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구·정명희 원로작가 초대 2인展…"종착은 출발의 또 다른 이름"

  • 문화
  • 공연/전시

이석구·정명희 원로작가 초대 2인展…"종착은 출발의 또 다른 이름"

2월 18일까지 정명희 미술관서 개최

  • 승인 2023-02-07 09:33
  • 수정 2023-02-07 09:37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20230205_162819
왼쪽부터 이석구, 정명희 화백 모습
충청을 중심으로 한국 미술계에 족적을 남긴 원로작가들의 전시가 대전에서 열리고 있다.

정명희 미술관은 2월 18일까지 '이석구·정명희 원로작가 초대 2인 展'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평생을 예술에 매진해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것은 물론 후학 양성에 힘쓴 이들의 작품 전시다. 오랜 시간 한길만 걸어온 두 화백의 고뇌 흔적, 탐구해왔던 미, 도전의식을 엿볼 수 있다.

이석, 흔적 92-7  164ⅹ132cm  종이+채색  1992 (1)
이석구, 흔적 92-7 164ⅹ132cm 종이+채색 1992
이석 이석구 화백은 충북 청주 태생으로 한국화 그룹 '신수회'를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홍익대학교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고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바 있는 공주대의 명예교수다.

이석구 화백의 추상은 고분벽화의 흙냄새가 밴 생동적인 구름문양이 연결되고 뒤엉켜 있는 모습이다. 이 화백 역시 초기에는 누구나 그랬듯 수묵산수에 전념했으나 엥포르멜과 추상표현의 비구상적인 열풍에 따라 추상 작업으로 변모했다.



그는 추상과 구상,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고자 했다. 1980년대에는 전각의 모티브를 기하학적, 구조적으로 활용한 작품세계를 구축하기도 했고 이후에는 전각 대신 백제 고분 미술의 다양한 요소들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1981년 백제문화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공주에서 교편을 잡았던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금관, 진묘수, 벽화, 벽돌의 문양 등을 모티브로 백제미술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대상물을 추출해 정갈하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화면을 재구성했다. 2000년대에는 산과 구름, 꽃, 달 등 구체적인 형상을 지닌 요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 작품에서도 한국화의 현대화와 경계 확장에 있어 고뇌해왔던 그의 노력이 엿보인다.

정명희, Freedom Trail 445  65×94cm  한지+먹  2022 (3)
정명희, Freedom Trail 445 65×94cm 한지+먹 2022
전시의 또 다른 주인공인 기산 정명희 화백은 한국화단의 대표적인 작가로 70여 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300여 회 국내 전에 초대됐으며, 국정교과서에 작품이 수록된 원로 화가다. 한남대 겸임교수로 재직했고 정명희 미술관의 명예 관장이기도 하다.

정명희 화백은 '금강화가'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금강을 화두로 조형작업을 지속해왔다. 우리나라의 중부권을 가로 흐르는 금강을 지키고 싶다는 그의 욕심은 작업의 근간이 됐다. 정 화백은 물의 형상을 내면의 의식과 무의식을 상징하는 생명체와 결합해 표현한다. 작품에서 대표적인 생명체는 '새'다. 수묵을 통해 담백하게 표현하지만, 작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은 상당하다. 하늘과 강을 가로질러 유유히 날아가는 새의 형상은 이상을 찾아 떠나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에는 '기산의 새'를 화면 중심에 잡는 대대적인 혁신을 보여주며 작가로서의 종착역에 다다르고 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이번 전시에서 정 화백은 '종착은 출발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의지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정명희 미술관 관계자는 "이석구, 정명희의 원로작가 2인 초대전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원로로 끝맺음을 장식한다기보다 새로운 작품세계를 구축하는 출발일 수도 있다는 사실"이라며 "추후 두 화백의 표현 공간이 넓은 지경에 이를 것을 기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평생학습관 내에 있는 정명희 미술관은 2011년 정명희 화백이 대전시교육청에 전작 1396점을 기증해 탄생한 국내 최초 광역시·도 교육청 미술관이다.
정바름 기자 niya15@

정명희, Freedom Trail 444  94×66cm  한지+먹  2022
정명희, Freedom Trail 444 94×66cm 한지+먹 2022
이석, 흔적(Trace) 89-6  117ⅹ91cm  종이+수묵채색  1989
이석구, 흔적(Trace) 89-6 117ⅹ91cm 종이+수묵채색 198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세종 넘어가는 구즉세종로 교통사고…사고 수습 차량 우회를
  2. [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발자국이 쌓여 길이 된다
  3.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5년 9월12일 금요일
  4. 충남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 제14회 전국 시화전서 교육부장관상 '쾌거'
  5. 천안시의회, 건의안 미상정 여파로 경찰 출동까지
  1. "함께하는 한 끼, 이어지는 우리"
  2.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치안정감 승진
  3. 음악의 감동과 배움의 열정으로, 어르신 삶에 새 활력을!
  4. 대한노인회대전시연합회 노인 일자리 참여자 4차 합동교육
  5. 한밭로타리클럽, 동구아름다운복지관과 '주거환경개선 사업'

헤드라인 뉴스


부석사불상, 한·일서 복제중… 청동불상 기술 견줄 시험대

부석사불상, 한·일서 복제중… 청동불상 기술 견줄 시험대

일본 대마도에 돌려준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이 일본 현지에서 그리고 국내에서 각각 동일한 모양의 불상을 제작하는 복제에 돌입했다. 일본 측은 대마도박물관에 보관 중인 불상을 관음사로 모셔 신자가 친견할 수 있도록 복제 과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도에서는 상처 없는 약탈 이전의 온전한 불상을 제작하는 중으로 1330년 고려시대 불상을 원형에 가깝게 누가 만들 수 있느냐 견주는 시험이 시작됐다. 11일 중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25년 5월 일본 관음사에 돌려준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은 쓰시마(대마도)박물관에 보관 중이다...

도심 온천관광 랜드마크 `유성온천 문화체험관` 첫 삽
도심 온천관광 랜드마크 '유성온천 문화체험관' 첫 삽

대전 도심 속 온천관광 랜드마크인 '유성온천 문화체험관'이 첫 삽을 뜬다. 11일 유성구에 따르면 유성온천 문화공원 두드림공연장 일원(봉명동 574-5번지)에 '유성온천 문화체험관' 건립 공사를 오는 15일 착공한다. 이번 사업은 지난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온천지구 관광 거점 조성 공모 사업'에 선정된 이후 추진됐으며, 온천 관광 활성화와 지역 대표 축제인 '온천축제'와의 연계를 통해 유성온천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문화체험관은 국비 60억 원을 포함한 총 198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2층(연면..

국회 세종의사당 연결하는 `신설 교량` 입지 확정… 2032년 개통
국회 세종의사당 연결하는 '신설 교량' 입지 확정… 2032년 개통

국회 세종의사당과 금강 남측 생활권을 잇는 '금강 횡단 교량'이 2032년 수목원로~국토연구원 앞쪽 도로 방향으로 연결된다. 김효정 행복청 도시계획국장은 9월 11일 오전 10시 e브리핑 방식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강 횡단 교량 추가 신설은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 완공 시점에 맞춰 원활한 교통 소통의 필수 인프라로 꼽혔다. 국책연구단지 앞 햇무리교를 사이에 두고 이응다리 쪽이냐, 반곡·집현동 방향에 두느냐를 놓고 여러 검토가 이뤄졌다. 햇무리교와 금남교는 현재도 출퇴근 시간대 지·정체 현상을 마주하고 있다. 행복청은 이날 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3~4학년부 FS오산 우승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3~4학년부 FS오산 우승

  •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성부 예선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여성부 예선

  •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5~6학년부 예선 제16회 대전시 동구청장배 전국풋살대회 초등5~6학년부 예선

  •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