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대량해고 기계연, 소부장 자립 대두 속 역할 포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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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대량해고 기계연, 소부장 자립 대두 속 역할 포기하나…

설립 목적 중 하나 '신뢰성 평가' 업무 스스로 축소 모양새
20년간 같은 업무 지속… 노동자들 계약 연장 당위성 주장

  • 승인 2022-03-09 18:38
  • 신문게재 2022-03-10 6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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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8월 14일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가 소부장 자립 강화를 강조하며 한국기계연구원에 방문했던 모습. 중도일보 DB
<속보>=계약직 노동자 부당해고 건으로 노동 분쟁이 진행 중인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이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기여라는 기관 본연 역할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신뢰성평가 업무를 하던 직원 20명을 한 번에 계약 종료하면서 해당 분야 업무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중도일보 2022년 3월 2일자 6면·3일자 8면 게재>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진행 중인 노동자 등에 따르면 2021년 12월 31일 자로 기계연 내 신뢰성평가연구실에서 일하던 계약직 노동자 20명이 계약이 만료됐다. 2000년 '기계류부품 신뢰성평가 기반구축사업'으로 시작해 사업명이 바뀌었지만 같은 일을 하며 계약이 수차례 연장됐다. 이번에도 계약 연장을 기대했지만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계약이 종료됐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기계연은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2001년 한시법인 '부품·소재전문기업 등의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이들을 계약직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었으며 경쟁절차를 거쳐 정부로부터 사업을 수주하는 구조로 사업 존속 기간이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이 법이 상시법으로 개정됐지만 사업 기간이 정해져 있고 인건비를 수탁사업비로 충당하는 점 등은 같아 기간제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고 노동자들은 기계연이 20년 이상 이 사업을 계속 진행한 점을 비롯해 소재·부품·장비 자립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업무가 끝나지 않을 것 등을 들어 계약 만료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9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따른 수출규제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필요성이 커졌고 정부는 이후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자립화를 지원하고 있다. 기계연에는 지난해 7월 제조부품·장비 전략품목 신뢰성 평가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기도 했으며 앞서 2020년 7월엔 국가연구시설(N-Facility)로 지정되기도 했다. 2019년 8월엔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가 이 연구실을 방문해 지속적인 정책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뢰성평가는 기계연의 설립 목적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기계분야 연구개발, 성과확산, 신뢰성평가 등을 통해 국가·산업계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기계연의 설립 목적이다. 연구개발 활동과 연계한 기계류·부품 공인시험과 신뢰성 향상 기준·기술 개발 보급이라는 주요 기능을 기계연 스스로 포기했다는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한 해고 노동자는 "소부장 이슈가 지속되고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하는데 담당자가 없어서 안 된다고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안다"며 "장비는 구축됐는데 운영할 사람이 없다. 정부는 예산을 주는데 연구원은 사람을 자르고 제대로 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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