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코로나 19의 최종병기(最終兵器)는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코로나 19의 최종병기(最終兵器)는

양궁 쾌거에 무더위 말끔

  • 승인 2021-07-29 20:12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다운로드
'최종병기 활'은 2011년에 선보였다. 50만 포로가 끌려간 병자호란이 무대다. 치열했던 전쟁의 한 복판에 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위대한 신궁이 있었다. 역적의 자손이자 조선 최고의 신궁이었던 남이가 주인공이다.

그는 유일한 피붙이인 누이 자인의 행복만을 바라며 산다. 어렵사리 맞이한 자인의 혼인날, 가장 행복한 순간에 불행이 그림자로 찾아온다. 청나라 정예부대(니루)의 습격으로 자인과 신랑 서군이 포로로 잡혀간다.

남이는 아버지가 남겨준 활에 의지해 청군의 심장부로 거침없이 전진한다. 귀신도 잡는 솜씨로 청나라 정예부대를 하나둘씩 처치하는 남이의 활 솜씨는 가히 신궁(神弓)에 가깝다.

남이는 그렇게 청나라 군사를 살상하면서 한 발 한 발 청군의 본거지로 접근해간다. 남이의 신묘한 활 솜씨를 알아챈 청의 명장 쥬신타는 왕자 도르곤과 부하들을 지키기 위해 남이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날아오는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곡사를 사용하는 남이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진 육량시를 사용하는 쥬신타의 숨 막히는 결전이 관객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최종병기 활'을 소환한 것은,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양궁에 이어 남자 양궁까지 이에 뒤질세라 금메달 레이스를 펼치고 있어서다. 오죽했으면 외신에서조차 "선수들의 이름은 바뀔 수 있겠지만, 한국 여자양궁의 '통치'(domination)는 계속될 것이다"라는 극찬까지 쏟아냈을까.

7월 27일부터 대전은 다시금 코로나 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었다. 이로 인해 한시름 풀리는가 보다 싶었던 자영업자들의 걱정은 더욱 깊어졌다. 바다와 계곡으로 피서를 도모했던 시민들도 꾸렸던 짐을 도로 풀었다.

보통 일이 아니다. 잇따른 코로나 백신 예약의 접속 지연과 오류, 먹통 따위의 혼란은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짜증까지 가중시키는 악재로 고착화된 지 오래다. 당최 살맛이 안 나는 즈음이다.

이런 때 한국양궁은 시원한 소나기처럼 찾아와 국민들 심신을 시원하게 적셔주었다. 애국자가 따로 없다. 한국 남녀 양궁선수들이 다 애국자다.

그들의 쾌거는 코로나의 압제에서 비로소 해방되는 느낌이었으며, 덩달아 무더위까지 말끔하게 해소해 주는 치료제였기 때문이다. 우리 양궁이 이처럼 독보적으로 빛나는 데는 다 까닭이 존재한다.

압도적 승리의 비결은 남녀 모두 선발 과정의 공정한 경쟁과 준비 과정의 철저한 디테일 덕분이다. 한국 양궁팀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 10월부터 올 4월까지 3차례의 평가전으로 남녀 각 8명을 뽑았다.

이어 선수촌에서 함께 합숙 훈련하면서 다시 2차례의 평가전으로 각 3명을 최종 선발했다. 과거 기존 대표 선수는 1, 2차전을 면제해 줬지만 이번엔 그런 특혜도 없앴다. 이렇게 살아남은 선수들은 치밀한 실전 훈련에 돌입했다.

선수들은 5월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과 똑같이 만든 훈련장에서 활을 쐈다고 한다. 이처럼 실전과 똑같은 조건과 환경에서 맹훈련을 거듭한 결과가 결국엔 선과(善果)로 나타난 것이다.

특히 우리의 여자양궁은 단체전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고 9연패를 이뤄냈다는 우뚝한 기념비까지 썼다.

이런 걸 보고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고 하는 것 아닐까. 정말이지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코로나 19의 최종병기(最終兵器)는 단연 치료 백신의 안정적 수급과 빠른 접종이다.

세계 최고인 우리 양궁 수준에 걸맞은 코로나 백신의 수급 원활과 단기간 접종이 이뤄지길, 그래서 국민적 불만과 불안까지 일거에 잠재워주길 기대한다.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2021051301000775300030521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구토·설사 초등학교 전교생 역학조사… 학생 7명 입원 치료 중
  2. 사회복지 현장 맞춤 인재 양성 위해 기업과 의기투합
  3. [춘하추동]사회적인식과 다문화 수용성(acceptance)
  4. LG대전어린이집, 바자회 수익금 전달하며 따뜻한 나눔 실천
  5. 대학 '앵커' 사업 대전시·수행 대학 첫 성적표 받는다
  1. [선거현장, 한 컷!] 선거인명부 작성
  2. AI 활용부터 학생 참여형 수업까지…대전 초등교실 변화
  3. [문화 톡] 김경희 작가의 개인전 '함께 빚어낸 결실, 두려움 없는 시작'
  4. 닫힌 학교를 열린 공간으로…복합시설 확대 본격화
  5. 부처님 오신 날 앞 ‘형형색색 연등’

헤드라인 뉴스


[지선 D-20] 지방선거 본게임 카운트다운…선거운동은 21일부터

[지선 D-20] 지방선거 본게임 카운트다운…선거운동은 21일부터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1일부터 시작되면서 대전·충청 지역 선거 분위기도 본격 달아오를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자 등록은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21일부터 선거 전날인 6월 2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그 전까지는 예비후보자 신분으로 제한된 범위 안에서만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 후보자들은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우선 후보별 선거벽보가 지정 장소에 부착되고, 각 세대에는 후보자..

"세종 지적장애인 학대 부실 수사"… 경찰 1년만에 재수사 착수
"세종 지적장애인 학대 부실 수사"… 경찰 1년만에 재수사 착수

세종시 지적장애인거주시설에서 발생한 학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재수사에 들어갔다. 지난해 세종북부경찰서의 무혐의 처분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비로소 수사과정의 문제점을 시인한 셈이다. 세종경찰청은 피해자 진술 조력인 참여 등 원칙적 절차 이행을 통해 철저한 원점 재수사를 예고했다. 13일 본보 취재 결과 세종경찰청 강력마약수사대는 지난 5월 6일부터 지적장애인거주시설 '해뜨는집' 학대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학대 사건의 전말은 세종시 지적장애인거주시설 '해뜨는집'에 입소한 40대 지적장애의 몸에 멍이 발견되면서 알..

지방선거 앞두고 들끓는 행정통합 여론…대전시의회 민원 100배 폭증
지방선거 앞두고 들끓는 행정통합 여론…대전시의회 민원 100배 폭증

6·3 지방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대전 시민들의 관심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의회에 접수된 시민 민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개인의 생활에 직결된 사안이 아닌 지역 정체성과 지방정부 재편 이슈에 여론이 크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주목된다. 12일 대전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접수된 민원은 총 166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건과 비교하면 1년 새 100배 넘게 폭증한 수치다. 특히 전체 민원 가운데 162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후보등록 준비 ‘분주’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후보등록 준비 ‘분주’

  • 특성화고 일자리 매칭데이 특성화고 일자리 매칭데이

  • 부처님 오신 날 앞 ‘형형색색 연등’ 부처님 오신 날 앞 ‘형형색색 연등’

  •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선거인명부 작성 시작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선거인명부 작성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