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을 준비 중인 대전 갑천 월평구간. 3월 16일 도안동행정복지센터에서 주민공청회를 갖는다. |
13일 환경부에 따르면 자연상태가 원시성을 유지하고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지역 중에서 희귀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을 선정하는 국가습지보호지역에 대전 갑천 월평구간이 지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3월 대전시가 습지보호구역에 지정을 건의하는 신청서를 접수한 환경부는 함께 제출된 대전세종연구원의 갑천 생태계조사 결과에 대한 검토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조사를 통해 보호가치가 있는 장소라는 판단을 내렸다. 대전시는 생태계조사를 통해 갑천 월평구간에 금강 특산어종이자 천연기념물인 미꾸리과의 미호종개를 비롯해 30여 종의 법정 보호종이 포함해 9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달, 원앙 등 법적보호종 13종이 하천과 뭍을 인위적 장애물 없이 오갈 수 있는 태고의 모습을 간직한 것으로 평가됐다. 대전시는 2012년 갑천 월평구간을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자 신청했으나, 당시 하천 유지관리 업무를 주관한 국토교통부가 자연하천에 국가습지 지정에 반대해 무산됐다. 국토부의 하천 관리업무가 2022년 1월 환경부로 이관되면서 대전 갑천 도심하천에 국가습지 지정 가능성이 열렸고, 대전시는 그해 3월 환경부에 지정을 건의했다. 또 국토부가 과거 갑천 월평구간에 수립한 하천관리 제방의 축조 계획을 금강유역환경청이 2022년 12월 공표한 하천기본계획에서 반영하지 않고 제외함으로써 원시 형태의 하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대전시는 대전 서구 가수원교 아래에 있는 태봉보부터 갑천을 따라 대전교통공사 청사가 위치한 월평동 푸른빛흐름터 징검다리까지 3.7㎞에 총면적 0.88㎢를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전체 277필지 중 270필지는 국·공유지이고, 7필지 5600㎡ 정도가 사유지여서 지정절차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 자연보전국 관계자는 "생태계조사 보고서를 통해 갑천 월평구간을 국가습지로 지정해 보호할 가치가 있다는 내부 검토가 있었다"라며 "공청회에서 의견수렴 내용을 보고 추후 과정을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시는 갑천의 국가습지보전구역 지정 시 자연생태계 보전 외에도 도심의 적정 습도를 유지하고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전시 기후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심에 위치한 국가습지보호구역이 될 전망으로 공청회를 통해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해 상반기 완료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