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칼럼] 대전의 온통 희망, 책마을로 가는 길목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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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칼럼] 대전의 온통 희망, 책마을로 가는 길목에 있다

이동선 (대전시서점연합회 회장.계룡문고 대표)

  • 승인 2021-03-10 14:36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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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선 대전시서점연합회장.계룡문고 대표
아직 꽃샘추위로 옷깃을 여미지만 벌써 봄의 전령사들이 살포시 봄소식을 전한다. 산수유꽃, 매화, 개나리꽃…. 한 해를 넘게 코로나 19로 고통스럽지만, 이 또한 백신 접종과 함께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봄소식과 함께 다가온다.

이러한 봄소식과 함께 우리나라 온 누리에 온통 희망이 될 것이 무엇일까. 역시 김구 선생께서 말씀하신 문화강국이다. 그 선도에 우리 대전이 문화 선도도시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민에게 꼭 필요한 문화도시를 선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문화는 책이 기본이기에 궁극적인 것은 책마을을 만드는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어디를 가나 유흥 시설이 많지만, 선진국엔 오래전부터 책마을이니 동화마을이니 하는 곳이 많고 세계적이 명소가 되었다. 언론에도 많이 소개되고 책으로도 여러 권 나와 매우 부러웠고 책마을 조성은 내게 큰 소망이 되었다.



십수 년 전 어린이 책 문화 운동가들과 여러 날에 걸쳐 일본 규슈 지방을 여행한 적이 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고 어린이 책 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었으니 나름 문제의식을 가지고 찾아갔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참 많은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 특히 깊은 산속에 그림책으로만 형성된 '목성 그림책 마을'이란 곳은 우리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놓았다.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그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우리를 돌아보며 감탄과 함께 의지도 불태웠다. 우리는 겨우 그림책의 맛을 들이고 있는데 어찌 이 깊은 산속에 그림책만으로 서점과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는지. 또 전시장도 있고 바로 가까운 곳에 연못이 있어 연못 중앙에서 음악회 등 각종 행사를 할 수 있는 시설까지 잘 갖추고 즐겨한단다.

우리 대전에도 이런 시설을 만들 곳은 많다. 보문산, 세천공원, 계족산, 동춘당, 한밭수목원, 유림공원 등 대전에도 차고 넘친다. 그러나 만들기만 서두를 것이 아니라. 운영이 잘 돼야 한다.책마을이 있는 선진국들은 기초가 되는 독서량의 차이가 우리와 꽤 크다. 그들은 지난 100년을 전 국민 80%가 책을 읽어왔단다. 우리는 문맹률이 0%에 까갑다지만 독서량은 전 세계 192개국 중 166위(2015년 UN 발표)이고 문해력은 OECD회원국 중 꼴찌다. 그러니 세우기만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책 문화는 일회성 행사로 할 일이 아닌데 단번의 행사로 그쳐 시행착오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기초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책마을로 가는 길목이다.



예를 들면 필자가 늘 주창하는 유비쿼터스 그림책과 도서관 운동이다. 사람이 머무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지 2~5분 사이에 볼 수 있는 얇은 그림책들을 비치해 놓는다. 잠깐 기다리는 사이에 읽다 보면 감동이 일어난다. 은행, 미용실, 내과, 소아청소년과, 치과, 한의원 등의 대기 장소나 호텔 객실, 커피숍 등 사람이 머무는 모든 곳에 그림책을 갖추는 것이다. 실제 시행해 보니 순간에 효과가 놀라웠다. 또 약간 확대하면 책장(코너 라이브러리)이 되고, 아파트와 교회 등과 관공서, 회사 등의 직원 휴게실과 지역아동센터, 노인정, 요양원 등 사회복지시설 등에 작은 도서관도 꼭 필요하다. 또 시간이 좀 지나서 꼭 필요한 곳에 기증하는 것으로 순환시키면 금상첨화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대전시가 주도하여 언론 등 각종 단체와 함께 도서관·서점 나들이를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이다. 이때 독서 누적점수(마일리지)와 지역 화폐인 온통대전 카드에 추가 혜택(인센티브)을 제공하면 큰 힘을 받는다. 독일은 정부가 나서서 자녀 손 잡고 서점까지 걸어가기 캠페인을 펼쳐준다. 또 교육청 주도로 학교가 앞장서서 도서관·서점 나들이를 해야 한다. 학교 수업의 연장으로써 서점견학을 하는 것은 독서력 신장에 최고라는 것을 20년 동안 계룡문고 서점견학 프로그램을 통해 여실히 증명됐다. 한발 더 나아가 가정에서 주말을 이용해 도서관·서점 나들이를 하도록(숙제로) 권장해야 한다. 오래전 의정부 청룡초등학교는 교장 선생님이 앞장서서 '매월 첫째 주 일요일은 서점 가는 날'의 문구를 넣어 현수막을 현관에 걸어놓고 독려하니 학교도서관 이용량이 급증했다. 학교가 숙제를 이런 방법으로 내주면 부모는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면 덤으로 자연스럽게 책 읽는 가정문화로까지 발전하게 되니 이 얼마나 좋은가!

지금 책도 울고 있다. 이젠 대전시와 대전교육청이 손잡고 적극적으로 펼쳐가야 한다. 그러면 '독서 대박', '교육 대박'은 바로 현실이 된다. 신나는 대전이 온통 희망의 도시가 된다. 이러한 길목이 튼튼하게 다져지고 책마을이 건립된다면 국내 명소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명품 도시가 되어 관광객이 넘치고 다시 대전으로 인구 유입까지 늘어날 것이다. 생각만 해도 꿈만 같아 봄바람처럼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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