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그곳] 동물원인 듯 식물원인 듯... ‘드라마 단골’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거기 그곳] 동물원인 듯 식물원인 듯... ‘드라마 단골’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 승인 2021-08-21 00:00
  • 박솔이 기자박솔이 기자
거기그곳 컷

 

 

 

 

 

 

 

 

 

 ‘한권의 식물도감’ 베어트리파크... 반달곰·토끼·앵무새가 맞아주고

100살 향나무, 희귀소나무 눈길... 사방이 피톤치드마음힐링 만끽

 

 

중도일보는 매주 대전·충남·세종 지역의 드라마·영화 속 장소들을 소개하는 '거기 그곳'을 연재합니다. 촬영지로서의 매력, TV 속 색다른 모습의 장소들을 돌아보며 무심코 지나쳤던 '그곳'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담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987
세종시 베어트리파크 베어트리정원 전경/사진=베어트리파크 공식홈페이지

"윽!" 입구에서부터 풍겨오는 꼬릿한 냄새로 콧잔등에 주름이 진다. 발길을 돌려야 하는 생각도 잠시 주위로 풀잎 향기, 꽃향기가 폴폴 풍겨온다. '반전 매력'이 있다고 하더니 세종시 베어트리파크를 두고 하는 말이 맞는가 보다. '베어(Bear)'+'트리(Tree)' 그리고 '파크(Park)'. 베어트리파크는 동물원인 듯, 식물원인 듯 두 가지 매력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어 가족, 친구, 연인들이 연중 나들이 명소로 꼽는다. 일반인의 사랑만 받는 것이 아니다. 드라마 촬영 배경으로도 유명해 '뷰티인사이드', '로봇이 아니야',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등 여러 작품의 무대로 빛나고 있다.

 

베어트리파크_로봇이아니야 장면컷
세종시 베어트리파크에서 촬영 중인 MBC 수목 미니시리즈 '로봇이 아니야'의 한 장면./사진=베어트리파크

▲반전 매력 하나, 냄새도 잊게 하는 귀여운 '반달곰'=베어트리파크 입구에서부터 강한 인상 남겨준 향기(?)의 주인공은 공원 마스코트 '반달곰'이다. 곰동산·반달곰동산으로 가는 길은 강렬한 향기에 발걸음을 멈칫하지만, 나무에 매달려 '나 좀 봐줘' 하는 새끼 반달곰들이 카메라를 꺼내게 만든다. 순진무구한 눈망울로 쳐다보는 것이 5~6살 꼬마아이를 보는 것 같아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바위에 기대 세상만사가 귀찮다는 듯 널브러진 자세였다가도 사람들이 오는 소리에 힐긋힐긋 쳐다보기도 하고 발 손뼉을 치며 재롱을 피운다. 사람에 대한 애정보다는 먹이에 대한 욕심이 더 커 보이지만.

 

베어트리파크_반달곰 공홈 캡처
세종 베어트리파크 반달곰/사진=베어트리파크

베어트리파크는 2009년 설립자 이재연 씨가 가꾼 민간정원에서부터 시작됐다. 공원에 들인 반달곰 몇 쌍은 10여 년이 지나 수백 마리의 군락을 이루고 공원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반달곰뿐만 아니라 '큰 덩치' 불곰과 애완동물원의 식구인 화려한 꼬리를 자랑하는 공작, 초롱초롱 빛나는 눈망울을 가진 꽃사슴 등 이곳이 동물원인 듯 착각을 들게 한다. 토끼, 기니피그, 원앙, 앵무새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동물과 교감을 나누다 보면 하루가 지나는 줄 모른다. 방문객과 동물들의 더 가까운 교감을 위해 먹이주기 체험도 상시 운영하고 있다.

 

베어트리파크_향나무동산 공홈 캡처
세종 베어트리파크 향나무동산/사진=베어트리파크

▲반전 매력 둘, 민간인이 가꾼 숨은 보물 '식물원'=설립자 이재연 씨가 가꿔온 정원은 면적부터 큰 규모를 자랑한다. 10만여 평 대지 위를 채운 향나무, 느티나무와 사계절 따라 꽃 피우는 그 모습에 1년 내내 관람객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있나 보다. 입구를 지나 멀지 않은 곳에는 1000여 마리의 비단잉어들이 유영하는 연못이 맞아준다. 총천연색 꽃을 배경으로 연못에는 먹이를 주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먹이를 주는 줄 알고 몰려드는 잉어 떼 모습에 이따금 탄성의 소리가 나온다.

 

베어트리파크_잉어 공홈 캡처
세종 베어트리파크 잉어연못/사진=베어트리파크
연못을 지나 위로 걸음을 옮기면 꽃향기가 폴폴 풍겨온다. 베어트리정원은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다. 봄에는 수줍은 듯 분홍 볼터치를 하는가 하면 여름은 시원한 분수들과 녹음이 어우러진다. 가을에는 노랗고 빨간 옷을 걸치며 겨울엔 하얀 이불을 덮는다. 이외에도 나이가 100살이 넘은 향나무들이 즐비한 산책로 '향나무동산'을 거닐다 보면 피톤치드가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듯하다. 희귀한 소나무가 다 모인 '송백원', 화려한 정원수와 꽃들의 천국 '자혜원', 열대지방 나무와 조경이 어우러진 '만경비원' 등 거대한 식물도감 여행이 펼쳐진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이 민간인이 가꾼 정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솜씨다. 코로나19로 지친 심신. 동물과 식물이 위로해주는 이곳이 내 마음의 '백신'이 아닐까.

박솔이 편집2부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천안 쌍용동 아파트서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사건 발생
  2. "역대 최대 1조 2천억 확보" 김해시, 미래 성장동력·안전망 구축 탄력
  3. 교실 CCTV 설치 근거 생길까… 법사위 심의 앞두고 교원단체 반발
  4. '대량 실직 위기'…KB국민카드 대전 신용상담센터 노동자 150여 명 불안 확산
  5. 어깨·허리 부상 잦은 소방공무원에게 물리치료사협회 '도움손'
  1. 대전교육청 공무직 4일 총파업… 94개 학교 급식 차질
  2. 동구 정다운어르신복지관, 2025년 '정담은 김장나눔'
  3. 4일 밤사이 세종·충남 1~5㎝ 적설 예고
  4. 대덕구노인종합복지관, 김장김치 나눔 행사
  5. 천안법원, 정차 차량 들이받고 도주한 40대 여성 '징역 1년 6월'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탄력받나… 李대통령 "모범적 통합" 언급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면서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 대통령의 긍정적 반응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행정통합 법안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일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첨단산업의 심장, 충남의 미래를 설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5극 3특' 체제를 거론하며 "지역 연합이 나름대로 조금씩 진척되는 것 같다"면서도 "협의하고 협조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규모로 통합하는 게 좋다고 생..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 당진에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 유치

충남도가 2조 원 규모 AI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 김태흠 지사는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오성환 당진시장, 안병철 지엔씨에너지 대표이사, 정영훈 디씨코리아 대표이사와 당진 AI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르면, 지엔씨에너지는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 내 3만 3673㎡(1만 평) 부지에 건축연면적 7만 2885㎡ 규모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위해 지엔씨에너지는 디씨코리아 등과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고, 2031년까지 2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엔씨에너지는 이와 함께 200여 명의 신규 고용..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평당 분양가 2797만 원 달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800만원을 넘어섰다. 평당(3.3㎡) 분양가로 환산하면 2797만 원에 달했다. 5일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월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격은 827만 원이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로 1년 새 6.85% 올랐다. 전국 ㎡ 당 분양가는 지난 2021년 530만 원에서 2023년 660만 원으로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7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들어 상승 흐름은 더 빨라져 9월 778만 원, 10월 798만 원, 11월 827만 원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충남의 마음을 듣다’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

  •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2026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지원 가능한 대학은?

  • ‘추울 땐 족욕이 딱’ ‘추울 땐 족욕이 딱’

  •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 12·3 비상계엄 1년…‘내란세력들을 외환죄로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