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전에 이런 기업도 있었나?"…숨어있던 지역 강소기업, 청년과 만나다

[기획] "대전에 이런 기업도 있었나?"…숨어있던 지역 강소기업, 청년과 만나다

대기업 부품 핵심 기술, 세계적 수준 기술력 보유 기업들 多
"지역 강소기업 홍보 확대돼야", "지역 중견기업 관심생겨"

  • 승인 2023-05-09 16:46
  • 신문게재 2023-05-10 3면
  • 이유나 기자이유나 기자
KakaoTalk_20230503_214242616
3일 한남대학교에서 '목요일에 만나는 기업 설명회'가 열렸다. 사진=이유나기자.
[기획-지역 인재 '탈대전 스톱(STOP)']

(상) 먹이 찾아 둥지 떠나는 지역 청년들



(중) 좋은 일자리는 수도권에? 지역 강소기업 '억울'

(하) 지역경제 구조적 문제 개선방안은





'지방에는 먹이가 없고 서울에는 둥지가 없다.' 먹이는 일자리를, 둥지는 주거지를 뜻한다. 지역엔 양질의 일자리가, 서울엔 집을 구하기 힘들다는 암울한 현실을 빗댄 문구다. 청년들은 '둥지'가 없음에도 '먹이'를 찾아 서울로 떠난다. 적은 일자리 수와 직종의 다양성 부재, 부족한 처우 등이 이유로 꼽힌다. 지역에 청년이 빠져나가면 지역경제 황폐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역에서 성장한 기업이 인재 유치를 위해 '탈대전'을 고려하고, 대기업들은 지역에 인재가 없다는 이유로 판교 이남으론 내려오지 않는다. 악순환이 반복되며 지역에 남고 싶은 청년은 '울며 겨자 먹기'로 서울행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중도일보는 세 편의 기획 시리즈를 통해 지역을 떠나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지역 청년 이탈을 막을 방안이 뭔지 알아본다. <편집자 주>



[기획-지역 인재 '탈대전 스톱(STOP)']

(중) 좋은 일자리는 수도권에? 지역 강소기업 '억울'



"여기 있는 학생 중 우리 회사 이름 들어보신 분 없겠지만, 현대차나 기아차 같은 대기업에서 우리 회사에서 만드는 볼트가 없으면 자동차를 못 만들어요."

5월 3일 한남대에서 열린 '목요일에 만난 기업 설명회'에 연사로 나선 지역 중견기업 '진합'에서 온 전병민 인사팀 부장 목소리엔 자부심이 가득했다. '목요일에 만난 기업 설명회'는 한남대가 2021년 대전상공회의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지역 우수기업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이날 설명회엔 지역에서 최소 20년 넘게 업력을 이어오며 수출의 탑, 대통령상, 우수기업 인증 등을 받은 건실한 중견기업이 참여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회사의 기술력과 매출액, 영업이익, 정부로부터 받은 각종 상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오봉혁 아이쓰리시스템 경영지원부장는 "우리 회사는 적외선센서 분야에서 세계 일곱 번째, 직접 방식 엑스레이 영상센서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할 정도로 기술력이 탄탄하다"며 "25년째 흑자를 내고 있으며, 우리 회사가 가진 기술은 군수·의료·우주 분야 등 확장 영역도 넓다"고 말했다.

KakaoTalk_20230504_145841046
3일 한남대에서 열린 '목요일에 만나는 설명회'에서 소개된 지역 강소기업. 사진=이유나기자.
지역 기업에 대한 인식 전환도 호소했다. 자신의 회사가 아닌데도, 지역 기업 로고를 PPT 화면에 띄웠다. 오 부장은 "수젠텍, 바이오니아, LX세미콘,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 등 인지도는 낮지만,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작지만 강한 기업이 지역에 많이 있다"며 "여러분은 지금 이 PPT 화면을 사진 찍고 기억해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대전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벤처기업 성장률이 높은 도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2년 벤처·스타트업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전의 벤처투자 규모는 3557억 원으로 서울, 경기에 이어 세 번째다. 고용도 지난해 867명이 늘어 고용증가 순위도 서울과 경기에 이어 세 번째다. 제1기 D-유니콘 기업은 2022년에 전년 대비 기업가치 2585억 원, 투자유치 91억 원, 매출액 450억 원, 고용인원 126명이 증가했다.

이날 학생들도 기업 설명회에 집중했다. 올해는 어떤 직무에서 사람을 뽑는지, 기업의 남는 인재는 어떤 지원자인지 질문도 이어졌다. 실제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지난해 2학기엔 지역 기업 15개사 참여했으며 한남대 3, 4학년생 총 348명이 수강했다. 당시 해당 프로그램 전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32점이었으며, 참여 기업에 만족한다는 학생들의 답변도 92%에 달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여한 이정민 한남대 회계학과 4학년 학생은 "지역에 있는 기업에 대해 새롭게 알게 돼서 시야가 넓어졌다"며 "무조건 대기업만 고집하기보단 지역에 있는 중견 기업 취업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 관계자는 지역 인재와 기업을 매칭하는 프로그램이 확대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병민 진합 인사팀 부장은 "해당 설명회를 통해 우리 기업을 알게 돼 지원했다는 지원자가 생길 정도로 기업 홍보 효과가 있다"며 "지역에도 우수한 기업이 많은데 모르는 경우가 많아 다른 대학에도 이런 설명회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유나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김해시, '김해맛집' 82곳 지정 확대...지역 외식산업 경쟁력 강화
  2. 환자 목부위 침 시술 한의사, 환자 척수손상 금고형 선고
  3. 인천 남동구 장승백이 전통시장 새단장 본격화
  4. 대전서 교통사고로 올해 54명 사망…전년대비 2배 증가 대책 추진
  5. 인문정신 속의 정치와 리더십
  1. 고등학생 70% "고교학점제 선택에 학원·컨설팅 필요"… 미이수학생 낙인 인식도
  2. 대학 라이즈 사업 초광역 개편 가능성에 지역대학 기대·우려 공존
  3. [홍석환의 3분 경영] 가을 비
  4. 대전·충남 우수 법관 13명 공통점은? '경청·존중·공정' 키워드 3개
  5. 충남도의회, 인재개발원·충남도립대 행정사무감사 "시대 변화 따른 공무원 교육·대학 운영 정상화" 촉구

헤드라인 뉴스


지난해 충청권 수험생 37명 ‘학폭 이력’에 대입 불합격

지난해 충청권 수험생 37명 ‘학폭 이력’에 대입 불합격

지난해 충청권 10개 대학이 수시 전형에서 학교폭력 이력을 평가에 반영해 37명이 불합격한 것으로 조사 됐다. 2026학년도 대입 전형이 이뤄지는 올해 전국 대학이 학폭 사항을 필수적으로 확인해 탈락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 된다. 18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년제 국·공립, 사립대학 61곳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내 학폭 처분 이력을 2025학년도 대입 전형 평가에 반영했다. 수시모집에서는 370명 중 272명(73.5%), 정시모집에서는 27명 중 26명(96.3%)..

대전시 국방·우주반도체 공급망 중심축 만든다
대전시 국방·우주반도체 공급망 중심축 만든다

K-방산 산업의 미래 경쟁력과 국가 안보를 위한 국방·우주반도체 개발 및 제조 생태계 구축에 대전시와 산학연이 뭉쳤다. 대전시와 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화시스템, 대전테크노파크는 18일 시청에서 '국방·우주반도체 국내 공급망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장우 대전시장, 이광형 KAIST 총장, 방승찬 ETRI 원장, 손재일 한화시스템㈜ 대표, 김우연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국방·우주반도체 개발 및 제조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협약 기관들은..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 성황리 마무리… `풋살 기량 뽐냈다`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 성황리 마무리… '풋살 기량 뽐냈다'

'2025 청양군수배 풋살 최강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1월 15~16일 이틀간 충남 청양공설운동장에는 선수들을 향한 환호와 응원으로 떠들썩했고, 전국에서 모인 풋살 동호인들은 신선한 가을 하늘 아래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맘껏 뽐냈다. 중도일보와 청양군체육회가 공동으로 주최·주관하고, 청양군과 청양군의회가 후원한 이번 대회엔 대전,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 4개 시도를 비롯해 서울, 경기, 대구, 경북, 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 선수들과 가족, 지인, 연인 등 2500여 명이 참여해 대회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서 ‘찰칵’

  •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추위와 독감 환자 급증에 다시 등장한 마스크

  •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계절의 색 뽐내는 도심

  •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 교통사망사고 제로 대전 선포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