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충청, 판을 바꾸자②] 금융 불모지 충청, 지방은행 설립 '절실'

  • 정치/행정
  • 충남/내포

[파워 충청, 판을 바꾸자②] 금융 불모지 충청, 지방은행 설립 '절실'

충청 지방은행 부활 필요성

  • 승인 2021-08-04 16:58
  • 수정 2021-10-30 16:50
  • 신문게재 2021-08-05 3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컷-판을바꾸자



충청은 금융 불모지다. 충남과 대전을 주 무대로 한 충청은행이 IMF 사태로 사라지면서 메말랐다. 안주인이 사라진 충청은 시중은행이 점령하기 시작했다. 다른 지역에 연고를 둔 지방은행까지 스며들었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대전에 각 1곳씩 영업점과 지점을 냈다. 전북은행은 2008년 지점 개설 이후 점차 지점을 확대하면서 6곳까지 확대했다. 금융 불모지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크고 작은 기업들의 돈줄은 막혔고, 지역의 돈은 외부로 빠져나갔다.

충청은행의 시작은 창대했다. 1967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지역 자본 집대성과 지역발전 기여, 내자 동원을 위한 지방은행 설치를 검토·추진해 이듬해 개점했다. 충청 전역을 영업점으로 두고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지역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노력한 결과물이었다.

다만, 끝은 미약했다. IMF 사태에 따라 정부가 금융시장 불안을 내세워 충청은행과 대동·동남·동화·경기은행 등 5개 은행의 퇴출을 결정했다. 경제개발계획 추진을 위한 투자재원 조달과 개발 과정에서 불거진 지역 간 불균형 해소의 대안으로 제시된 '지방은행'은 사라졌다. 당시 충청은행 1400여 명의 직원 중 900여 명은 구조조정의 파고에 휩쓸렸다. 당시 대전과 천안, 서울 등 70여 개 지점, 112개 점포를 둔 충청은행이 30년 만에 공중분해 됐다.



은행사진

23년 만에 다시 충청 지방은행 재건 요구가 일고 있다. 내년도 빅 이벤트인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다. 대선 공약으로 반영된다면 충청 금융 안주인이 다시 들어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충남도가 설립 필요성에 선제 깃발을 들었다. 지방은행 설립을 위한 지역금융기관설립 TF팀을 꾸렸다. 

 

충청권 지방은행 설립 추진 연구지원단을 발족하고 적극적 연구·조사에 나섰다. 도가 주도적으로 충남·대전·세종·충북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벌였다. 19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한 결과 58.4%가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이들 중 33.7%는 소상공인·서민 계층 지원을 꼽았다. 또 지자체와 연계한 지역 개발 사업 추진과 지역 중소기업 육성·지원,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와 공헌 활동 등을 위해 필요하다 했다.

통계로만 놓고 봐도 충청의 지방은행 설립은 절실하다. 통계청의 '2019 지역소득(잠정)' 통계를 보면 충남의 지역 외 순 수취 본원소득은 마이너스 25조 원이다. 전국 최하위다.

마이너스는 곧 돈이 지역에서 돌지 않고 외부로 빠져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충북도 마이너스 13조 원이다.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효율적 자금 조달도 부족하다. 타지와 비교하면 그 통계가 더욱 명확해진다. 총자산 107조 원인 부산·경남은행은 권역 예금은행 대출금 47.1%를 차지해 지역경제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총자산 61조 원인 대구은행은 49.2%, 총자산 45조 원인 광주·전북은행은 49.7%로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효율적 자금 공급을 담당한다. 당위성이 충분하다. 지역민의 요구도 있다. 부활의 요건이 갖춰졌다. 대선 공약 반영과 지역 금배지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자금 역외유출 방지와 지역기업의 돈줄을 책임질 충청 지방은행 재건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충남도 관계자는 "정치·금융 당국과 협의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민 금융서비스 향상 등 충청권 시·도민을 위한 지방은행 설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내포=방원기 기자 ba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부산 사직야구장 재건축 국비 확보, 2031년 완공 목표
  2. "야구 참 어렵다"…김경문 한화 감독, 한국시리즈 5차전 총력 다짐
  3. '빛 바랜 와이스의 완벽 투구'…한화 이글스, 한국시리즈 4차전 LG 트윈스에 패배
  4. 몸집 커지는 대학 라이즈 사업… 행정 인프라는 미비
  5. 신탄진역 '아가씨' 성상품화 거리 대응 시민들 31일 집결
  1. 금강 세종보' 철거 VS 가동'...시민 여론 향배는 어디로
  2. 한화 이글스 반격 시작했다…한국시리즈 3차전 LG 트윈스에 7-3 승리
  3. [썰] 전문학, 내년 지선서 감산 예외 '특례' 적용?
  4. 국민의힘 대전시당 신임 위원장에 이은권 선출
  5. 대전YWCA 후원의 밤 지역사회에 사랑과 희망 전해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트램 공법 위법 아냐… 예산 절감 효과 분명"

대전시 "트램 공법 위법 아냐… 예산 절감 효과 분명"

대전시가 도시철도 2호선 트램 복공판 공사 계약 과정에서 입찰 부정이 있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복공판 공사 기법이 예산 절감 등의 이유로 필요했고, 업체 선정 과정 역시 관련 규제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는 것이다. 30일 최종수 대전시 도시철도건설국장은 시청 기자실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이 제기한 복공판 공사 업체 부정 입찰 의혹 등에 "업체 선정은 대전시가 요청한 조건을 맞춘 업체를 대상으로 역량을 충분히 검토해 선정했다"라며 "사업 내용을 잘 못 이해해 생긴 일이다. 이번 의혹에 유감을..

"야구 참 어렵다"…김경문 한화 감독, 한국시리즈 5차전 총력 다짐
"야구 참 어렵다"…김경문 한화 감독, 한국시리즈 5차전 총력 다짐

"반드시 이겼어야 하는 경기를 이기지 못했다. 야구 참 어렵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LG 트윈스와의 4차전을 패배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화는 이날 선발 투수 와이스의 호투에 힘입어 경기 후반까지 주도권을 챙겼지만, 9회에 LG에 역전을 허용하며 4-7로 패했다. 와이스와 교체해 구원 투수로 나선 김서현의 부진에 김 감독은 "할 말이 크게 없다. 8회에는 잘 막았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전시, 상장사 성장 지원 본격화… 전 주기 지원체계 가동
대전시, 상장사 성장 지원 본격화… 전 주기 지원체계 가동

'일류경제도시 대전'이 상장기업 육성에 속도를 내며 명실상부한 비수도권 상장 허브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전시는 지역 기업의 상장(IPO) 준비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해 기업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2022년 48개이던 상장기업이 2025년 66개로 늘어나며 전국 광역시 중 세 번째로 많은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다. 시는 이러한 성장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도록 체계적인 지원과 시민 인식 제고를 병행해 '상장 100개 시대'를 앞당긴다는 목표다. 2025년 '대전기업상장지원센터 운영..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겨울철 대비 제설작업 ‘이상무’ 겨울철 대비 제설작업 ‘이상무’

  • 중장년 채용박람회 구직 열기 ‘후끈’ 중장년 채용박람회 구직 열기 ‘후끈’

  •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한화 팬들의 응원 메시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한화 팬들의 응원 메시지

  • 취약계층의 겨울을 위한 연탄배달 취약계층의 겨울을 위한 연탄배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