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우산 없이 소나기 피할 수 있나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우산 없이 소나기 피할 수 있나

왜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못 하나?

  • 승인 2021-12-25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자영업자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정부가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한 방역패스(접종증명)와 영업 제한에 반발하여 단체행동에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12월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들은 "정부는 방역패스와 영업시간 제한 정책을 철회하고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예상했던 사달이었다. 코로나 사태가 2년째 장기화하면서 가장 크게 피해를 입은 대상은 전국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었다. 이들 중 일부는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까지 하였다.

그와 연관된 뉴스를 접할 때마다 안타까움에 가슴이 미어지곤 했다. 상식이겠지만 지금과 같은 연말이 자영업자들로선 이른바 '대목'이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에 깜짝 놀란 정부가 다시금 방역 조치를 강화하면서 '철 지난 바닷가'로 파리만 날리고 있다.



이에 분개한 한 자영업자가 정부의 영업 제한 조치를 거부하고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부착하고 항거했다. 그렇지만 힘없는 국민이 막강한 정부를 이길 수는 없는 법. 결국 백기를 들고 정부의 방역 지침을 따르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월 21일(현지 시각) 대국민 연설에서 "모든 미국인에게 자가 진단 키트 5억 개를 무상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가 미 전역으로 빠르게 퍼지자 상시 자가 진단을 독려해 위기를 넘기겠다고 한 것이다.

감염 여부를 조금이라도 빨리 파악해 코로나 확산을 억제하겠다는 미국 대통령의 합리적 전략이 부러웠다. 왜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못 하나? 아니면 안 하는 것인가? 약국에서 판매하는 자가 진단 키트는 가격은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 사이이다.

따라서 이를 정부에서 국민에게 무료로 보급한다면 지금처럼 선별진료소를 찾아 기다랗게 줄을 서서 진단 검사를 안 받아도 된다. 그러면 연일 살인적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있는 의료진의 수고와 부담까지 경감할 수 있다.

주지하듯 정부와 여당은 툭하면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살포했다. 사견이지만 그러나 이렇게 뿌려댄 돈은 솔직히 선거를 의식한 포플리즘의 동족방뇨(凍足放尿)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여당 후보들의 압도적 당선에 기여했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언제 종착역에 닿을지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19 사태는 자영업자들의 영업시간 제한과 모임 인원 규제 정책만으론 제어할 수 없다.

정부의 강온(?穩) 정책 실시에 따라 그 반응은 부메랑의 풍선효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코로나 19의 장기화와 지지부진은 현재로선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아무리 골몰해봤자 코로나 19와 오미크론 변이를 일전쌍조(一箭雙雕, 화살 한 대로 두 마리 새를 맞춘다는 뜻으로, 한 번에 두 가지의 수확을 거둠을 비유하는 말)로 퇴치할 묘약은 없다.

그렇다면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할 '우산'이라고 주고 볼 일이다. 그 우산은 바로 코로나 19 자가 진단 키트의 전 국민 무상 보급이다. 지금처럼 코로나의 위세가 등등하면 국민적 대응책을 조이고, 느슨하면 다시 푸는 식의 반복적 대처는 '빈 수레가 요란하다'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더 이상 내허외식(內虛外飾)과 허장성세(虛張聲勢)의 코로나 대응은 지양해야 옳다. 코로나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사람(국민)을 붙들고 한번 물어보라. 우산 없이 소나기 피할 수 있냐고.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초경서반-홍경석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3.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4.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1. 필수의료 공백 대응 '포괄2차종합병원' 충청권 22곳 선정
  2. 폭력예방 및 권리보장 위한 협약 체결
  3. 임채성 세종시의장, 지역신문의 날 ‘의정대상’ 수상
  4.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결국 여름방학 조기 돌입
  5. 세종시, 전국 최고 안전도시 자리매김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