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20강 가화만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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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현의 재미있는 고사성어] 제20강 가화만사성

장상현/ 인문학 교수

  • 승인 2020-05-26 16:33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제20강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 집안이 화목(和睦)하면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家(집 가) 和(화할 화) 萬(일만 만 / 수의 많음을 나타냄) 事(일 사) 成(이룰 성)

이는 명심보감(明心寶鑑)치가(治家)편에서 볼 수 있다.

어느덧 5월도 마지막 주가 되었다. 가정의 달이라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을 지나면서 충분히 가정에 대한 중요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 날들은 결국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위한 각각의 디딤돌쯤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충청도 어느 한가하고 평화로운 마을에 한 나이 어린 색시가 시집 온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하루는 밥을 짓다 말고 부엌에서 울고 있었다.

우연히 부엌을 지나 이 광경을 본 남편이 이유를 물으니 밥을 태웠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남편은 "오늘 내가 바빠서 물을 조금밖에 길어오지 못했더니 물이 부족해서 밥이 탔다며 이것은 자기의 잘못"이라 하면서 위로 하였다. 이 말을 들은 부인은 울음을 그치기는커녕 남편의 말에 감격하여 더 눈물을 쏟았다.

이 때 그 앞을 지나가던 시아버지가 이 광경을 보고 이유를 물었다. 아들이 사정을 이야기하자 시아버지는 "내가 이제는 늙어서 근력이 떨어져 장작을 잘게 패지 못했기 때문에 화력이 너무 세서 밥이 탔다."고 아들과 며느리를 위로 했다. 며느리는 평생 시아버지를 위해 효심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때 이 작은 소동을 들은 시어머니가 와서 "아이고 내가 늙어서 밥 냄새도 못 맡아서 밥 내려놓을 때를 알려주지 못했으니 내 잘못"이라고 며느리를 감싸주었다. 드디어 며느리는 뜨거운 눈물과 함께 집안을 위해 진력(盡力)할 것을 맹세한 후 이를 실천하기 위해 헌신을 노력을 다했다.

그 후로 집안은 서로가 먼저 양보했으며 그 결과로 매사에 화기애애(和氣靄靄)하고, 화목함으로 동네에 모범이 되니 주위 사람들이 무슨 일이 있으면 먼저 달려와 도와주는 등 모든 일이 잘 이루어 졌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했다. 즉 집안이 화목(和睦)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잘 살펴보면 모두가 자기 잘못을 스스로 반성하고 또 자기가 잘못을 뒤집어쓰면서까지 남을 위하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생각과 행동이야말로 가정에 화목을 불러들이는 커다란 동력(動力)이 되는 것이다.

'family'의 어원은 '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의 첫 글자를 합성한 것이라 한다. 즉 father and mother I love you의 첫 글자들을 합성한 것이다.

현자(賢者)들이 말하기를 '예쁜 여자를 만나면 삼 년이 행복하고, 착한 여자를 만나면 삼십 년이 행복하고, 지혜로운 여자를 만나면 삼대(三代)가 행복하다.'라고 하였다.

여자는 '잘 생긴 남자를 만나면 결혼식 세 시간 동안의 행복이 보장되고, 돈 많은 남자를 만나면 통장 세 개의 행복이 보장되고, 가슴이 따뜻한 남자를 만나면 평생의 행복이 보장된다'고 한다.

남이 부러워 할 만큼 금슬(琴瑟)이 좋기로 소문난 노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서로를 위해주며 아주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할아버지가 건강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고, 병원을 찾는 횟수가 잦아지자 할머니를 구박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를 자신의 손과 발이 되게 시키는 것은 물론 모진 말로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했다.

어느 날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떠오는 물을 마시다가 소리쳤다. "이 여름에 이렇게 뜨거운 물을 마시라고?"

할머니가 다시 물을 떠 왔더니 "아니 그렇다고 환자에게 찬물을 가져오면 어떻게!" 그리고 자녀들이 병문안 때문에 찾아오자 할아버지는 먹을 것을 안 내온다고 할머니를 나무랐다.

결국 할머니는 눈물을 훔치며 밖으로 나갔다.

이런 부모님의 모습을 본 큰 아들이 물었다 "아버지 지난 세월 그렇게 어머니와 사이가 좋으시더니… 아프신 다음엔 왜 그렇게 못살게 구시는 거예요?"

그러자 할아버지가 한숨을 내 쉬면서 입을 열었다. "너희 엄마는 착하고 마음이 여려서 내가 죽고 나면 어떻게 살지 걱정이 돼서 비록 맘은 아프지만 정(情)을 좀 떼느라 그랬지." 할아버지 눈엔 어느새 눈물이 가득 고였다.

그렇다! 인생의 소풍을 마치는 날 배우자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영원할 것 같은 시간도 언젠가는 끝이 찾아온다. 함께하는 이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명심보감에는 '子孝 雙親樂 家和萬事成(자효 쌍친락 가화만사성) 곧 자식이 효도하니 양친부모 즐겁고, 그래서 집안은 화목하며 가정의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 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자식이 효도를 다해 집안이 화목하다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부부의 화목이 가정 화목의 핵심이 아닌가 생각된다.

5월을 보내면서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가 왜 이렇게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평소 그렇게 하지 못한 자책의 부끄러움이 앞서기 때문이 아닌가? 지금부터라도 아내에게 잘해야 되겠다는 다짐을 또 해본다.

장상현/ 인문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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