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이제니 시인 낭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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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이제니 시인 낭독회

지난달 대전서 독자들과 만나 작가의 내면과 작품세계 공유

  • 승인 2016-07-07 19:20
  • 신문게재 2016-07-08 11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자기와 닮은 시(詩)로 세상과 대화하는 이제니 시인이 대전을 찾았다. 지난달 29일 중구 대흥동 커피맨션문장에서 열린 시인의 낭독회에는 40여명에 가까운 독자들이 자리를 채웠다.

대전 방문이 처음인 시인은 “좋아하고 아끼는 손미 시인과 늘 배우는 박진성 시인이 초대해줘서 고맙게 왔다”며 “요즘은 일 때문에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 시인은 “시집을 두 권 낸 현재 지치는 상황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궁지에 몰린 것 같다”며 “어떻게 쓸지 고민하면서 시집 한 권 분량의 시를 썼는데 내년쯤 출간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낭독시집은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를 모르고'(문학과지성사)로 지난 2014년 나온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첫 번째 시 낭독은 세종시에서 온 40대 독자 구민경(여)씨가 '잔디는 유일해진다'를 읽었다.

사회를 맡은 박진성 시인은 “특정 단어와 문장이 반복되는 건데 어색하지 않게 잘 쓰는 건 독보적”이라며 “반복에서 위로의 느낌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 시인은 “반복하는 건 말투 자체이기도 하다. 같은 단어를 반복했을 때 우리가 알던 뉘앙스에서 벗어나 새로운 단어가 되기도 하는데 순간의 언어를 붙이는 느낌이 있다”며 “주문을 걸 듯 단어의 뜻을 벗어나 소리의 결을 따라가며 시를 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인이 '나선의 감각-역양'을 낭독했다. 6장 반이 넘는 긴 분량의 시를 느린 속도로 읽어 내려갔다. 낭독 후 시인은 “'역양'이란 단어는 사전에 없는 단어인데 문득 머릿속에 그 단어가 떠올라 쓴 시”라며 “희박하지만 문장이 나선 모양으로 흘러가면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선의 감각 시리즈를 한 번에 다 읽어도 되고 각 편씩 읽어도 되는데 그러다 다시 첫 번째 시를 읽으면 이어지는 게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생명과 에너지를 본성 그대로 드러낸다는 점이 나선과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속해 독자들이 '수풀로 이파리로'와 '달과 돌'을 낭독한 데 이어 다시 이 시인이 '나선의 감각-음'을 읽었다.

이날 강혁 갤러리 일리아 대표는 이 시인의 시를 읽고 떠오른 자신의 작품 두 점을 시인에게 선물했다.

이 시인은 이날 독자들을 위한 미니 콘서트도 열었다. 직접 만든 자작곡과 시에 가락을 붙인 곡 등 총 3곡을 기타 연주와 함께 들려줬다. 또 정성이 담긴 애장품을 증정했다.

한편 이날 열린 낭독회는 지역의 젊은 시인들이 만든 자리로 앞서 김소연, 황인찬, 이이체, 송재학 시인이 참여했다. 오는 9월에는 나희덕 시인이 함께한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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