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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도시철도 1호선 유성온천역에 설치돼 실증 중인 무필터 건식 세정 공기청정기 모습. 기계연 제공 |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은 친환경에너지변환연구부 지속가능환경연구실 김학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정전기력으로 초미세먼지를 모아 바람을 통해 세정하는 무필터 공기청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현재 대전도시철도1호선 유성온천역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서대전네거리역·오룡역·중구청역으로 이어지는 지하철도 터널에서도 실증에 나설 예정이다. 4월부턴 '초미세먼지 Zero 리빙랩'을 설치해 도시철도 이용자들이 기술을 체험하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미세먼지에 정전기를 띠게 만드는 공기 이온을 발생시켜 이를 포집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무필터 방식 초미세먼지 저감장치를 개발하기 위해 극세사 방전극과 비금속 탄소판을 이용해 저배압 모듈을 만들었다. 이 모듈에 낮은 전류를 흘려보내면 지하철 역사 내 떠다니는 초미세먼지를 만나 정전기를 띠게 만드는 공기 이온을 발생시킨다. 이온이 붙어 있는 초미세먼지는 공기조와 공기청정기로 흡입돼 정전기를 끌어당기는 집진부에 포집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유입되는 공기 중 초미세먼지 농도를 90% 이상 줄일 수 있다. 외부에 지속 노출되는 승강장과 대합실에선 외부 초미세먼지 농도를 각각 75%, 40%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기존 정전기 집진방식을 이용한 공기청정기의 단점을 보완하고 경제적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정전기 집진방식은 이온을 만들면서 많은 오존을 발생시키고 물 세척 후 말리는 데 최소 하루 이상이 소요됐다. 겨울철 세정수 배관 동파와 폐수 발생까지 고려해야 했다.
기계연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오존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물 대신 바람을 사용해 2차 오염 발생 가능성이 없다. 지하철 역사 500곳에 적용하면 연간 유지보수비 20~30억 원, 팬 교체비용 150억 원을 줄일 수 있다. 현재 이 기술은 초미세먼지 저감 기술 전문 기업에 이전돼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김학준 기계연 책임연구원은 "정전기를 이용한 초미세먼지 저감기술은 바람을 막지 않아 지하철 역사와 같은 대면적 공간에 많은 양의 청정공기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라며 "지하철 역사뿐 아니라 학교, 사무실, 건물 등 다양한 공간에 적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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