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귀향·동주 vs 막강 외화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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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귀향·동주 vs 막강 외화의 대결

금주 개봉 '룸'·'13시간' 등 박스오피스 선두 노릴수 있을까

  • 승인 2016-03-03 14:41
  • 신문게재 2016-03-04 12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시네마, 핫클릭!]

박스오피스에 반가운 역주행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번주 극장가 예매율 1위는 '귀향'이다. 14년을 기다린 그 영화를 보기 위한 발걸음이 극장가로 향하고 있다. 3일 오전 현재 예매율 37.6%에 누적관객수 180여명을 기록했다. 여기저기서 리뷰가 쏟아져 나오며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귀향'의 극장가 점령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동주 시인의 이야기를 담은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도 꾸준히 박스오피스를 지키고 있다. 같은 날 개봉한 '좋아해 줘'가 사실상 하향세를 타고 있는 반면 영화 '귀향'과 과거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영화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 '동주'의 현재 누적관객수는 77만명이다. 5억이라는 소규모 예산이 투입된 이 영화는 일찍이 손익분기점을 넘겼으며 '웰 메이드' 영화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예매순위에는 '주토피아'와 '데드풀'이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영화 '검사외전'은 누적관객수 95만으로 1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주 극장가에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걸린 가운데 특히 외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브리 라슨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영화 '룸'이 개봉한다. 감금된 채로 아이를 낳은 어린 엄마와 아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집트제국에서의 모험을 그린 '갓 오브 이집트'와 리비아 벵가지에서 발생한 911테러를 배경으로 구출작전을 그린 '13시간'도 개봉했다.

한국영화 개봉작도 특색 넘치는 작품이다. 영화 '검은사제들'에서 열연한 배우 박소담과 김태훈이 출연한 '설행 눈길을 걷다'와 이지아 김민준의 미스터리 스릴러 '무수단'이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진짜' 세상을 향한 모자의 처절한 탈출

●룸=17살 소녀 조이는 한 남자에게 납치돼 7년 동안 작은 방에 갇히게 된다. 가로x세로 3.5m 남짓한 감옥 같은 작은 방에서의 7년 동안 조이는 아들 '잭'을 낳고 엄마가 된다. 모자는 작은 방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지옥과 같은 나날을 버틴다. 잭의 다섯 번째 생일날, 조이는 잭을 더 이상 좁은 방안에 가둔 채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해 진짜 세상으로의 탈출을 시도한다. 조이와 잭은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하지만 진짜 좁은 방에서 감금됐던 과거 때문에 다시 '방안'에 갇힐 위기에 처한다. 진짜 세상을 향한 모자의 탈출을 그렸다.

영화 '프랭크'의 감각적인 연출로 아카데미의 선택을 받은 감독 레니 에이브러햄슨이 '킹스 스피치'의 촬영 감독 대니 코헨과 손을 잡았다.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은 원작 소설 '룸'의 영화화 소식이 알려짐과 동시에 작가 엠마 도노휴에게 원작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연출 방향 등의 내용이 담긴 10장에 달하는 편지를 보내는 열정을 드려냈다. 감독의 열의와 확고한 연출 세계에 신뢰를 갖게 된 작가는 러브콜을 보낸 수많은 감독 중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의 손을 들어주었다. 2008년 오스트리아의 요제프 프리츨 사건을 바탕으로 실화 모티브에 대해 직접적인 이야기를 하는 원작과 달리 영화는 엄마 '조이'와 아들 '잭'의 섬세한 감정 묘사를 통해 사건을 전달한다. 강렬한 영상과 흐름의 자연스러움으로 이야기 속의 본질적인 질문을 살려낸 영화는 원작과는 또 다른 감동을 전한다.

촬영 감독 대니 코헨은 '잭'이 아는 세상의 전부인 작은 방을 현실감 있게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작은 방의 특성상 카메라 렌즈를 넣은 방법을 찾기 위해 세트를 나누어 촬영했다. 특히 캐릭터의 특성에 맞게 촬영 기법을 바꾼 것도 유명한데, 대표적인 장면이 잭의 활기찬 느낌을 살리고자 카메라를 손으로 들고 촬영하는 핸드헬드 기법을 이용했다. 레니 에이브러햄슨 감독은 '잭'의 배우로 상상력이 풍부하고 의지가 강한 배우를 찾고자 노력했다. 총 6개월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제이콥 트렘블레이를 발견하게 된다. 감독은 “수 많은 오디션을 거치며 지쳐있던 중 제이콥 트렘블레이가 들어왔을 때, 잭 팟을 터뜨린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리비아 테러' 민간특수용병 6인의 구출작전

●13시간=2001년 9·11 테러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11년 후인 2012년 9월 11일 리비아에서 끔찍한 테러가 발생한다. 벵가지 소재 미국 영사관에 총기와 수류탄을 든 수십명의 무장 괴한이 침입했다. 비밀리에 작전을 수행하던 CIA를 보호하기 위해 파견된 민간 특수 용병 6명은 살아있는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작전에 나선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13시간. 긴박함 속에서 목숨을 건 구출 작전이 전개된다.

영화 '13시간'은 2012년 리비아 벵가지를 습격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당시 독재자 카다피가 축출되고 이슬람 무장단체가 리비아 주재 미국 영사관을 테러했다. 이 사건으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미 대사를 비롯해 4명이 희생당했다. 감독 '마이클 베이'는 이같은 사건을 영화로 제작하며 “군인이 아닌 민간 업체 소속이었고, 누구로부터의 명령도 받지 않았으며 모두 가족이 있었다.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사람들을 구하기로 결심했다. 스스로를 희생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 것이 우리가 그들에게 존경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고, 영화를 만든 이유”라고 밝혔다.

감독은 영화를 최대한 사실과 가깝게 연출하려 했다. 특히 민간 특수 용병의 용기와 정의감을 표현하기 위해 캐스팅에 많은 고심을 기울였다. 감독은 고민 끝에 얼굴이 많이 알려진 배우보다 그렇지 않은 배우를 캐스팅해 색을 입혔다. 실제로 배역을 맡은 배우들은 실존인물들과 교류를 통해 캐릭터를 밀도있게 표현해냈다. 또한 리비아 벵가지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인공 위성 사진을 이용해 실제와 최대한 가깝게 연출했다. 테러 현장을 그린 만큼 폭파 장면에도 공을 들였다.


비무장지대 파헤치는 미스터리 스릴러

●무수단=휴전선으로부터 남과 북이 각각 2km씩 떨어진 비무장지대에서 원인불명의 실종사건과 사망사건이 연달아 발생한다. 특전대 엘리트 출신 조진호 대위와 생화학 주특기 장교 신유화 중위 등을 필두로 한 최정예 특임대가 구성된다. 이들은 24시간 내에 비무장지대에서 벌어진 사고의 실체를 파악해 오라는 명령을 받는다. 현장에 도착한 이들을 기다리는 건 지도에도 없는 늪지대와 기록이 폐기된 벙커 따위다. 대원들은 심상치 않은 흔적들을 발견하고 하나씩 이상한 징후를 감지하기 시작한다.

새해 첫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무수단'은 구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드라마 '태왕사신기', '아테나 전쟁의 여신' 등에 출연한 배우 이지아와 묵직한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김민준이 주연을 맡았다. 특임대원으로 배우 도지한, 김동영, 오종혁, 박유환도 함께한다.

영화 장르의 특성상 미스터리한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촬영은 대부분 숲 속에서 진행됐다. 영화는 기상청 관측 이후 온도가 가장 높았던 지난해 여름에 촬영됐다. 비무장지대와 흡사한 숲에서 배우와 스텝들은 더위와의 사투를 벌였다. 해충과의 전투는 덤이었다. 촬영 중 배우 이지아는 실신을 하기도 했다. 이같은 배우와 제작진의 열연이 기대를 모은다.


알코올 중독자와 수녀의 특별한 교감

●설행-눈길을 걷다=추운 겨울 날, 정우는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수녀들이 운영하는 산 중의 요양원 '테레사의 집'을 찾아간다. 그는 요양원의 수녀 마리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친분을 쌓는다. 정우는 그녀와의 교감을 통해 금주를 하며 나타난 섬망증의 고통을 치유하고 알코올 중독을 극복하는 듯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정우는 요양원에서 만난 포수의 술을 노리고 그를 따라 사냥에 동참했다가 폭설을 만나 산 속에 고립되게 된다.

영화 '설행-눈길을 걷다'는 알코올 중독으로 고통을 받는 정우가 마리아를 통해 극복하고 치유되는 이야기다. 감독 김희정은 따뜻한 시선으로 정우를 세밀하게 표현한다. 특히 정우의 섬망 증세를 연출할 때 김희정 감독의 환상같은 묘사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하얀 눈밭을 울며 걸어가는 남자를 (영상에) 붙잡았다”는 감독의 말처럼, 영화는 정우의 고통과 눈물 그리고 치유의 과정을 담았다. 정우와 마리아의 특별한 교감을 통한 치유의 과정이 영화 속에서 아름답게 표현된다.

신비롭게 그려지는 수녀 '마리아'는 영화 '검은 사제들'로 주목받는 신예 박소담이 연기했다. 정우를 치유하는 모습 이면에 숨겨져 있는 상처받은 마리아의 모습을 연기한 박소담은 영화를 접하는 이들에게 신비롭고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진정성 넘치는 박소담의 연기와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김태훈의 연기도 영화에 큰 힘을 보탠다. 영화는 제작 전 전주국제영화제의 장편영화 지원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2015'에 선정됐으며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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