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키호테 世窓密視] 발견할 수 없는 이유

  • 오피니언
  • 홍키호테 세창밀시

[홍키호테 世窓密視] 발견할 수 없는 이유

어머니의 힘

  • 승인 2022-09-24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 "어머니는 내 이야기를 항상 진지하게 들어주셨고 어머니의 생각을 얘기하실 때도 아주 진지하셨다. 어린 아들과의 대화라고 해서 건성으로 듣는 둥 마는 둥 하신 적이 없었다. (중략) 어머니는 나를 아주 잘 아셨고, 무엇보다 나를 믿어 주셨다." =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라는 책의 24~25쪽에 등장하는 의미심장의 글이다. 김현근 저자는 이 책에서 남다른 각오와 의지, 열정과 노력으로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 수시 특차 합격한 분투기를 담고 있다.

IMF 외환위기 여파로 인해 아버지가 실직하고, 어머니가 생계를 책임지게 되면서 저자는 영어학원에 가는 것조차 버거웠다. 하루하루 먹고사는 일을 걱정해야만 하는 상황에서도 '미국 유학'이라는 꿈을 잃지 않은 저자의 초등학교 시절부터 프린스턴대학교의 합격통지서를 받는 순간까지를 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필자의 딸과 같은 1987년생이다. 그래서 더욱 감흥을 짙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저자가 아버지의 서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7막 7장'을 읽고 미국 유학을 꿈꾸게 된 이야기는 '책의 힘'까지 느끼게 하는 교훈의 공명(共鳴)으로 다가온다.

홍정욱 전 국회의원의 저서인 '7막 7장' 역시 발간 즉시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었다. '가난하다고 꿈조차 가난할 수는 없다' 책을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은 중앙로 지하상가의 중고 서점 덕분이었다.

거기서 푼돈으로 구입한 책이었지만 그 가치는 몇백 만원이나 되는 느낌이다. 새삼 책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되는 계기를 부여하기도 했다. 저자도 밝혔듯 '어머니라는 불빛'은 밤바다를 순항하게 해주는 등대 역할에 멈추지 않는다.

헬렌 켈러(Helen Keller)가 청각과 시각까지 잃고 실의와 좌절에 빠져 있었을 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이가 맹아학교 교사 앤 설리번(Anne Sullivan)이었다. 그녀는 천사보다 더한 지극정성으로 헬렌 켈러를 불세출의 영웅으로 만들었다.

더욱 극적인 것은, 흔히 헬렌 켈러의 선생님으로만 유명한 앤 설리번 역시 성장 과정을 보면 한때는 구나방(말이나 행동이 모질고 거칠고 사나운 사람을 이르는 말)으로 난폭했었다는 것이다.

앤 설리번의 아버지는 술에 중독되어 가족에게 항상 폭력을 가하였다. 어머니는 결핵을 앓고 있었으며 그녀가 여덟 살이 되던 때에 사망했다. 그 충격으로 인해 그녀는 정신적 피해가 오면서 점점 난폭해져 갔다.

공격적이고 자해를 하는 소녀까지 되었지만 '샤론 로라'라는 간호사가 그녀를 사지에서 구해주었다. 이런 걸 보면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까지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김현근 저자가 현명한 어머니를 만난 덕분에 미국 유학까지, 그것도 삼성의 '이건희 장학금(지금은 폐지된)'으로 갔다면 필자의 딸은 올바른 자녀교육에 일로매진(一路邁進)한 어머니, 즉 아내 덕분에 한국의 최고 대학을 간 사례다.

유학부지족(唯學不知足)이란 '배움은 만족해서 그치지 않아야 한다'는 뜻으로, 배움에는 항상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중심에 책이 있다. 가을을 일컬어 독서를 하기에 좋은 계절이라고 하여 등화가친(燈火可親)이라고 한다.

세월이 변하니 이 또한 바뀐 지 오래다. 요즘엔 여름이나 겨울에도 냉방과 온방까지 완비된 지하철과 시내버스가 독서 장소로는 더 제격이다. 하지만 거기서도 책을 보는 사람을 도무지 발견할 수 없는 이유는 뭘까?

홍경석 / 작가 ·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 저자

홍경석 세창밀시
* 홍경석 작가의 칼럼 '홍키호테 世窓密視(세창밀시)'를 매주 중도일보 인터넷판에 연재한다. '世窓密視(세창밀시)'는 '세상을 세밀하게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구토·설사 초등학교 전교생 역학조사… 학생 7명 입원 치료 중
  2. 사회복지 현장 맞춤 인재 양성 위해 기업과 의기투합
  3. [춘하추동]사회적인식과 다문화 수용성(acceptance)
  4. LG대전어린이집, 바자회 수익금 전달하며 따뜻한 나눔 실천
  5. 대학 '앵커' 사업 대전시·수행 대학 첫 성적표 받는다
  1. [선거현장, 한 컷!] 선거인명부 작성
  2. AI 활용부터 학생 참여형 수업까지…대전 초등교실 변화
  3. [문화 톡] 김경희 작가의 개인전 '함께 빚어낸 결실, 두려움 없는 시작'
  4. 닫힌 학교를 열린 공간으로…복합시설 확대 본격화
  5. 부처님 오신 날 앞 ‘형형색색 연등’

헤드라인 뉴스


[지선 D-20] 지방선거 본게임 카운트다운…선거운동은 21일부터

[지선 D-20] 지방선거 본게임 카운트다운…선거운동은 21일부터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1일부터 시작되면서 대전·충청 지역 선거 분위기도 본격 달아오를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후보자 등록은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며,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21일부터 선거 전날인 6월 2일까지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그 전까지는 예비후보자 신분으로 제한된 범위 안에서만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 후보자들은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우선 후보별 선거벽보가 지정 장소에 부착되고, 각 세대에는 후보자..

"세종 지적장애인 학대 부실 수사"… 경찰 1년만에 재수사 착수
"세종 지적장애인 학대 부실 수사"… 경찰 1년만에 재수사 착수

세종시 지적장애인거주시설에서 발생한 학대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재수사에 들어갔다. 지난해 세종북부경찰서의 무혐의 처분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비로소 수사과정의 문제점을 시인한 셈이다. 세종경찰청은 피해자 진술 조력인 참여 등 원칙적 절차 이행을 통해 철저한 원점 재수사를 예고했다. 13일 본보 취재 결과 세종경찰청 강력마약수사대는 지난 5월 6일부터 지적장애인거주시설 '해뜨는집' 학대 사건 재수사에 착수했다. 이번 학대 사건의 전말은 세종시 지적장애인거주시설 '해뜨는집'에 입소한 40대 지적장애의 몸에 멍이 발견되면서 알..

지방선거 앞두고 들끓는 행정통합 여론…대전시의회 민원 100배 폭증
지방선거 앞두고 들끓는 행정통합 여론…대전시의회 민원 100배 폭증

6·3 지방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대전 시민들의 관심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시의회에 접수된 시민 민원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 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개인의 생활에 직결된 사안이 아닌 지역 정체성과 지방정부 재편 이슈에 여론이 크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주목된다. 12일 대전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접수된 민원은 총 166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건과 비교하면 1년 새 100배 넘게 폭증한 수치다. 특히 전체 민원 가운데 1621..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후보등록 준비 ‘분주’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후보등록 준비 ‘분주’

  • 특성화고 일자리 매칭데이 특성화고 일자리 매칭데이

  • 부처님 오신 날 앞 ‘형형색색 연등’ 부처님 오신 날 앞 ‘형형색색 연등’

  •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선거인명부 작성 시작 제9회 전국동시 지방선거 선거인명부 작성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