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아수라 세상 유감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아수라 세상 유감

정직한 사회 정착되길

  • 승인 2022-01-15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아수라'는 2016년에 히트한 영화다. 강력계 형사 한도경(정우성)은 이권과 성공을 위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악덕 시장(市長) 박성배(황정민)의 뒷일을 처리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다.

악에 계속 노출되는 사이, 말기 암 환자인 아내의 병원비를 핑계로 돈 되는 건 뭐든 하는 악인의 길로 들어서게 된 한도경이다.

그의 약점을 쥔 독종 검사 김차인(곽도원)과 검찰 수사관 도창학(정만식)은 그를 협박하고 이용해 박성배의 비리와 범죄 혐의를 캐려 한다. 각자의 이익과 목적을 위해 한도경의 목을 짓누르는 검찰과 박성배.

그 사이 태풍의 눈처럼 되어 버린 한도경은, 자신을 친형처럼 따르는 후배 형사 문선모(주지훈)를 박성배의 수하로 들여보낸다. 그리곤 살아남기 위해 혈안이 된 '나쁜 놈'들 사이에서 서로 물지 않으면 물리는 그야말로 '지옥도'가 펼쳐진다.



지옥도(地獄道)는 불교에서 말하는 삼악도의 하나로서 죄를 지은 중생이 죽은 뒤에 태어나는 지옥의 세계이다. 그만큼 목불인견(目不忍見)으로 처참하다는 뜻이다.

또한 아수라(阿修羅)는 마찬가지로 불교용어인데 팔부[(八部, 사천왕에 딸린 여덟 귀신=건달바(乾?婆), 비사사(毘舍?), 구반다(鳩槃茶), 아귀, 제용중, 부단나(富單那), 야차(夜叉), 나찰(羅刹)] 중의 하나로 싸우기를 좋아하는 귀신으로, 항상 제석천과 싸움을 벌인다.

제석천(帝釋天)은 수미산 꼭대기에 있는 도리천의 임금으로, 사천왕과 삼십이천을 통솔하면서 불법과 불법에 귀의하는 사람을 보호하고 아수라의 군대를 정벌한다고 한다.

하여간 '아수라'를 보자면 마치 사생결단의 '대선(大選)판'을 보는 듯하여 모골이 송연해진다. 그런데 과연 아수라는 비단 대선에만 국한되는 것일까. 소위 일류대학을 나오고도 취업을 못 해 방황하는 젊은이들이 부지기수다.

유명무실한 공수처 설치 후엔 '내 편'이 아닌 대상들만 집중적으로 통신 조회를 하여 공수처 폐지 여론에 불을 붙였다. 한미동맹 약화와 배일사상(排日思想) 부추김으로 주변국 협력을 통한 북핵 해결은커녕 외교적 왕따 현상을 초래하여 고립무원(孤立無援) 지경이 되었다.

성이 평등한 대한민국이라더니 여가부 폐지 공약에 환호하는 젊은이들은 왜 생겼는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코로나 19의 3년째 장기화에 폐업과 부도가 도미노처럼 이어졌다.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대선이 끝나면 전기료부터 수직으로 상승할 건 불 보듯 뻔하다. 세상이 이처럼 '아수라장'이다 보니 무려 2215억 원 규모의 횡령 사건인 '오스템임플란트 사건'까지 발생했다.

미증유의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40대 피의자의 부친은 극단적 선택을 했고, 여동생의 주거지에 숨겨둔 금괴는 경찰이 다 찾았다고 한다. 경찰은 피의자의 아내와 처제, 동생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했는데 이쯤 되면 총체적 가족사기단인 셈이었다.

평소 선행을 베풀고 자원봉사에도 열심인 분을 취재하던 중이었다. TV에서 '오스템임플란트 사건' 후속 보도가 나오고 있었다. 혀를 찬 인터뷰이는 세상이 왜 이처럼 갈수록 삭막하고 이기주의가 난무하는 건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발전하는 것도 좋지만 그 이전에 부디 모두가 올바른 정도(正道)의 길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며 칭찬하는 아름다운 습관과 정직한 사회가 정착되길 기도합니다"라고 했다.

이에 화답하듯 하늘에선 눈이 펑펑 쏟아졌다. 마치 아수라의 세상을 덮을 듯 백설보다 하얀 함박눈이.

홍경석 / 작가·'초경서반' 저자

초경서반-홍경석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이진숙 교육장관 후보자 첫 출근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립대·지방대와 동반성장"
  2.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3. 법원, '초등생 살인' 명재완 정신감정 신청 인용…"신중한 심리 필요"
  4. 33도 폭염에 논산서 60대 길 걷다 쓰러져…연일 온열질환 '주의'
  5. 세종시 이응패스 가입률 주춤...'1만 패스' 나오나
  1. 필수의료 공백 대응 '포괄2차종합병원' 충청권 22곳 선정
  2. 폭력예방 및 권리보장 위한 협약 체결
  3. 임채성 세종시의장, 지역신문의 날 ‘의정대상’ 수상
  4. 건물 흔들림 대전가원학교, 결국 여름방학 조기 돌입
  5. KINS 기밀 유출 있었나… 보안문서 수만 건 다운로드 정황에 수사 의뢰

헤드라인 뉴스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야권에서도 비충청권서도… 해수부 부산이전 반대 확산

이재명 정부가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보수야권을 중심으로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충청권에서만 반대 여론이 들끓었지만, 행정수도 완성 역행과 공론화 과정 없는 일방통행식 추진되는 해수부 이전에 대해 비(非) 충청권에서도 불가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원내 2당인 국민의힘이 이 같은 이유로 전재수 장관 후보자 청문회와 정기국회 대정부질문, 국정감사 등 향후 정치 일정에서 해수부 이전에 제동을 걸고 나설 경우 이번 논란이 중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북 익산 출신 국민의힘 조배숙..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李정부 민생쿠폰 전액 국비로… 충청권 재정숨통

이재명 정부가 민생 회복을 위해 지급키로 한 소비쿠폰이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이로써 충청권 시도의 지방비 매칭 부담이 사라지면서 행정당국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다소 숨통을 틀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일 전체회의를 열어 13조2000억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관련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행안위는 이날 2조9143억550만원을 증액한 2025년도 행정안전부 추경안을 처리했다. 행안위는 소비쿠폰 발행 예산에서 중앙정부가 10조3000억원, 지방정부가 2조9000억원을 부담하도록 한 정부 원안에서 지방정..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충남기업 33곳 '초격차 스타트업 1000+' 뽑혔다

대전과 충남의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대거 선정되며, 딥테크 기술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1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5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 전국 197개 기업 중 대전·충남에선 33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체의 16.8%에 달하는 수치로, 6곳 중 1곳이 대전·충남에서 배출된 셈이다. 특히 대전지역에서는 27개 기업이 선정되며, 서울·경기에 이어 비수도권 중 최다를 기록했다. 대전은 2023년 해당 프로젝트 시행 이래 누적 선정 기업 수 기준으로..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수영하며 야구본다’…한화 인피니티풀 첫 선

  •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시구하는 김동일 보령시장

  •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故 채수근 상병 묘역 찾은 이명현 특검팀, 진실규명 의지 피력

  •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 류현진, 오상욱, 꿈씨패밀리 ‘대전 얼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