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조선민중 아이돌 같은 존재”

  • 문화
  • 영화/비디오

“덕혜옹주, 조선민중 아이돌 같은 존재”

허진호 감독 '관객과의 대화' 원작의 섬세함 해치지 않으려 노력

  • 승인 2016-08-02 17:03
  • 신문게재 2016-08-03 13면
“조선 민중들의 아이돌 같은 존재였던 덕혜옹주가 비록 힘든 삶을 살았지만, 끝까지 그녀를 지키고 소중히 여겼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위안이 됐으면 한다.”

3일 개봉하는 영화 '덕혜옹주'로 4년 만에 복귀전을 치르는 허진호 감독이 지난 1일 열린 관객과의 대화 현장에서 전한 말이다.

전작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으로 섬세한 감수성을 선보였던 허진호 감독이 연출한 '덕혜옹주'는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로 널리 알려진데다, 배우 손예진과 박해일이 주연을 맡았다는 점에서 기대작으로 꼽혀 왔다.

고종황제가 환갑을 맞은 1912년 5월, 일제에 주권을 잃어버린 조선의 덕수궁에서 여자 아이 울음 소리가 들렸다. 이 아이가 바로 고종이 뒤늦게 양귀인으로부터 얻은 고명 딸 덕혜옹주다.

고종은 그녀를 위해 덕수궁 준명당에 다른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유치원을 만들었고, 심지어는 덕수궁 내 처소인 함녕전으로 덕혜옹주를 데려가기도 했다. 이렇듯 덕혜옹주는 쓸쓸한 말년을 보내던 고종황제에게 한 줄기 삶의 낙이 됐고, 그녀는 잠시나마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1919년 고종황제 승하 뒤 그녀의 운명은 완전히 뒤바뀐다. 조선 황실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노력했던 일제는 그녀를 강제로 일본에 유학 보냈고, 1931년에는 일본의 백작인 소 다케유키와의 정략 결혼까지 시켰다.

이후 덕혜옹주는 조현병에 걸려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남편과는 합의 이혼했으며, 딸 정혜를 잃었다. 그녀는 1945년 해방 이후에는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했으나 왕조가 부활하는 것을 두려워했던 이승만 정부에 막혀 입국하지 못했다. 결국 그녀가 다시 대한민국의 땅을 밟은 것은 1962년으로, 이후 낙선재로 거처를 옮겨 살다가 1989년 생을 마감한다.

동명 원작 소설은 덕혜옹주의 일대기를 다루며 결혼 생활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반면 영화에서는 일본에서 있었던 독립군들의 왕족 상해 망명 시도 등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영화적 사건들을 가미해 재미를 더했다.

허 감독은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서 “손예진 씨에게 시나리오를 보내고 많이 긴장했다”며 “보통 감독이 배우를 선택한다고 생각하시지만, 사실은 배우가 감독을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손예진은 “시나리오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며 “허진호 감독이 연출하는 '덕혜옹주'라는 것 자체에 대한 기대가 컸다”고 화답했다. 이어 “영화 관람 후 전해지는 깊은 울림을 오래 간직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박해일은 극중 덕혜옹주를 지키는 독립운동가 김장한 역을 맡았다. 그는 “장한 캐릭터는 실존인물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했다”며 “서사를 이끌고 가는 캐릭터여서 더더욱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고 말했다.

허진호 감독은 “비운의 인물이 살아간 삶이고, 덕혜옹주와 그녀가 살아간 시대에 대한 고증이 굉장히 중요한 작품이었다”며 “원작 자체가 워낙 섬세한 작품이기 때문에 그 감정선을 해치고 싶지 않았다. 영화적인 스토리 라인과의 조화를 위해 많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노컷뉴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날씨]대전·충남 1~5㎝ 적설 예상…계룡에 대설주의보
  2. 건양어린이집 원아들, 환우를 위한 힐링음악회
  3. 세종시체육회 '1처 2부 5팀' 조직개편...2026년 혁신 예고
  4. 코레일, 북극항로 개척... 물류망 구축 나서
  5. 대전 신탄진농협,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행사 진행
  1.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2. [교단만필] 잊지 못할 작은 천사들의 하모니
  3. 충남 김, 글로벌 경쟁력 높인다
  4. 세종시 체육인의 밤, 2026년 작지만 강한 도약 나선다
  5.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경력을 포기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우수기업이 보여준 변화

헤드라인 뉴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이 대통령 임기 내 쓸 수 있나

대통령 세종 집무실 완공 시기가 2030년에도 빠듯한 일정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같은 해 6월까지도 쉽지 않아 사실상 '청와대→세종 집무실' 시대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세종 집무실의 조속한 완공부터 '행정수도 완성' 공약을 했고, 이를 국정의 핵심 과제로도 채택한 바 있다. 이 같은 건립 현주소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어진동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가진 2026년 행복청의 업무계획 보고회 과정에서 확인됐다. 강주엽 행복청장이 이날 내놓은 업무보고안..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세종시의원 2명 확대...본격 논의 단계 오르나

'지역구 18명+비례 2명'인 세종특별자치시 의원정수는 적정한가.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19+3' 안으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수 증가와 행정수도 위상을 갖춰가고 있으나 의원정수는 2022년 지방선거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서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16+2'로 적용했다. 이는 세종시특별법 제19조에 적용돼 있고, 정수 확대는 법안 개정을 통해 가능하다. 12일 세종시의회를 통해 받은 자료를 보면, 명분은 의원 1인당 인구수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인구수는 2018년 29만 4309명, 2022년..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푸르게'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수상 4개 기관 '한뜻'

금강을 맑고 푸르게 지키는 일에 앞장선 시민과 단체, 기관을 찾아 시상하는 제22회 금강환경대상에서 환경과 시민안전을 새롭게 접목한 지자체부터 저온 플라즈마를 활용한 대청호 녹조 제거 신기술을 선보인 공공기관이 수상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과 중도일보가 공동주최한 '제22회 금강환경대상' 시상식이 11일 오후 2시 중도일보 4층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영돈 중도일보 사장과 신동인 금강유역환경청 유역관리국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명렬 천안시 농업환경국장 등 수상 기관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병원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트램 2호선 공사현장 방문한 이장우 대전시장

  •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자전거 안장 젖지 않게’

  •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 ‘병오년(丙午年) 달력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