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육성의 시작은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서였다. 추진 과정과 결과는 이걸 뛰어넘어야 한다. 우리 주력산업인 반도체 분야의 기술력 독립에 국한하지 않는다. 디스플레이( 충남 천안·아산)로 예를 들면 QD-OLED(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차세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한다고 보면 된다. 이차전지(충북 청주), 반도체(경기 용인), 탄소소재(전북 전주), 정밀기계(경남 창원) 등 올 2월 지정된 특화단지 분야들이 공통된 포부를 갖고 있다.
그동안 불화수소가 라인에 투입되는 등 성과에 주목할 분야가 나오긴 했으나 과학기술 연구개발(R&D)에서 2년은 일천한 시간이다. 이전의 국내 R&D 예산에서 소부장 기술 비중은 3.7%에 불과했다. 소외돼 있었던 만큼 더 많은 열정 투입이 필요하다. 기존의 소부장 강소기업 100 프로젝트, 중소벤처기업부 소부장 스타트업 활성화와 같은 사업도 물론 내실 있게 추진해야 한다. 지역과 정부와 관련 기업이 혼연일체로 뭉쳐야 가능한 일이다. 테크노파크, 공공연구기관, 지역대학, 업종별 협회·단체 등 핵심 기관들의 손발이 척척 맞아야 할 것이다.
특화단지에 대한 최적의 지원으로 사업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면 각 지자체의 역할 비중이 크다. 이제부터의 소부장은 한·일 관계가 원상 복구되는 것과 관계없이 일본을 압도해야 한다. 이것은 사명과도 같다. 아예 급소가 찔리지 않는 탄탄한 하부구조를 만드는 게 당연한 명제다. 기술자립은 물론이고 전 세계 가치사슬 집적화를 위한 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소부장 특화단지 출범은 완전한 '소부장 독립만세'를 위한 긴 여정의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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