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홍철의 아침단상 (1011)] 진정 '정의가 무엇인가'를 말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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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홍철의 아침단상 (1011)] 진정 '정의가 무엇인가'를 말할 수 있나

  • 승인 2020-11-02 10:22
  • 박용성 기자박용성 기자
염홍철
염홍철 한밭대 명예총장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의 글에 '강(江) 절도'라는 말이 나옵니다.

강(江)을 훔쳤다는 얘기지요.

그 내용은, 어느 사람이 석유화학 계통 주식에 연 5퍼센트의 수익률을 조건으로 투자를 했습니다.

그 기업의 수익률이 아주 높은데 그 이유는 외부 효과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기업은 인근 지역의 상수도와 공중보건에 미치는 피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유독성 폐기물을 인근 강에 버린다는 것이지요.

당연히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되면 막대한 자금력으로 유명한 변호인단을 구성해서 방어 합니다.

뿐만 아니라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입법은 로비스트들을 동원해 사전에 차단한다고 합니다.

이 경우 그 기업을 '강(江) 절도죄'로 기소할 수 있을까요?

그 기업에 투자한 사람은 어떨까요?

사람들은 이 기업이 어떻게 수익을 내고 있는지 자세히 모르고, 다 알기란 사실상 불가능하지요.

유발 하라리의 이런 설명은 '정의'를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인간의 도덕이란 수백 만 년에 걸친 진화 과정에서 형성되었기 때문에, 그 옛날 수렵시대 소규모 집단에서의 도덕과 오늘날 복잡하게 얽힌 사회에서의 도덕이 다르다는 것이지요.

세계 경제 시스템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 나를 대신해 쉴 새 없이 도둑질을 하고 있고, 내가 표를 준 정부가 다른 나라 독재자에게 비밀리에 무기를 팔고, 내가 근무하는 우체국이 사실상 나치조직의 핵심 세포라는 것을 나는 모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발 하라리는 진실을 이해하고 정의를 발견하려던 인류의 모색은 실패했다고 선언해야 하는가를 고민한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정의에 대한 구체적인 인과관계를 잘 모르면서 추상적인 정의를 '자신 있게' 주장하지요. 한밭대 명예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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