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부동산문제해결, 균형성장을 위한 국민자본 재설계전략이 필요하다

  • 사람들
  • 뉴스

[독자칼럼]부동산문제해결, 균형성장을 위한 국민자본 재설계전략이 필요하다

황태규(우석대 미래융합대학장)

  • 승인 2026-02-02 16:21
  • 수정 2026-02-02 22:48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다운로드
황태규(우석대 미래융합대학장)
지금의 부동산 문제는 단순한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자본이 어디에 머물고 어디로 흐르느냐의 문제다. 자본이 산업과 기술이 아니라 토지와 주택에 과도하게 묶일 때 경제의 역동성은 떨어지고, 지역 격차는 더 벌어진다. 수도권 집값은 오르지만 지방의 일자리와 상권은 약해지는 현실은 왜곡된 자본 흐름이 만들어낸 구조적 결과다. 따라서 부동산 문제는 주거 정책을 넘어 국민 자본의 흐름을 다시 설계하는 국가 전략의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

한국의 주택시장은 오랫동안 하나의 거대한 투자 시장처럼 작동해 왔다. 정보 접근이 쉽고 가격 변동이 빠르게 공유되며 대출 레버리지까지 가능해지면서 주택은 생활공간을 넘어 자산 증식 수단이 됐다. 이런 구조에서는 규제를 강화해도 자본이 머물 다른 공간이 없으면 다시 부동산으로 되돌아온다. 핵심은 억제가 아니라 대체다. 자본이 안심하고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은 의미 있는 변화다. 그러나 특정 산업 중심의 상승세가 꺾이면 자금이 다시 부동산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 단기적 증시 활황만으로는 구조적 자금 이동을 고착화하기 어렵다. 자본이 장기적으로 머물 수 있는 다층적 시장 구조가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축이 바로 '대체투자시장'이다. 대체투자는 상장주식이나 채권처럼 전통적 금융자산이 아닌 실물·권리·수익기반 자산에 투자하는 시장을 뜻한다. 미술품, 콘텐츠 저작권 수익, 인프라 운영권, 지식재산권, 신재생에너지 설비, 물류시설, 데이터센터 같은 자산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면 투자 대상이 다양해지고 자본은 특정 자산에 몰리지 않게 된다.

문제는 아직 제도적 기반이 충분히 정교하지 않다는 점이다. 자산 가치 평가 기준이 불명확하거나 권리 구조가 복잡하면 투기와 불신이 커진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규제 완화만이 아니라 신뢰 설계다. 자산 평가 기준의 표준화, 권리 관계의 명확화, 정보 공개 의무 강화, 이해상충 방지 장치, 투자자 보호 체계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다. 이렇게 제도권 안에서 투명성이 확보될 때 대체투자시장은 투기장이 아니라 새로운 자본 흡수 시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이는 부동산 가격을 억지로 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자본이 자연스럽게 분산되는 구조를 만드는 전략이다.

그리고 이 대체투자시장을 균형발전 전략과 결합하는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관련 제도의 선행 시행과 합리적 규제 완화를 수도권이 아니라 지역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즉 새로운 대체투자시장은 '지역 우선 시장'으로 설계하는 접근이다. 지역의 문화자산, 관광시설, 재생사업, 산업단지 인프라, 에너지 프로젝트 등을 기초 자산으로 금융상품화하면 자본은 지역 프로젝트와 직접 연결된다. 이는 지역을 소비와 지원의 대상이 아니라 투자와 수익이 발생하는 공간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된다.

이와 함께 지역 성장기업을 위한 전용 주식시장까지 연계된다면 효과는 더욱 커진다. 자본이 수도권 부동산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지역 기업과 자산으로 흘러가는 통로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는 금융정책이면서 동시에 국토 전략이며, 자본 흐름을 통해 공간 구조를 재편하는 균형발전 정책이다.

결국 부동산 안정의 해법은 규제의 강도가 아니라 자본의 목적지를 바꾸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새로운 목적지를 지역에서부터 설계할 때, 부동산 문제 해결과 균형발전은 하나의 전략 안에서 만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시장 관리가 아니라 균형을 위한 국민자본 재설계다.

황태규(우석대 미래융합대학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국회 세종의사당 1191억원 대전 트램 2043억원 반영
  2. [충남대, 서울대 10개 국가대표로] 교육-연구-산업 연결 'NEXUS' 들여다보니
  3. 정부 R&D 예산 첫 39조 돌파…출연연 예산도 19% 증액
  4. 세종시, 27년 정부 예산안에 1.83조 반영… 미완의 과제는
  5. 경찰청장 대규모 전보 인사… 충청권 충남 이서영·충북 박종섭 임명
  1. 대전 국비 반영 '역대 최대'에도…어린이재활병원·중수청 등 확보 노력 절실
  2. 검찰청 폐지까지 한달… 출범 초기 수사인력 확보 변수 떠올라
  3. 자동차와 예당호가 만난다
  4. [르포] 신호에 쫓기는 노인들…전통시장 횡단보도 ‘아슬아슬’
  5. 충청권 첫 '국비 30조 시대' 열었다…핵심 현안 추진 탄력

헤드라인 뉴스


`법무부·성평등부` 2027년 정부세종청사 이전 본궤도

'법무부·성평등부' 2027년 정부세종청사 이전 본궤도

수년간 미뤄진 법무부(과천)와 성평등가족부(서울)의 세종시 이전이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한다. 이로써 2019년 행정안전부,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로 멈춰선 '중앙행정기관의 집적화'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 또 '업무 효율성 극대화'와 '국가 정책 품질 강화'란 기대 효과를 가져오는 한편, 2029년 대통령 세종 집무실과 2033년 국회 세종의사당까지 명실상부한 행정수도의 면모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방침에 따라 외교부와 국방부, 통일부는 상징 수도 서울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2025년 12월..

보금자리론 인기 시들… 5%대까지 높아지자 매력 잃었나
보금자리론 인기 시들… 5%대까지 높아지자 매력 잃었나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주목받았던 저금리 정책자금인 보금자리론의 인기가 식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금리가 다섯 차례 연속으로 인상되며 고정금리가 5%대까지 빠르게 상승한 데다, 시중은행 변동금리 하단보다도 높아지면서 매력을 잃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26년 7월 기준 보금자리론 신규 판매액은 1조 6127억원으로, 6월(2조 1623억원)보다 25.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5년 6월 1조 5174억원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보금자리론이란, 보금자리론은 주택금융공사가..

정부 중앙행정기관 지방 이전 계획 발표 앞두고 충청권 촉각
정부 중앙행정기관 지방 이전 계획 발표 앞두고 충청권 촉각

정부가 3일 중앙행정기관 지방 이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청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내건 '행정수도 완성'과 지방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의 밑그림을 공식적으로 처음 제시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2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방안'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기자회견에는 한성숙 국무총리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토교통부 장관, 재정경제부 2차관 등 관계부처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중앙행정기관 이전은 행정안전..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추석 앞두고 벌초 한창인 국립대전현충원 추석 앞두고 벌초 한창인 국립대전현충원

  •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집중하는 수험생들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집중하는 수험생들

  • 대전신세계 개점 5주년…베어 벌룬과 ‘찰칵’ 대전신세계 개점 5주년…베어 벌룬과 ‘찰칵’

  • 물폭탄에 잠긴 교량 차지한 오리 물폭탄에 잠긴 교량 차지한 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