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요소수 대란과 수출규제

  • 오피니언
  • 전문인칼럼

[전문인칼럼] 요소수 대란과 수출규제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 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관세사 나지수

  • 승인 2021-12-05 10:11
  • 신문게재 2021-12-06 18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나지수 관세사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본부 전문무역상담센터 전문위원·관세사 나지수
최근 중국의 요소 등에 대한 수출규제로 우리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요소의 핵심 원료라고 할 수 있는 석탄의 중국 내 재고 부족 상황에 전 세계적으로 요소 품귀 현상이 발생했고 특히 요소 수입량의 9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던 우리나라는 그 피해가 더 컸다.

사실 요소 수출규제에 대해 중국도 할 말은 많다. 요소의 원재료인 암모니아는 수소를 통해 얻어지는데 이 수소는 석탄에서 추출된다. 하지만 중국은 녹색성장 및 탄소 중립을 이유로 석탄의 생산량을 감소시킨 데다가, 호주-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상당량을 차지하던 호주 석탄의 수입이 가로막혔고, 설상가상으로 산서성 대홍수로 중국 내 최대규모 석탄 채굴장이 침수해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정부는 요소 등 29개 화학비료 관련 원료 품목에 대해 수출 전 검사를 의무화하는 규제를 신설하면서 지난달부터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여러 변수가 더 있겠지만 국제 요소 비료 가격의 상승도 여기에 한몫하여 현재 중국 외에도 인도네시아 등 주요 요소 수출국들이 수출 금지를 결정한 상황이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처럼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었다면 수입국을 다각화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비교적 최근인 2019년에도 우리나라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이미 앓았던 경험이 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를 한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에 3년짜리 포괄허가가 아닌 건별로 받아야 하는 개별허가만을 내주도록 한 규제였다.

물론 중국의 경우 자국에서 쓸 석탄조차 없어서 수출하지 못하는 경우였다면, 일본의 경우는 정치·외교적 측면에서의 보복이라고 볼 수 있어 논란이 많았다. 그래도 당시에 우리 정부가 일명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를 위해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덕분에 큰 피해 없이 해결될 수 있었다.

위 두 가지 사례 모두 '수출규제'에 해당한다. 수출규제란 수출국 스스로가 특정 상품의 수출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수출규제의 원인은 국내의 특정 상품이 특정 수출시장에 집중되어 국내 업체 간에 과다경쟁이 예상되는 경우, 수입국의 요청 등에 의해 상호 간 협의를 통한 경우, 특정 상품의 수출이 일시에 이루어져 상대국의 수입 규제를 유발하는 경우 등이 있다. 가까운 예로 코로나가 한창일 때 우리나라가 자국민에게 우선 공급할 목적으로 시행했던 '마스크 등의 긴급수급조정조치에 대한 수출 제한'도 수출규제에 해당한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수출규제는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제11조의 '관세·조세·과징금 이외의 어떠한 수출 금지나 제한을 설정·유지해선 안 된다'라는 규정에 위배 된다. 수출규제도 무역장벽으로 작용하면서 최혜국대우 협정을 위반하는 엄연한 차별적 조처이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우리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하여 WTO에 제소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80% 이상 수입을 한 나라에만 의존하고 있는 품목은 무려 3,941개에 달한다고 한다. 앞으로 제2의 원자재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풍부한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특정 물품의 수입에 차질이 생겼을 때마다 매번 산업 전반에 걸쳐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번 요소수 대란을 겪으면서 일각에서는 수입 물품에 밀려 퇴행하는 산업이 최소한의 자체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의 무역규제에 흔들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도 제언한다. 또 다른 해결책으로 수입처의 다각화나 전략 물품 재고 비축 등의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선량한 우리 기업들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대응으로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미리 다방면으로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극심한 국내 증시 변동성에…대전 '동전주' 기업, 상장폐지 긴장감 확산
  2. 통합계획서 제출 임박… 충남대·공주대 구성원 공감대 확보가 관건
  3. 대전고용노동청, 폭염 취약 건설현장 불시점검
  4. 원달러 환율 1500원 장기 조짐에 대전 소상공인 '한숨만'
  5. 세종 첫 'Ready korea' 훈련…"열차 탈선에 항공유 폭발"
  1. 이병도 충남교육감 당선인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만들 것"… 현판 제막식 열고 인수위원 명단 공개
  2. '대형 재난 예방하자' 대전 첫 고층건물 피난용 승강기 합동훈련
  3.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4. 대전혁신센터, 창업포럼서 K-콘텐츠로 창업 붐업 시동
  5. 중동발 고유가에 고물가 본격화… 고환율까지 겹친 '3高’에 얼어붙는 지역경제

헤드라인 뉴스


허태정 인수위 첫 업무보고 퇴짜…"자료제출 미비"  공직사회 긴장

허태정 인수위 첫 업무보고 퇴짜…"자료제출 미비" 공직사회 긴장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이 11일 인수위원회 첫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행정당국 자료 제출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전격 중단을 선언했다. 대전시가 이날 준비한 자료에서 민선 8기 주요 사업 현황이 빠진 것을 질책하면서 전격 재보고를 지시한 것이다. 전임 시정 사업과 재정 운영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의지와 함께 다음 달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인수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진행된 대전시 기획조정실 업무보고는 시작 10여 분 만에 중단됐다. 허 당선인은 보고 과정에서 "민선 8기..

"빚내서 투자하자"... 5월 금융권 가계대출 7조가량 증가
"빚내서 투자하자"... 5월 금융권 가계대출 7조가량 증가

5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7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개인 투자자들이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확대로 잔액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81조 8000억원으로, 4월 말보다 6조 9000억원 증가했다. 2024년 8월(9조 2000억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5년 12월(2조원), 2026년 1월(-1조 100..

공공기관 이전 패러다임 변화…충청권 새 기회 될까
공공기관 이전 패러다임 변화…충청권 새 기회 될까

<속보>= 공공기관 2차 이전이 '거점도시 중심 집중 배치'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충청권의 대응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혁신도시 지정 이후 공공기관 이전 혜택을 사실상 받지 못한 대전·충남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단순한 지역 안배보다 산업 연계성과 집적 효과가 중시될 경우 지역별 유치 성과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본보 6월 8일자 1면 보도, 6월 9일자 1면 보도> 11일 지역 정치권과 학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공공기관 2차 이전 논의는 혁신도시 중심의 분산 배치보다 산업..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더 빠르게 접근한다’…무인수난구조보드를 활용한 인명구조

  • ‘건강한 치아를 위해’ ‘건강한 치아를 위해’

  •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북중미 월드컵 개막 D-2…‘어디서 응원하지?’

  •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 놀이기구로 날리는 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