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인력 가뭄에 단비를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 인력 가뭄에 단비를

건축사사무소 YEHA 조한묵 건축사

  • 승인 2022-07-07 17:55
  • 신문게재 2022-07-08 19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2022050501000390100014181
조한묵 건축사
올해도 후반기에 접어들었다. 대학생들은 한 학기를 마치고 방학을 한 지 벌써 몇 주가 지났다. 여기저기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자기 계발에 열심인 학생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건축학과 학생들은 3, 4학년 때 건축사사무소에서 한 달 정도 실습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 있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사무소에도 2명의 학생이 실습 중이다. 이 기간 동안 졸업 후 취업해 겪게 될 환경을 미리 체험하게 된다. 건축물이 지어지기 위해 기본계획 단계에서 실시설계를 거쳐 인·허가를 받고 착공돼 지어지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실습과정을 거친 학생들은 1, 2년 후에는 취업을 하게 된다. 하지만 대전지역의 각 사무소에서 실습한 학생들이 대전에서 취업할 확률은 매우 낮다. 대부분 서울에 직장을 얻기 원한다. 서울이라는 큰물에서 경험을 쌓고자 하는 바람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결정적인 이유는 필자가 강의하는 학교를 예로 들면 한 학년에 대전지역 출신이 30%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그 중에서도 몇 명만이 대전에서 직장을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 충청권을 제외한 타 지역 학생들이 대전에서 직장을 구하는 맘을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대전지역의 약 380여 개정도 되는 건축사사무소들은 인력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대전지역에 건축학과가 있는 대학이 6개 정도 되는데 위 기준으로 따져보면 한해 졸업생 중 약 30명 내외 정도 대전에서 취업을 한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10개 사무소당 1명꼴도 안 되는 숫자다.



요즘은 건축사 1인 사무소가 많아지긴 했지만. 터무니없이 적은 숫자다. 건축 관련 학과는 크게 4년제 건축공학과와 5년제 건축학과로 나뉘어 있다. 필자가 대학에 다니던 시절에는 건축공학과로 통합하여 4년제로 운영됐고, 건축설계로 진로를 결정한 학생들은 졸업 후 5년의 실무경력을 쌓은 후 건축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건축사 시험에 응시하려면 한국 건축학교육 인증원(KAAB)에서 인증받은 5년제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3년의 실무과정을 거쳐야 하며, 4년제 대학 졸업자나 비전공자들은 인증받은 건축전문대학원 학위과정으로 진학하고 실무수련 과정을 거쳐 건축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예전에는 건축사 시험을 1년에 한 번 시행했지만 몇 년 전부터 봄가을 한 번씩 연 2회 시행하고 있다. 한해 2회씩 시험을 치르다 보니 건축사 숫자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대전광역시 건축사협회 회원 건축사는 현재 444명이나 된다. 나날이 건축사만 늘고 직원 수급은 어려운 상황이 심해지고 있다.

대전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 고등학생들에게 알리고 싶다. 건축설계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건축학과에 많이 지원하라고 말이다. 건축학과 졸업생들은 취업률이 100%이고, 건축사사무소의 보수도 예전과 달리 많이 좋아졌고, 야근도 거의 하지 않고, 3년 경력만 쌓으면 건축사 시험을 볼 기회가 생겨 곧바로 전문직으로 자기 사업을 할 수도 있다.

타지에서 웬만한 대학 웬만한 학과 나와서는 요즘 취업하기도 무척 힘들다. 대학도 대전에서 다니면 부모님이 해주시는 밥과 보금자리에서 다닐 수 있으니 상대적으로 안정되고 편하게 대학 공부에 전념을 할 수 있다. 필자도 대전을 떠나지 않고 현재까지 지역의 건축 발전에 이바지하고 내 꿈을 펼치며 후학도 양성하며 살고 있다.

대전에서 세계를 꿈꾸며 산다. 부족한 경험은 다른 나라의 훌륭한 건축물들을 답사하며 공부하고 자양분으로 삼고 있다. 지금은 인터넷 시대다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자기의 이상과 꿈을 실현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자기가 있는 곳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다. 아울러 대전에서 일하는 건축사들도 좋은 인재들을 타지에 뺏기지 않으려면 스스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의 학생들이 일하고 싶은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건축사사무소 YEHA 조한묵 건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6대 전략 산업으로 미래 산업지도 그린다
  2. 강성삼 하남시의원, '미사강변도시 5성급 호텔 유치' 직격탄
  3. [특집]대전역세권개발로 새로운 미래 도약
  4. 대전시와 5개구, 대덕세무서 추가 신설 등 주민 밀접행정 협력
  5. 대전 출입국·외국인사무소, 사회통합 자원봉사위원 위촉식 개최
  1. 백소회 회원 김중식 서양화가 아트코리아방송 문화예술대상 올해의 작가 대상 수상자 선정
  2. 대전시 '제60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선수단 해단'
  3. 충남대·한밭대, 교육부 양성평등 평가 '최하위'
  4. 9개 국립대병원 "복지부 이관 전 토론과 협의부터" 공개 요구
  5. 대전경찰, 고령운전자에게 '면허 자진반납·가속페달 안전장치' 홍보 나선다

헤드라인 뉴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의 자연·휴양 인프라 확장, 일상의 지도를 바꾼다

대전 곳곳에서 진행 중인 환경·휴양 인프라 사업은 단순히 시설 하나가 늘어나는 변화가 아니라, 시민이 도시를 사용하는 방식 전체를 바꿔놓기 시작했다. 조성이 완료된 곳은 이미 동선과 생활 패턴을 바꿔놓고 있고, 앞으로 조성이 진행될 곳은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단계에 있다. 도시 전체가 여러 지점에서 동시에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갑천호수공원 개장은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체감할 수 있는 사례다. 기존에는 갑천을 따라 걷는 단순한 산책이 대부분이었다면, 공원 개장 이후에는 시민들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머무..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줄어드는 적십자회비’… 시도지사협의회 모금 동참 호소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나누기 위한 적십자회비가 매년 감소하자,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회장 유정복 인천시장)가 27일 2026년 대국민 모금 동참 공동담화문을 발표했다. 국내외 재난 구호와 취약계층 지원, 긴급 지원 등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 대한 인도주의적 활동에 사용하는 적십자회비는 최근 2022년 427억원에서 2023년 418억원, 2024년 406억원으로 줄었다. 올해도 현재까지 406억원 모금에 그쳤다. 협의회는 공동담화문을 통해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적십자회비 모금 참여가 감소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대전 제과 상점가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

  •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 채비 ‘완료’

  •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가을비와 바람에 떨어진 낙엽

  •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