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개원 53년' 조강희 충남대병원장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 준비할 것"

[중도초대석] 충남대병원 조강희 병원장
1972년 이래 입원 31배·응급실 환자 6.5배
법인전환 후 의생명연구센터 등 혁신 가속
작년 대비 수술 27% ↑ 의정갈등 극복중
조강희 "노후되는 병원에서 현대화 늦출 수 없어"

  • 승인 2025-06-30 17:33
  • 신문게재 2025-07-01 9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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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희 충남대병원장이 개원 53주년을 맞아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에서 공공의료와 임상교육을 주제로 중도일보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지역사회와 맺은 두 가지 약속이 있었다. 도민의 공공진료를 담당하고 의대생들에 필요한 임상연구를 제공해 환자를 돌볼 의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대전을 포함한 충남도민은 뇌염과 콜레라, 장염에도 의사를 만날 수 없고 약을 구할 수 없어 가족을 잃는 열악한 보건환경이 부속병원 개원을 계기로 개선되길 바라고 있었다. 충남도가 영세민을 위해 운영한 도립대전의원을 충남대에 무상으로 양여하는 결단을 그래서 내릴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충남대병원이 2025년 7월 1일 개원 53주년을 맞았다. 조강희 충남대병원장을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에서 만나 '공공진료'와 '임상연구' 두 가지 약속에 관해 대화했다. <편집자 주>

-1972년 7월 1일 충남대 의과대 부속병원에서 시작한 충남대병원이 진료과목은 대략 2배, 병상은 9배가량 성장했는데, 그간 병원이 걸어온 길은?



▲충남대병원 뿌리는 1928년 충남지역 최초의 근대의학 공공의료기관인 도립대전의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립대전의원은 1951년 충청남도립대전의원으로 이어져 1966년 종합병원을 신축하고 7개 과에 69개 병상의 충남도립의료원으로 승격했다. 1972년 7월 1일 당시 충남도로부터 도립의료원을 이양받아 200병상 규모의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이 중부권 최초의 교육병원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1984년에는 지금의 위치로 신축 이전했으며 1988년 충남대학교병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개원 당시 132개 병상에서 지금은 1237개 병상으로 9배, 환자 수술 건수는 1986년 이래 5.8배, 입원환자는 1972년 이래 31배 증가했다.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972년 6920명에서 2023년 4만5083명으로 6.5배 늘었고, 일반 환자 중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는 외래환자는 개원 이래 34배 증가하면서 대전과 충남을 대표하는 거점국립대 병원으로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충남대학교병원 의료 통계 (1)_1
충남대병원 1972년 개원 당시보다 2024년 진료과가 2배 증가했다.
-1995년 법인으로 전환됨으로써 종전에 대학교 부속시설로 운영되던 것에서 독립된 이사회가 책임 경영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1995년 법인전환을 통해 본연의 책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운영의 자율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을 강화했다. 1996년 중부권 최초로 일일수술센터를 개설해 만성적인 병실 부족 현상을 완화하고 진료비 부담을 경감하고, 1999년에는 어르신의 눈건강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치료하는 노안센터를 아시아 최초로 개설했다. 2001년에는 대전·충청권역응급의료센터를 개소해 시민들이 응급상황에서 신속하고 적절한 응급의료를 제공할 환경을 마련하고, 2013년에는 900억 원을 투입해 국내 최초의 대규모 재활센터와 류마티스 및 퇴행성 관절염센터를 개설한 바 있다. 2016년 의생명융합연구센터를 개소해 연구중심병원으로 도약한 것이나 2021년 국립대병원 최초로 '창의혁신센터'를 개설, 공공의료를 활성화하기 위해 2023년에 개원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의 위탁 운영을 맡은 것은 우리 병원이 이사회를 통해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책임경영으로 이룬 성과다.

-공공임상교수 운영 현황과 효과 그리고 대전충남을 아우르는 공공부문의 역할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저희 본원은 대전 중구에 위치하면서 대전과 충남, 세종 지역 전역을 아우르며 공공의료를 선도하고 때로는 뒷받침하는 역할 수행하고 있다. 공공부문 내 10개 전문 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에서 치료가 어려운 중증 응급환자 및 고위험 질환 환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립대병원 공공임상교수제 시범사업을 통해 공주·서산·천안 등 공공의료원에 전문의 6명을 파견함으로써 주민들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내 의료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최고 수준의 전문성을 갖춘 진료 역량과 함께 최근에는 최고 수준의 임상교육 시설도 갖추었고, 이를 지역 보건·의료 인력의 재교육과 임상실습 공간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2024년 개소한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전용 신축 건물에 센터를 개소한 것으로 다양한 임상 사례를 실습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이 치료와 수술에서뿐만 아니라 교육이라는 측면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충남대학교병원 의료 통계 (1)_1
충남대병원이 1986년 이래 2023년까지 수술건수가 5.8배 증가했다.
-작년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정책에서 시작된 의정갈등으로 전공의가 사직하는 등의 어려움이 많았으나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

▲의정갈등이 시작된 2024년 3월부터 5월까지 석 달간 입원 환자 수는 5만7972명과 수술은 3462건이었는데 올해 3~5월 같은 기간 입원환자는 6만4061명 그리고 수술은 4275건으로 의정갈등 초기 대비 입원환자는 11%, 수술 건수는 24% 상승했다. 암 환자의 경우 실제 내원 환자 수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 암 환자 외래는 1만7788명 입원은 2343명이었고, 수술은 996건이다.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암 환자 외래는 1만9075명, 입원은 3088명, 수술은 1264건으로 각각 7%, 32%, 27% 진료량이 증가했다. 전공의가 크게 부족한 상황은 작년 의정갈등 초기와 지금에 차이가 없지만, 교수들이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고 있고 암 환자 같은 중증질환자는 지역 완결적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병원에서 더욱 노력하고 있다.

-원장으로 취임한 직후 직원들의 파업 위기를 겪었으나 합의에 이르렀고, 의정갈등 때도 병원 구성원들의 묵묵한 희생이 있었는데?

▲취임 직후 2023년 20년 만에 노사 분규가 발생해 노사 양측의 끊임없는 소통과 우리 병원이 마주한 현실에 대한 이해를 통해 조기에 파업을 종료할 수 있었다. 2024년에는 의정갈등 속에서도 노사가 합심해 경영상 희망휴직, 무급휴가, 연차촉진제 등 노사가 함께 현재 직면한 위기를 헤쳐갈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실행에 옮겼다. 우리 병원이 환자들의 곁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위기 상황에서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켜준 직원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으로 지난해에는 개원 기념식도 개최하지 않았는데 올해는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병원이 흑자를 계속 내면 직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직무와 성과 중심의 평가와 환류방식을 찾고 있다.

-지난해 본원 경영이 흑자로 전환돼 다행이면서, 세종충남대병원과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서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데 이에 대한 대책은.

▲충남대병원 본원은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임직원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과 함께 정부 및 대전시의 관심과 지원이 더해져 흑자 전환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세종충남대병원과 공공어린이재활병원처럼 공공성을 핵심가치로 둔 병원들은 특성상 단기간 내 수익 기반을 갖추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이 있다. 세종충남대병원의 경우 개원 이후 진료 기반을 점진적으로 확충해 작년 적자 규모도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그러나 대규모 건립비에 따른 차입금 상환을 계속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 정착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역시 소아재활, 소아치과, 소아청소년과 등 수익성과 무관하게 필수의료를 제공하며, 소아재활의 특성상 고비용 저수익 구조로 인한 현실적인 운영비 부담이 존재한다. 이러한 기관들은 수익성보다는 공공의료 분야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경영 효율로는 평가할 수 없는 공공의료기관의 핵심 책무로써 계속 지켜가겠다.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병원 내부의 자구 노력뿐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의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지원과 정책적 협력이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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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병원이 지난해 개설한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에서 운영 중인 임상교육 프로그램. (사진=중도일보DB)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가 문을 열어 교육중심병원으로 모습을 갖췄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것들이 필요한가.

▲지난해 12월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를 개설하고 지역 보건과 의료분야 종사자를 대상으로 임상교육을 하고 있다. 지역 의과대학이 5곳이 있고 간호대학은 10곳 이상으로 연간 2000명 정도가 보건의료인으로 교육을 받아 양성되고 있다. 학생들뿐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도 이곳에서 재교육받거나 술기를 고도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가 충남대병원에 있지만 저희 학생만을 위한 시설은 아니고 대전 세종 충남의 모든 의료인과 의료 보건계열 학생들을 교육해야 할 의무도 있다. 임상교육 시설을 고도화하기 위해 벤처 기업과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 임상 실습 장비를 3~4년 단위로 최신으로 교체하고, 교육인력을 지속 유지하려면 센터 연간 운영비가 최소한 10억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가 지역사회에 훈련된 의료인을 양성하고, 재교육을 전문화함으로써 건강을 지켜갈 수 있도록 독지가의 후원을 찾고 투자할 기업을 찾고 있다.

-새 병원 필요성이 제기되고 암환자를 위한 전문화된 시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한 비전이 있다면.

▲본원은 '암 중심의 현대화 병원'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현대화사업은 단순한 건물 신축을 넘어, 암·중증질환 중심의 특화 진료체계와 최첨단 치료 인프라, 융합형 연구·교육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미래형 병원을 조성하려고 한다. 암종별 특화센터, 세포치료센터, 장기이식센터, 방사선종양치료센터, 로봇수술센터 등 고난도 진료 분야에 집중한 진료동선을 구성하고, AI·로봇·정밀의료 기반의 첨단 의료기술 도입을 통해 진단과 치료의 질을 혁신하고자 한다. 저희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새 병원 건립방안을 분석해보니 총투자비가 많게는 8200억 원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었는데, 공공투자 개념에서 효용을 따지는 경제성(B/C)분석을 해보니 1.21점으로 투자 대비 경제성이 확보된다는 결론을 확인했다. 현재 병원은 이러한 방향성 아래 현대화사업의 구체적 실행을 위한 제반 계획을 수립 중이며, 정부와 대전시,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추진 동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제가 원장으로 있는 동안 병원 경영에 흑자 구조를 만들어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새 병원에 대한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지역 내에서 고난도 진료가 완결될 수 있는 의료체계를 준비하는데 소홀하거나 시간을 늦출 수 없다.
대담=고미선 사회과학부장·정리=임병안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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