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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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키호테 世窓密視]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는

청해부대 어쩔 뻔 했나

  • 승인 2021-07-23 1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지옥의 7인'(Uncommon Valor)은 1983년에 만들어진 미국 영화다. 월남전이 한창이던 1972년이 무대다. 전선에서 실종된 프랭크 로즈의 아버지 로즈 대령은 아들이 아직도 적진 어딘가에 포로로 생존해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끈질기게 구명 운동을 하고 다닌다.

그러나 이미 패전한 월남전에 더 이상 인력과 경비를 낭비하고 싶지 않은 미국 정부나 원호 당국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마치 오늘날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에 무반응인 미국과 중국을 보는 듯하다.

아무튼 로즈 대령은 역시 아들이 실종된 대기업가 맥그리거의 도움을 얻어서 스스로 월남에 뛰어들어 아들을 구해내기로 한다. 로즈 대령은 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을 누비고 다닌다.

미군이 수용되어 있는 라오스 내의 포로수용소들을 탐문하고 마침내 프랭크가 갇혀있는 수용소의 위치와 건물배치도 등을 손에 넣는다. 아들의 옛 전우였다가 지금은 서로 연락조차 없이 각각 월남전의 상처와 정신병적인 후유증 속에서 은둔하고 있는 윌키스, 블래스터, 세일러, 차트를 일일이 찾아다닌다.

그러다가 텍사스의 한곳에 아들 프랭크가 갇혀있는 수용소 모형을 지어 놓고 구출 작전을 연습한다. 이들은 역시 월남전에서 아버지를 잃은 어린 스코트를 훈련 조교로 하여 특공훈련을 받는다.

이어 방콕으로 떠나지만, 미리 연락을 받은 현지 경찰에 의해 모든 장비와 무기를 몰수당한다. 로즈 대령은 타일랜드 사람 쟝과 그의 딸들 도움으로 육로로 정글을 헤치고 수용소까지 접근한다.

생각보다 훨씬 삼엄한 경비와 헬리콥터 탈취의 어려움 때문에 많은 희생을 내고 미군 포로 4명을 구출한다. 프랭크는 이미 오래전에 병사했지만 로즈 대령은 10년간 포로 생활로 쇠약해진 맥그리거의 아들 폴을 구해내고 프랭크가 그의 목숨을 구해주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영화는 1998년에 개봉한 외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시놉시스가 비슷하다. 단 한 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여덟 명이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옥의 7인'과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던지는 메시지는 동일하다.

국가를 위해 파병된 내 나라 군인은 반드시 구출해낸다는 화두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장병 34진 전원이 국내로 이송되었다. 그렇지만 때늦은 대처에 국방부 장관이 사과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군 당국은 청해부대 34진이 출국 전부터 최근까지 이 부대에 대한 백신 접종 검토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청해부대는 한국군 사상 첫 전투함 파병부대이다.

'청해'는 해상무역을 통해 통일신라를 부흥시켰던 장보고 대사가 완도에 설치한 해상무역기지인 청해진에서 따온 명칭으로, 해군의 해양수호 의지를 상징한다.

그러하거늘 파병하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군인들에게 코로나 19 접종을 안 했다는 것은 한 마디로 무관심이자 직무유기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진부한 얘기겠지만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더욱이 해외로 파병되는 군인들에게 있어 국가의 더더욱 관심과 지원은 기본이다. 파병의 전제 조건은 승리다. 국가와 국민이 믿고 성원하기에 파병 군인은 승리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

손자병법에서 "군사란 승리가 보이면 강해지지만 패기(敗氣)를 보면 약해진다"고 했다. 군인이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다는 건 자부심이자 보람이다. 그런 의지를 북돋아 줄 수 있는 건 바로 국가의 철저한 관심과 불변한 지원이다.

천만다행으로 청해부대가 모두 귀국했지만 코로나 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선 누군가 분명 책임을 져야 한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회는 화산 폭발로 순식간에 사라진 이탈리아 도시 폼페이처럼 허무한 상처만 남길 따름이다.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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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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