 주변에는 수많은 상점과 상인들이 오고 가는 번화가였다. 그러나 1968년 백제대교가 개통하며 마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생활권이 부여읍으로 바..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크리스마스 분위기 고조시키는 대형 트리와 장식물

  •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6·25 전사자 발굴유해 11위 국립대전현충원에 영면

  •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동지 팥죽 새알 만들어요’

  • 신나는 스케이트 신나는 스케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