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연산(連山)에서 만난 연산(然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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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키호테 世窓密視] 연산(連山)에서 만난 연산(然山)

여행은 즐거운 일탈

  • 승인 2021-07-15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코로나 19와 무더위로 기진맥진하던 터였다. 지난 주말, 지인이 가까운 곳으로 바람이나 쐬러 가자고 했다. 덕분에 충남 논산시 연산면으로 여행을 떠났다.

먼저 연산역(連山驛)에 들렀다. 연산역은 충남 논산시 연산면 청동리에 있다. 역 입구에 위치한 급수탑은 국가등록 문화재 제48호로 지정되었다. 연산역 급수탑은 1911년 호남선 대전~강경 구간 개통과 거의 동시에 세웠다.



급수탑은 1960~1970년대 증기기관차 운행 때 증기기관에 물을 공급하는 데 사용하였던 급수시설이다. 급수탑 건축에 석재를 사용한 것이 큰 특징으로 몸체는 화강석으로 쌓아 올렸다.

외곽 테두리는 화강석 하나하나를 정교하게 다듬어 쌓아 올린 형태이다. 급수탑 출입구 부분은 아치형을 이루며 종석 모양이 매우 정교하다. 1967년부터 스팀 기관차 운행이 중지되었다.



덩달아 디젤기관차 운행이 본격화되면서 효용을 잃어서, 1970년대 초반에 사용이 완전히 중지되었다. 그렇지만 현재 남아 있는 급수탑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라는 역사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첨성대를 닮은 건축학적.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 근대 문화유산이다. 그래서 더욱 자랑스러웠다. 연산역은 도로 교통의 발달 및 역세권 감소로 이용객이 감소해왔다.

하지만 2007년부터 어린이 철도체험학습을 운영한 이후 현재까지 '철도체험학습'이라는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그야말로 전화위복, 아니 전역위복(轉驛爲福)의 아이디어로 전국 각지에서 일부러 찾는 연산역을 만든 셈이다.

연산역은 지난 2013년에 '철도문화체험장'을 열었다. 연산역사 안으로 들어가 철로를 마주하면 더욱더 흥미진진하다. 전시된 '철도체험학습' 열차 안은 그 어떤 고급 카페보다 더 럭셔리하여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아기자기 꾸며진 테이블과 우아한 분위기는 사랑하는 연인에게 당장 프러포즈를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차창으로 비치는 주변의 목가적 풍광은 마음마저 욕심이 없는 청순한 소년.소녀로 변화시킨다.

맘에 드는 의자에 앉으면 어디론가 무작정 떠나고만 싶은 충동과 조우하게 된다. 열차는 그리움과 만나기 때문이다. '철도체험학습' 열차를 내려오면 지척 거리에 그네가 동심의 세계로 유혹한다.

안 타곤 못 배긴다. 바로 곁의 토끼장에선 앙증맞은 엄마와 아기 토끼가 사이좋게 풀을 뜯고 있었다. 기차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일종의 타임머신인 철도체험학습은 어린이들에게도 유익한 교육 프로그램이지 싶었다.

날이 갈수록 인기몰이 중인 연산역 철도체험학습장은 전국적으로도 철도 체험학습장으로서는 최고의 유명세를 타고 있다고 알려졌다. 연산역이 [2012 베스트 스테이션 상]을 수상한 것은 바로 그 덕분이었으리라.

입장료 1천 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연산역을 나와선 연산시장에 들렀다. 50년 동안 뻥튀기를 하시며 자녀를 동량으로 키우셨다는 일명 '뻥튀기 할아버지'를 만났다.

해맑게 웃으시는 모습에서 법 없이도 사실 분이라는 흐뭇함이 낮달로 하늘에 두둥실 걸렸다. 이어선 바로 곁에 붙은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연산대장간]을 찾았다.

방송에도 많이 나온 곳이어서 설명은 별 의미가 없을 듯싶어 생략한다. 다만 우리나라에도 일본처럼 100년 전통 가업을 잇는 달인이 존재한다 생각하니 역시나 넉넉했다.

아울러 연산(連山)에서 만난 연산(然山)이란 느낌까지 들었다. '인연의 산'이란 뜻이다. '대추를 보고도 안 먹으면 늙는다'라는 말이 떠오르기에 소문난 연산 대추도 사서 집에 왔다.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초경서반-홍경석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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