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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용 남서울대 총장 |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여러 모습을 들여다보면 과연 교육을 백년지대계로 여기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 이 정부의 교육 홀대는 이미 대통령직 인수위 구성단계부터 드러났다. 인수위의 7개 분과위 가운데 교육은 '과학·기술·교육분과위'에 속해 있었는데, 이 분과위 간사인 박성중 의원 등 위원 3인 모두가 교육행정 비전문가였다. 또한 지난달 확정한 윤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 가운데 교육 분야는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 등 5개에 불과하다.
게다가 윤 정부의 교육정책을 총괄기획 조정해야 하는 대통령비서실의 사회수석은 복지전공인 안상훈 서울대 교수이다. 더구나 사회수석실 조직표 건제순 (建制順)을 보면 교육비서관은 선임비서관인 보건복지비서관과 차선임인 고용노동비서관 다음인 3순위다.
또한 규제개혁 분야를 전공한 행정학자일 뿐 인수위에서도 정무사법행정분과위 소속이었던 박순애 교수를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한 점도 이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무개념을 잘 보여준다. 설상가상으로 현재 장관 부재 상태인 교육부의 차순위 고위직을 보면 장상윤 차관은 국무조정실, 이상원 차관보는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역대 정부를 살펴보아도 교육부 최고위직에 이처럼 교육행정 무경험자들이 포진한 경우는 없었다.
더구나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 예정일이 1달여 지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안타깝다. 국가교육위는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포 1년 후인 올해 7월 21일 출범토록 부칙 제1조에 명시돼 있다.
국가교육위는 '교육정책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해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추진되도록 함으로써 교육의 자주성·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교육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교육 비전, 중장기 정책 방향 및 교육제도 개선 등에 관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조정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설치되는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뒤바뀌지 않도록 10년마다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는 게 주요 업무목표'로 규정돼 있다.
하지만 정쟁에만 몰두한 여야 정치권은 물론 애초 이 법 제정에 소극적이었던 ‘국민의힘’ 정부의 교육부도 법정 출범 시한을 넘겼음에도 구성에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지명직 위원 추천권을 할당받은 각 기관, 단체의 무성의와 내부 갈등으로 위원 추천이 늦어져 위원회 구성이 지연되고 있다고 변명 하지만 윤 대통령이 대통령 지명 추천 5명 명단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대통령 지명 5명, 국회 추천 9명, 교육부 차관 1명, 교육감 협의체 대표 1명, 교원단체 추천 2명,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추천 1명,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추천 1명, 광역지방자치단체 추천 1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하게 돼 있다.
사실 이번에 논란이 됐던 아동5세 취학정책 등은 국가교육위에서 심도 있게 논의된 후 시행됐어야 할 사안이다.
현재 교육부에는 학제개편 문제뿐 아니라 고교체제 개편, 고등교육예산 확충문제와 지방재정교부금법 개혁문제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행정개혁은 정부 출범 초기에 고삐를 죄어서 추진해도 성공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과거 정부의 역사가 잘 보여주고 있다. 정부는 교육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차기 장관은 교육행정 유경험자 중에서 발탁하고, 국가교육위 출범도 더 이상 미루지 말 것을 당부한다. 윤승용 남서울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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